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편의점 천국이다.
여기도 편의점, 저기도 편의점. 편의점 편의점 편의점 편의점.
편의점에서 밥도 먹고 빵도 먹고 모든 걸 다 해결하는 놈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절대 강자는 역시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은 원래 천조국 꺼였는데 아예 회사 자체를 일본이 사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걍 일본 회사다. ㅇㅇ
점포 수 역시 세븐일레븐이 넘사벽급으로 많다. 도쿄도 주변이 시뻘건 거 보이냐?
먼저 이 시뻘건 놈의 깡패짓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이 사람이 깡패 대장 스즈키 도시후미 회장이다.
깡패 대장이 부르면 전국에서 2500명이 모인다.
2주일에 한 번씩 이런 집회를 갖는거다.
모두 모여 깡패 대장의 지령을 듣는다.
12년 매상만 3조 5084억 엔. 하지만 깡패 대장은 아직 배가 고프다.
"매상 더 늘려라! 니들 깡패질이 아직 부족하다!"
대장이 명령했으니 이제 조직원들은 졸라 움직여야 된다.
지령을 받은 상품본부장 나카무라 코지.
세븐일레븐의 초히트 PB 상품 개발자다.
이 개발자는 물건에다 금을 갖다붙였다.
이 프리미엄 금 상품들이 대박을 친 거시다.
특히 금 식빵은 아주 초대박을 쳤다.
6장에 250엔인데 다른 식빵보다 2.5배 더 잘 팔린단다.
"조금 비싸도 맛있어서.."
이미 열도는 금식빵에 중독됐다. 알겠냐?
골드, 프리미엄 등등 온갖 수식어를 붙여놨다.
가격은 10~15% 차이.
버터쿠키, 초코쿠키 158엔.
우리나라로 치면 롯데, 농심 같은 대기업에다 하청줘서 고급 PB를 만든다.
슈마이도 PB다. 얘넨 못 파는 게 없다.
새우 칠리소스.. 봉골레 소스 파스타..
이런 고급 PB 상품 판매 전략으로 열도의 입맛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258엔 짜리 냉동 햄버거다. 얘는 금 시리즈의 효자 상품 중 하나다.
그 금 시리즈 개발자 나카무라 코지가 이제는 금 모닝빵을 만들자고 한다.
어떻게 만드냐고?
일단 도쿄에서 맛있다는 모닝빵을 전~부 모아서 하나씩 먹어본다.
그 중 제일 맛있는 놈을 그대로 베낀다!
제분부터 제빵까지 싹 다 가져온다.
표절 아니냐고?
"영세업자가 못하는 품질 개선을 할 거"란다.
역시 대기업 깡패 집단은 어디서든 당당하게 깡패 짓을 한다ㅋㅋ
참고로 이 카레도 다른 식당에서 훔쳐 만든 카레다.
고기 크기 보소... 금 카레 348엔 짜리다.
자, 금 모닝빵 베낄 거 정해졌으니 만들면 된다.
일단 갓 가져온 신선한 생크림 팍팍 넣어준다.
조그만 데서는 엄두도 못 낼 캐나다산 초고급 밀가루를 써준다.
이것도 아끼지 않고 팍팍 뿌린다.
공장 맛 안나게 청결한 곳에서 수작업도 열심히 해준다.
빵 맛이 상승하는 순간이다.
다 만들었다. 1개 90엔.
품질은 더 좋으면서, 가격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싸게.
베이컨 한 장 통째로 넣고, 프랑스 치즈도 넣었다.
보고있냐 창렬? 여기다 더해 물량 공세를 밀어붙인다.
이미 박터지는 동네에다 점포를 또 낸다.
여기 세븐일레븐 3개, 패밀리마트 3개 있다.
깡시골에도 점포 140개를 더 낸다.
이 대기업 깡패는 신상품 개발 + 점포 확장으로 이미 열도를 처묵처묵하고 있다.
자, 여기부턴 중소기업 꼬꼬마다. 사람도 얼마 없는 북해도의 강자 세이코 마트.
북해도에 1049개 점포를 갖고 있다.
세븐일레븐 깡패도 여기선 홍진호다.
세이코마트는 1971년, 저 쪼끄만 가게로 처음 문을 열었다.
그 후 지금은 여기가 본사 되시겠다.
아직 건물부터 꼬꼬마 냄새 물씬 난다.
사실 이 꼬꼬마도 지 힘 좀 쎈 줄 알고 본국에 함 나가봤었다.
뭐 결과는 시망.. 점포가 계속 줄었다.
그 꼬꼬마 집단의 대장 마루타니 도모야스.
어떻게든 다른 데로 나가서 장사 좀 해볼 전략을 짜고 있다.
"대기업과 똑같이 움직이면 지더라"
"우린 그들이 못하는 걸 하려고 한다"
근데 아까 그 금 깡패들을 어떻게 이기냐고?
점포는 깡패들 무서워서 못 내겠으니 대신 자체 개발 PB상품만 보내는 거다.
우라야스 아키히로 개발본부장은 바로 그 상품들을 만들고 있다.
이 곳의 PB 상품은 뭐가 있는지 살펴보러 가자.
먼저 100엔 짜리 북해도 우유 모나카!
북해도에선 연간 115만 개나 팔리는 히트 상품이다.
북해도는 원래 유제품으로 유명한 깡촌이다.
일본의 소와 양은 대부분 여기서 자란다고 보면 된다.
목장에서 방금 짜낸 우유를 팍팍 쓴다.
소프트 크림도 만들고...
모나카 아이스도 만든다.
원래 우유 비율 50% 인데 본국 공략을 위해 60% 으로 늘려 맛을 더 개선했다.
모나카 뿐만이 아니다.
세이코는 1,000개 이상의 PB를 판다.
아까 북해도는 소와 양의 천국이랬지?
그 소들이 방금 짠 싱싱 우유
그 양으로 만든 양고기 요리 '징기스칸'
깡촌이라 해산물도 싱싱하니까 연어, 이꾸라 등등 온갖 반찬을 다 만들어 판다.
구운 생선까지 반찬 종류만 50개가 넘는다.
아까 그 소가 짠 아까 그 우유로 생크림을 만들어 크림 파스타도 판다.
이 북해도 깡촌의 자원만 갖고, 생산에서 판매까지 일원화해서 고품질 저가격을 실현했다.
그걸 들고 본국의 업계 9위 회사를 찾아간다.
어차피 세븐일레븐 깡패는 안 만나줄 거니까.
"여기 박스에 북해도의 자랑을 들고 왔습니다!"
"우유 모나카 좀 팔아주십시오!"
질 좋은 세이코의 상품을 팔면 자기들도, 가맹점도, 소비자도 득이니 팔아주겠단다.
협상 성공이다.
오사카 슈퍼 체인에도 납품하게 됐다.
꼬꼬마 깡촌 우유가 본국에 진출하는 순간이다.
내놓고 보니 값도 싸다.
메이지(우리나라로 치면 매일유업 쯤?) 우유가 238엔인데 세이코 껀 178엔이다.
대 만족 중인 슈퍼체인 부사장 되시겠다.
본국에 이런 품질로 이 정도 가격은 쉽게 없단다.
"우린 돈은 없지만 상품 만으로도 본국에서 인정 받을 수 있다!"
꼬꼬마 세이코의 부장은 확신에 찼다.
아까 그 깡패 집단도 자기 책무를 다하는 중이다.
저 하얀 곳 보임? 저 동네는 노인들만 살아서 지금까지 점포가 없었다.
깡패들이 현지 답사를 해보니 이 노인들은 힘이 딸려 밥을 하기 귀찮아 한다.
주로 밥, 반찬을 자주 산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래서 만들었다.
깡패의 고등어 된장조림 178엔. 이게 이 지역의 주력 상품이 될 것이다.
결과는 완.판. ㅋ 대형 깡패 집단 세븐일레븐은 오늘 지들 나와바리를 하나 더 추가했다.
다 봤냐? 이렇게 큰 놈이고 작은 놈이고 지들 수준에 맞춰 경쟁을 하니 고퀄 존맛이 안나올 수가 없는 거시다.
그리고 그 박터지는 경쟁 속에서 일본 소비자의 주머니는 따뜻해지고,
입가엔 미소가 지어진다. 부럽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