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정신과에 사람 굉장히 많아요.
예약 안하고 가면 한두 시간 기다리게 될 정도인 곳도 있어요.
어린애, 노인들, 아줌마, 아가씨, 총각, 직장인...
다양한 사람들 많아요.
내과에 온 것처럼 다들 그냥 진료실에 앉아서 티비 보고 잡지 보고...
이상한 분위기도 아니에요.
만일 주위에서 정신과 다니는 거 알게 되거나 그럼 어쩌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요새 스트레스 탓인가 잠이 너무 안 와서~ 매일 맥주 한 캔 할 수도 없고~ 차라리 수면제 처방 받는 거야~'
정 시선 부담스러우시면 그렇게 둘러대세요, 그냥.
감기 걸리면 얼른 쌍화탕 사먹고, 자다가 목 삐었다고 파스 사붙이면서...
우울감 심해서 항우울제 좀 먹고, 잠 안 오니까 수면제 좀 먹고...
그거 이상한 거 아니에요.
오히려 혼자서 매일 술 퍼마시고, 담배는 한 달만에 두 배는 늘었고...
혼자 멍하니 죽고 싶단 생각하고, 어떤 날은 도저히 침대에서 나올 수조차 없고...
여러분, 그게 더 위험해요.
정말요...
사실 전문가랑 심층상담 받는 거 더럽게 비싸거든요?
그런 주제에 한 달 선불로 계산하라고 하는 데 많아요.
그럼 그거 나중에 하고 우선 항우울제라도 먹어요.
그거 일주일에 2만원이면 되고, 취침용 항우울제는 수면유도제보다 편하게 잠도 잘 오고 참 좋아요.
처음엔 부작용 있어도 세 달 정도면 항우울제 효과 나오면서 훨씬 좋아져요.
정말, 정말, 정말...
우울증도, 공황장애도, 트라우마도, 인격장애도... 당신이 잘못한 게 아니에요.
당신이 나쁜 게 아닌데... 아파서 병원 가는 데 눈치 보지 말아요.
당장 보험이... 취업이... 가족이...
아뇨... 우울증 때문에 어느날 당신이 문득 잘못된 선택을 하면 거기서 끝나잖아요...
제발 살아요. 사람 목숨이 얼마나 귀한 건데요.
당신 목숨이 얼만 귀한 건데요.
당신이 얼마나 사랑 받을 가치가 있고 자격이 있는 사람인데, 그렇게 버려두면 안되잖아요.
아프면 병원 가요.
오늘의 당신보다 내일의 당신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