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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 미끼를 문 관객들을 위한 안내서. (영화본사람만 보세요.)
게시물ID : movie_574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요강에똥
추천 : 15
조회수 : 2305회
댓글수 : 70개
등록시간 : 2016/05/18 0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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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앞서 곡성에 대한 리뷰를 두번 썼었는데 좀 정리해본 글입니다.

길어서 좀 지루할수도있지만 한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_)



일단 이 영화를 표면적으로 해석해서 따라간다면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초자연적인 현상을다루는 장르영화로 볼수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데로 해석하면 개연성이 부족해보이고 열린결말이라든지...뭔가 해소되지않는 찝찝함을 느끼게됩니다.


저는 상황과 캐릭터들을 비유와 상징으로 해석해보면 나홍진 감독이 영화를 통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알수 있다 생각합니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체험을 시켜주려고 한듯 보입니다.

무슨 체험이냐면 종교적 믿음의 발현 과정을 관객들에게 경험 시켜 주는 것입니다. 또한 한편으로 비인간적 사건에 대한 종교적 해석은 피해자를 두번 죽일수도 있다..는 메세지를 던진다고 생각합니다.


0. 인트로


외지인은 감독이 설정한 미끼입니다.

인트로에서 외지인이 낚시를 하고있습니다.

낚시줄에 미끼를 거는 장면을 로우앵글로 잡아줍니다.

카메라를 수면쯤에 놓고 위로 올려다보듯 찍은건데요..

이는 마치 관객들을 물속에 있는느낌을 받게합니다.

즉 감독은 영화적문법을통해 확실히 얘기합니다.

" 내가 지금부터 이 외지인을 통해 너희들을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만들고, 종교적 신앙을 믿을수 밖에 없게끔 낚아올릴텐데...잘들 경험해봐." 라고요...


곡성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실체는 크게 두가지 입니다.

독버섯에의한 환각증세 와 외지인에의한 성폭행사건입니다.


1. 독버섯에의한 환각

이것은 여러차례에 걸쳐 영화속 인물들에게나 관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전달됩니다.

처음에는 파출소에서 감식결과에 죽은시체 피에서 다량의 독버섯성분이 검출됐다고 하죠.

과학적 사실입니다. 하지만..

"갸 꼬라지봤잖소~ 그것이 버섯잘못먹은거 꼬라지요?? "

...라는 말 한마디에 가볍게 과학적근거는 설득력을 잃습니다.

근데 더 웃긴건 종구도 관객들도 상황을 쉽게 납득을 해버립니다.

그이후에도 사건들과 외지인과의 상관관계를 들먹이면서 버섯때문이 아니라 외지인에게 뭔가 있을거라는 의혹을 더 키웁니다.


하지만 감독은 그와동시에 여러번 정확하게 현실적인 사건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집에서 말린 버섯들이 발견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후반부에는 부제가 누워있는 병실 티비에 뉴스장면을 크게 클로즈업을 해서 보여주죠.

독버섯으로 만든 건강식품이 유통되고있고, 환각증세를 일으킬수있다는 아나운서의 말은 볼륨을 키우면서 까지 친절하게보여줍니다. 이때 교차편집되어나오는 영상은 눈뻘건 외지인이 카메라를 덥치는 장면이죠. 즉 이 영상은 환각증세다..라는 얘기를 감독이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건데... 이건 나중에 좀더 얘기하겠습니다.

어찌됐든 감독은 의도적으로 관객들에게 사건의 실체를 눈앞에 보여주지만, 관객들은 믿지않습니다.


심지어 아이러니하게도 신부님도 말도안되는 소리하지말고 딸래미를 큰병원에 데려가보라고하지만

종구도 관객들도 신부의 말에 귀기울이지않습니다.

관객들은 감독이 만들어 놓은 장면들을 봐오면서 스스로 사건들의 나열속에서 초현실적인 요소들을 받아들입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나름의 역할을 합니다.

점점 사건의 실체를 스스로 왜곡하고 내가모르는 뭔가가 있다고 믿을수 밖에 없게끔 만들어진거죠.


외지인이 고라니을 산채로 뜯어먹는다거나 사슴을잡아 약을만드는 마을주민을 통해서도 살인사건의 원인은 독버섯인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버섯을 먹은 고라니를 사람들이 잡아먹음으로서 독버섯의 섭취를 간접적으로 얘기하는걸로 볼수있습니다.

그리고 종구도 육회를 먹는장면이있는데 이런도 생식을 하는걸보여줌으로서 독버섯을 간접적으로 섭취했을 여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됩니다.

효진이가 병원에서 조금 회복하고 집에있을때 한약같은걸 먹었는데 

뭘 달여넣었는지 알수는 없지만 독버섯이 들어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즉 감독은 겉으로는 독버섯따위로 이런일이 벌어질리가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보다 더 공을들여서 마을사람들이 독버섯을 먹고있다는것을 알려줍니다.


2. 효진이의 성폭행.


표면적으로는 의심스러운 분위기만 보여주고 대충 넘어가는듯 보이지만

감독은 정확하게 효진이가 외지인에의해 성폭행당했음을 얘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밤에 잘때 효진이의 일기장을 보는데 거기 낙서들은 우리가 흔히 봐왔던 성폭행피해 아동의 심리상담때 나올법한 그림들입니다. 남자성기를 자르는듯보여지는 그림도있고, 여자 성기를 빨간볼펜으로 마구 헤집어놓은 이미지도 있습니다.

그리고 종구가 외지인집을 부수는 장면에서 대사로 얘기 합니다.

“ 니가 우리 딸애한테 무슨했는지 다알고있어!!!!!” 라고 울부짖죠.


“중요한게 뭔지 알지도 못하믄서…”


효진이가 앞으로 실체가 제대로 뭔지도 모르면서 여기저기 뛰어다닐 종구에게 얘기합니다.

혹은 현실에서 비인간적 사건 피해자의 아픔이 어떤건지도 제대로 알지도못하면서 기사화하고 소비하는 대중들을 향해서 얘기하는것 일지도 모릅니다.


즉 독버섯에의한 환각증상으로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한 현실이있고,

효진이가 성폭행에의한 충격에 아빠에게 시x놈아 라고 말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이 두 현실이 합쳐지면서 영화속 캐릭터는 물론 관객들에게도 쉽게 납득하고 믿기힘든 현상으로 보여지게 되는거죠.


앞서 효진이가 엄마아빠의 성행위장면을 보는장면이 있는데 이것도 그냥 웃길려고 넣은장면이 아닙니다.

이후 효진이가 성폭행당하고 난뒤에 그 상황을 스스로 재해석했을때

자신을 성폭행한 외지인과 엄마와 그짓을 하던 아빠를 동일시 시켜 아빠에대한 증오심을 불러오게하려는 장치로 보여집니다.


정리하면

착하고 어른스럽던 효진이가 독버섯을 섭취하고, 외지인에게 성폭행을 당합니다.

그뒤 피부발진도나고 악몽을 꾸며 근육이 땡겨 몸이 뒤틀리기도하고 아빠에게 딸년 치마들추는 시x놈이라고까지 얘기하죠.

종구 입장에서는 안그래도 마을에 살인사건들이 많이 생겨서 심란한데 그 착하던 딸이 자기에게 시x놈이라고 합니다.

외지인에게 성폭행당했을거같은 단서는 명백한데, 믿고싶지도 않습니다.

종구입장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당혹스러움과 함께 초현실적으로 비춰졌을것입니다.

쉽게 납득하기 힘든 일들의 연속인거죠.

감독은 철저하게 인과관계는 뒤로 감추고 사건들을 상관관계가 있는듯이 나열해 보여줌으로써

영화속 캐릭터나 관객들로 하여금 사건들이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비춰지게 만든것입니다.


3. 그럼 감독은 외지인을 어떻게 미끼로 사용했나.

뻘건눈을 한채 고라니를 산채로 뜯어먹는 외지인이있습니다.

그러다가 카메라를 발견하고 잡아먹을듯이 달려오는 장면들이 여러번 나옵니다.

이게 바로 관객용 특제 미끼입니다.


감독은 수차례 이 영상은 소문, 꿈, 환각 등등... 실제가 아니라고 얘기해줍니다.

하지만 사람들 머릿속에는 섬뜩한 영상의 잔상만 기억되죠.


이 영상들이 나왔던 장면들을 보면

첫번째는 불탄집에서 무명과 얘기하다가 사라진뒤 무명를 찾아다닙니다.

그러다가 집 뒤편에서 고라니를 뜯어먹고있는 외지인을 발견합니다.

뛰어오죠. 도망갑니다. 그러고 자빠지면서...

꿈에서 깨죠.

네..꿈입니다.


두번째는 건강원에 찾아가서 목격담을 듣는상황인데요..

첨에 머리에 상처를 보여줍니다.

굴러떨어질때 생긴상처죠.

뻘건눈을한 외지인과 대면했다면 뭐.. 물린상처라든지...어떤 폭행상처를 더 보여줬어야합니다.

진짜 증거를 보여달라고 하자 너무도 당당하게 증거있다면서

종구와 관객들에게 잘보라고 수차례 얘기하고는 냉장고로 가죠.

그러고는 첫번째 문을열고 텅빈 냉장고를 보여주면서

"봤지??"

두번째문을 열고 텅빈 냉장고를 보여주면서..

"봤지!!??????"

..라고 말로 표현하자면 "증거없어!"라고 말하는듯이..

터무니없는 증거를 보여줍니다.

동시에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과 함께 에이~저게 뭔 증거가되나!? 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때 이미 절반쯤은 종구처럼 그 이야기를 납득하는사람이 있었을것입니다.

왜냐하면 영화에서 이미 두번이나 우린 봤거든요..


즉 건강원 아재가 산속에서 본 장면은 과장된 이야기 였거나, 

산에서 고라니를 생식하는 외지인을 본것까지는 진실이지만 그 이후 바위를 넘어오는 외지인은  환각인거죠.

바위위에서 외지인과 대면을 했더라면 아재는 거기서 어떻게 살아돌아왔는지에 대한 얘길 했어야하죠.

어쨌든 공포심의 표현이었던지..어떤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아재의 말 뿐이죠.


세번째는 매우노골적으로 나옵니다.

부제가 우물전투에서 볼따구를 물린뒤

병원에 입원해있는 병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병실 티비를 클로즈업 합니다.

티비에서는 독버섯으로만든 건강식품이 유통되고있다는 뉴스가 나오고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부제가있는 쪽으로 비춰집니다.

그러면서 티비속 아나운서 목소리가 작아졌다가, "...환각증세를 유발합니다..." 라는 멘트를 할때 볼륨이 커지고,

그와 교차편집되면서 부제의 꿈처럼보이는 화면에서

외지인이 빨간눈을하고 화면을 덥치는 듯한 영상이 나옵니다.


즉 정확하게 감독은 적시하는겁니다.

빨간눈의 외지인이 화면을 덥쳐오는 장면은 환각증세다. 즉 꿈이나 소문, 이야기.. 즉 어떤누구도 직접목격하는 장면이 없습니다.


감독은 낚시줄에 이 뻘건 눈을하고 카메라를 덥치는 영상들을 미끼삼아 관객들을 낚아올리는겁니다. 현실을 제대로 보지못하고 외지인을 이 사태의 원인으로 생각하게끔 몰아가는거죠.


4. 그럼 미끼를 삼킨다는 말의 의미는 뭐냐...

이 말은 종구가 외지인을 차로 쳐서 죽였을때 일광이 하는 대사인데요.

이말의 뜻은 '설마 버섯때문에 이런일이 벌어졌을라고...'라는 미끼를 물고 마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종교 혹은 미신적으로 해석한 끝에

외지인을 악으로 판단. 결국 죽이게되는...

근거없는 믿음이 현실세계에 사건으로써 실체화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5.6. 종구와 딸 효진.


종구는 간단히 관객. 대중. 비인간적인 사건을 목격하게되는 사람입니다.

어리숙하고 우유부단해 다른사람말에 잘 휘둘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효진이는 똘똘한 여자아이입니다.

엄마아빠의 성행위조차 대수롭지않게 여길정도로 어른스럽습니다.

하지만 외지인에의해 성폭행을 당하고난뒤 극단적인 반응들을하고

종구에게 시X롬아 라고 말하면서 종구 포함 가족들에게 비현실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후에 굿을 당하면서 점점 미쳐가고 극단적인 살인까지 저지르게됩니다.


어린 여자아이가 성폭행을 당했는데 거기다가 버섯에의해 피부발진도 생기고 몸도 아픈상태입니다.

그런 여자아이를 마당에 앉혀놓고 귀신을 쫒는다고 굿을하고 난리를 피는데...

겸허하게 마음을 다스리며 예전처럼 변하는게 자연스러울까요...

말못할 아픔을 이해못하고 이상한짓을 벌이는 어른들을 증오하고 파괴하는게 자연스러울까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7. 무명은 뭔가?


무명은 한국의 토속신앙. 시골 할머니들. 종구의 장모가 믿고있는 옛 미신들 입니다.

감독이 1차적으로 사건을 해석해보려는데 사용할 사상입니다.



8. 외지인은 뭔가?


외지인은 실제적으론 곡성에 사는 일본인 입니다. 낚시를 하며 마을 여자들을 강간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뭘 상징하느냐 하는것입니다.

이는 외부에서 들어온 신앙. 토속신앙 이외의 모든 종교 같기도 하다가 후반부에는 정확히 기독교적 신앙을 표현합니다. 감독이 2차적으로 사건을 해석해보려는데 사용할 사상입니다.


어떤식으로 해서 기독교적 상징성을 갖춰가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외지인이 저지른 제일 큰 사건은 마을여자들을 성폭행한것이죠.

이게 비쥬얼적으로 표현된적은 없지만..

대사와 상황들을 통해서 표현되고있습니다.

목메달아 죽은 여자는 성폭행을 당하고 밤에 옷을 벗고 동네를 돌아다녔다죠.

그리고 불탄집에서 무명이 처음등장면서 얘기합니다.

이 집 아줌마가 싫다카는데도 이 집 할머니가 굿을 했다라고...


효진이는 실내화와 일기장의 낙서들. 갑자기 생긴 폭력성. 아빠에 대한 적대감등등..

그리고 원치않는 굿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외지인의 집에서 효진이의 실내화가 발견될때 거기에 신발이 한두개가 아니죠.

아무튼 외지인이 많은 여자들을 성폭행했다는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외지인은 비인간적은 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라는 얘기입니다.


영화 중후반에 종구와 아재들이 직접 외지인을 죽이러 가는 시퀀스가 있습니다.

한참을 도망치다가 절벽으로 몰려서 떨어지는 장면이있죠.

여기서 외지인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흐느끼는 부분이나옵니다.

감독은 친절하게도 BGM을 바꿔가며 뭔가 를 관객들에게 보여줍니다.

약간은 애잔하기도한 BGM 속에서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며 울먹거리는 범죄자를 보여줍니다.


이장면은 바로 범죄자가 속죄하는 순간 혹은 용서받는 장면 입니다.

잠시잠깐이지만 감독은 그순간 외지인을 아주 인간적이고 연민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표현합니다.

어쩌면 이 장면에서 외지인을 측은하게보고 좀 안됐다...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그전까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표현되면서

불쌍하고 안스럽게 보여집니다.


그 다음상황은

종구일행이 차를타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외지인을 차로 칩니다.

여기서 뒤에 동굴에서 외지인이 나온다고 안죽었다...라고 하시는분들도있던데...

제 생각으론 100퍼 여기서 죽었습니다.


그럼 동굴에서 나오는 외지인은 뭘까요...

이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습니다.



9. 일광은는 뭔가?


일광은 해석하는데 좀 애를 먹었는데, 해석해놓고도 보니 꽤나 흥미롭습니다.

일광은 간단히말해 종구의 신앙심을 담을 그릇입니다.

감독이 영화내에서 종구의 종교적 신념을 흔들어야하는데 이때 사용할 스위치 같은 장치입니다.


뭔소리냐 하시겠지만 대략 맥락은 이렇습니다.


이걸 설명할려면 먼저 나홍진감독이 어떤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얘기해볼 필요가있습니다.


나홍진감독은 사회에 만연한 비인간적인 사건들에 주목합니다.

쉽게 성폭행사건을 예를 들면

가해자가 이러이러한 어린시절을 격고 저러저러한 사회생활을 경험했기때문에 이런 비인간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으로써 범행동기를 그나마 납득하게 됩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왜 그런 무시무시한 피해를 당했는? 어떤 이유에서 그럴수 있는건지... 신이 있다라고 한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만든것인지...

이런 의문을 갖게 된거겠죠?

여기까지는 감독과의 대화내용을 보면 알수있습니다.


자 그럼 이런 의문을 가진채 영화를 만듭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캐릭터를 설정하는데 제가생각한 감독의 의도는 이렇습니다.


곡성이라는 마을에 비인간적이고 초현실적인 사건들을 배치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종구를 배치하죠.

그리고 시작합니다.

여러 사건들을 보여주면서 종구와 관객들을 현실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게 만듭니다.

그런다음 이 사건들을 납득하기 위해서 종교적으로는 어떻게 바라볼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거죠.

우리 사회를 크게 양분하고있는 두 종교. 토속신앙과 기독교로 말이죠.

감독은 종구을 어리숙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일광을 통해 종교적 신념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안에서 이 끔찍한 사건을 종교적 혹은 미신적으로 해석하도록 만들어낸것입니다.


그럼 일광이 신앙심을 담는 그릇이라는것은 뭔말이냐...

일단 이렇게 해석하는 제 근거는 일광의 신념이 바뀌는데 개연성이 없다는것입니다.

즉 감독은 일광이 신념을 바꾸는건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듯합니다.

" 내가 점을 잘못 봐부렀어~".. 이 한마디로 지나가버리죠..


일광은 종구. 즉 대중의 신앙심입니다. 감독도 포함입니다.

현재 사회에서 종교적 신앙심을 대충후려쳐서 판단해보면

나이많은 옛날분들(종구의 장모같은 사람들) 은 토속신앙을 믿고

젊은 사람들은 기독교적 신을 믿는 분위기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즉 나홍진감독 스스로나 영화를 볼 대다수의 관객은 기독교적 신앙과 조금은더 친숙하다는겁니다.

본인 스스로가 기독교라고 알고있습니다. (이젠 아닐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래서 감독이 설정한 종구의 신앙심은 초기값이 기독교라는 것입니다.

기독교모양을 한 그릇인 셈이죠.

이 점에서 감독은 외지인과 일광이 같은편이었다고 말한다고 봅니다.

즉 감독자신이 애초에 기독교 라는얘기죠.


이건 일광의 패션에서도 보여집니다.

처음등장이 굿을하러오는 무당인데 올백머리에 정장을 입고있죠.

전혀 토속적인 무당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리고 굿을하고 옷을 갈아입는데 스포츠 추리닝을 입습니다.

전혀 무당스럽지않은 패션이죠.

그릇의 모양을 한복을 입힐수도 있었고, 양복을 입힐수도 있었다고 보는데

감독은 양복을 입힌거죠.


그리고 첨언하자면

훈도시와 카메라가 외부종교를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토속적이지 않은것. 신문물.


훈도시를 속에 입고있는게 말하자면 기독교 모양을 한 그릇이라는 상징이고,

나중에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이건 그릇에 기독교 신앙을 담았다는 상징이라 해석됩니다.


덧붙여 카메라에 찍힌 사람들은 종교적 믿음때문에 현실에서 상처받은(죽은) 사람들을 보여준것이라생각합니다.


즉 정리해보면

감독은 종구로 하여금 일광을통해 일련의 사건들을 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모습을 보여주려합니다.

먼저 일광에게 토속신앙을 넣습니다.

효진이에게 귀신이 씌인것같다고 해석하고 굿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합니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기독교적 신앙심을가진 감독입장에선 최대한 열심히 토속신앙적으로 생각을 해봤지만 답을 찾지못합니다.

대중들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종구가 깽판을 쳐서 굿을 중단시킵니다.


이후에 일광이 밤에 종구의 집을 찾아오다가 갑자기 코피를 흘립니다.

무명을 만나죠.

일광이 코피를 쏟아내고, 입에서는 토사물을 쏟아냅니다.

엄청난 양을 쏟아내죠.

그릇을 비운겁니다.

종구의 신앙심을 담는 그릇에서 토속신앙을 비우는거죠.

그러고 황급히 서울로 도망을 갑니다.


이때 일광의 모습에서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모습이 살짝 보여지기도합니다.

감독이 토속신앙을 통해 피해자에대해 해석해보려 했지만 도저히 납득못하고 잠시 쉬려고 어딘가로 휴가를떠나는 모습처럼 말이죠...

어쨌든 차를 몰고 현실도피를 하는데

그러다가 툭! 하고 어떤 생각이 떠오릅니다.

또 툭! 하고 생각이 날아와 머리에 부딫힙니다.

툭!..툭!...툭툭!!투두둑!!~~!!! 잡생각들이 날아와 머릿속이 혼란스럽습니다.


서울로올라가던 일광의 차에 나방들이 날아와 부딫힙니다.

저는 이게 감독 머리에 어떤 복잡하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나타내는걸로 보입니다.

그러다가 일광이 급정차를 하고 차에서 내려 팔로 머리주변을 휘저으며 막 털어냅니다.

이건 마치 머릿속에 복잡하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떨쳐내는 듯 보입니다.

머리를 비웁니다.


일광의 몸과 머리를 비웠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차를돌려 곡성으로 들어옵니다.

이번에는 감독은 일광에게 기독교적 믿음을 담은겁니다.

이를 통해 종구의 마음을 기독교적 프레임속에 가둘 예정입니다.

그전까지는 토속신앙인 무명과 같은 의견으로 외지인이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다. 외지인을 죽여야한다는 얘기를 하고있었는데,

이후부터는 토속신앙 믿지말고 기독교 적으로 사고 하게 만듭니다.

무명이 나쁜년이고 외지인은 나와같은 무당이다 라고 합니다.

그렇게 감독은 이번에는 일광에게 기독교적 신앙심을 채워 종구에게 보냅니다.


정리하면

비인간적이고 초현실적인 사건 사이에 종구를 던져놓고 토속신앙과 기독교 두 종교적 입장에서 사건의 피해자를 해석해보라 강요합니다.

종교적 해석의 도구로써 일광에게 처음에는 토속신앙을 담아서, 두번째는 기독교적 신앙을 담아서 곡성으로 불러옵니다.

그와중에 토속신앙과 기독교는 서로 자기말을 믿으라며 자기말이 맞다고 종구를 회유하려 노력하고,

일광은 담긴 신앙심에따라 한쪽편을 들면서 종구의 신앙심의 무게추를 조절해 저울이 이쪽 저쪽으로 기울어지게 만드는거죠.



10. 동굴씬이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본질입니다.

다시 아까 외지인이 차에 부딫히고 죽은 상황으로 가봅니다.

차에치였는데 동굴속에 있으니 안죽고 동굴로 도망을 친걸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동굴속에서 부제와 나누는 대화를 보면

100퍼 차에치였을때 죽었고, 동굴안에서 부활한 모습으로 부제와 대면한다는게 합리적이죠.


외지인에 대해 정리하면

외지인은 흉악한 범죄자였습니다.

하지만 속죄하고

죽음으로써 구원받습니다.

많이들 봐왔던 기독교의 딜레마입니다.

죄를지어도 속죄하면 구원받을수있다는 논리.

외지인은 기독교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굴에서 부활한것입니다.

즉 동굴속의 외지인은 예수 입니다.


모든것을 종합해볼때 제가 해석한 동굴씬은 이렇습니다.


동굴전에 부제가 교회에서 생각에 잠긴 컷이 나옵니다.

여기서부터 부제는 더이상 부제가 아닙니다.

스스로의 기독교적 신념을 어떻게 바라볼것인지 고민하는 나홍진 감독 자신입니다.

무작정 외지인이 살던 집으로 찾아갑니다.

그리고 불빛을보고 찾아간곳에 동굴이있고...

동굴속 외지인은 지금까지 보셨다시피 부활한 예수입니다.


즉 동굴씬은 스스로의 기독교적 신앙심을 예수와 대면해서 묻는장면입니다.


앞에 여러번 언급했지만 나홍진 감독은 종교를 통해 비인간적 사건의 피해자들을 해석해보려 했습니다.

근데 현대 종교들의 논리들은 완벽했다고합니다.

하지만 어떤것에도 납득이 안되더란 말을 했습니다.

어떤 종교적 논리로도 피해자가 피해를 입는상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지 못한다는것이죠.


부제와 부활한 외지인.

나홍진과 예수의 대화는 이렇습니다.


나홍진:당신은 악마인가?? (이미 자신의 신앙심을 의심하며 물어보는거죠.)


예수:말해도 안믿을거면서...니가 이미 답을 정해놨잖아...

와서 만져봐라. 나는 살과 뼈로 이루어져있다. 여기 손에 못박힌자국도있고...

니눈엔 내가 뭘로보이냐?? (스스로 알지 않느냐고 되묻습니다.)


나홍진:당신이 말하는데로 믿겠다. 얘길해달라. 악마가 아니라고하면 이대로 동굴을 나가겠다.(다시 스스로 자문합니다. 내가 믿는 종교적 신념은 악인가 선인가...)


예수:크크 나간다고??? 누가 보내준데??? ( 이 다음 컷부터 악마의 형상화하는걸 보면 나홍진감독은 스스로 고민해본결과 종교적 신앙심이 깨진걸로 보입니다.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을때부터 이미 정해져있는거죠.)


이 다음에 외지인은 악마의 형상을 하고 나타나는데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아~역시 외지인은 악마를 나타내는거구나~'

...하고 해석하시는데 그건 너무 표면적으로 받아들이는거라 봅니다.

앞서 쭉 설명했듯이 외지인은 기독교적 논리로 구원받고 부활까지 했습니다.

즉 명백한 예수입니다.

악마의 형상을하고는 있지만 부활한 예수의 대사를 읇조리고 있습니다.

즉 이것은 나홍진의 눈에 비친 자기가 믿고있던 기독교의 실체를 대면하는 것입니다.

세치혀로는 예수의 말을 하고 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악마의 형상을 하고있는 기독교를 비유하는 것입니다.


나홍진이 외칩니다.


"당신은 악마다!!!!!!"


나홍진을 슥~쳐다보며 예수가 말합니다.


"와타시다"

중의적인 느낌입니다. 제 생각엔 "나다...(예수..)"라고 말하는걸로 보입니다.


이어 나홍진이 짧은 탄식을 뱉습니다.


"...주여...."


눈앞에있는 악마형상을 한 예수를 직면하고

자신이 믿고있었던 신앙이 어찌 이리도 추악한형상을 하고있는지 탄식하는 듯 합니다.


# 결론


나홍진감독은 현 사회에 퍼져있는 비인간적 사건들의 피해자에 집중합니다.

왜 이 피해자들은 이런 피해를 격어야만했는가...

합리적 답을 찾지못해 종교적으로 해석해보려 여러 종교에 같은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현재 종교들은 자체적으로는 논리적으로 완벽성을 갖추었으나 그렇다고 피해자가 피해를 입어야만하는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믿기 힘든일을 하늘의 뜻이랄지..전생에 죄를지어서 그렇다라든지...

아니면 영화 밀양에서 처럼 범죄자가 하느님께 용서받아서 이제 괜찮다고 얘기하는 상황이랄지...

이런방식의 종교적 해석은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방해가될 뿐입니다.

효진이의 말처럼 중요한게 뭔지 알지 못하게 만듭니다.


더불어 사건의 피해자는 제대로된 상처를 치유받지 못하게 되는거죠.

그리고 종교적인 잘못된 방법 으로 해결을 하려해서 오히려 더 큰 비극으로 다가온다..라는 것입니다.

영화에선 굿을 하는 장면이있었고, 아픈사람 앉혀놓고 찬송가부르고 기도하는 모습들도 뉴스에 가끔 보이죠..


사람들이 무명은 선이고 외지인은 악이라고 많이 들 얘기하시던데,

제 관점에선 무명도 외지인도 둘다 악입니다.

토속신앙이나 기독신앙이나 종구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게 뭔지 알지 못하게 만든것입니다.


닭이 두번울고 못참고갔기때문에 참극이 일어났을까요??

닭이 세번울었으면 해피엔딩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애초에 성폭행 피해를 인지했을때 아이를 다독이고 병원도 데려가고 범인은 그에합당한 벌을 받게 했어야하는것이지요.


즉 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드는 종교적 믿음을 경험하게 하고

그를 통해 종교적 믿음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그리고 잔잔한 종교적 믿음의 호수에 큰 돌을 던집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종교적 믿음이 선인가???아니면 악인가??를 질문합니다.

그리고 그에대한 답변은 관객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제 해석이 감독이 의도한건지는 알수없지만..이런 관점으로도 이 영화를 볼수있다는 점에서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첨엔 간단하게 적으려고 시작했는데 적다보니 엄청 장황한글이 되어버렸네요..;;

아무튼 오랫만에 속이꽉찬 영화를보게되어 기쁘고 나홍진감독의 다음작품이 더욱더 기대됩니다!

출처 내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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