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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했어요
게시물ID : soju_520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삼대째백수
추천 : 0
조회수 : 4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12 02:20:40
그냥...여기가 좋은이유는
 
내가 한잔했으니까,
모바일 아니면 한번에 뜨는 게시판도 아니니까
 
오늘 하루 먹은거라곤 식빵4쪽, 딸기잼...방금 소주1병+맥주1리터, 순대포장
 
 
그냥 내 자신이 한심했어요
 
나름 4년제 나와서 사무직 하다가...1년 좀 더 다니고 적성에 안맞다고 때려치고 2년넘게 놀다가
물류창고 들어가서 또 1년 좀 더 다니고 상사 성격 지랄맞다고 때려치고
 
부모님이 보다못해 기술이라고 배우라고 그래서 직업학교에 용접배우려고 신청해뒀는데
 
엄마는 그것 마저도 못마땅 했는지 대뜸 아침에 백수생활 편하냐고 냅다 지르시네요.
그리고는 아는곳에 자리 비웠다고 연락왔으니 거기가서 면접보고 다니라고....
 
오늘 저녁에 면접보고 왔어요.
 
급여는 아마 다니던곳 보다는 적었던것 같고, 퇴직금도 따로 없고,
2교대 인지 3교대 인지는 모를 24시간 돌아가는 기계앞에서 노예가 되겠죠.
 
뭐 부모님 마음도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었어요.
 
그냥 단지 내 자신이 아직까지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조금 용납이 안되어있었을 뿐이에요.
 
일하다가 보면 어느순간 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다니고는 있겠죠.
난 최소한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는 퇴근 하는 그런 삶을 살 줄 알았는데....
 
가진것도 없고 능력도 없으니 그것마저도 허락이 안되네요.
 
뭐 어짜피 그동안 내가 해왔던거에대한 일들의 결과가
현 시점에서 나에게 다가왔을 뿐이겠지요.
 
그냥... 오늘이 너무 힘들었어요, 심적으로.
어딘가에 풀어놓고 싶었지만, 풀곳이 없어 혼자 방구석에서 술이나 쳐마시고 앉아서
그나마라도 끄적일수 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조금은 위안이 되네요.
 
잠에서 깨고나면 어처구니 없게 기억을 못할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오늘밤은 좀...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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