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연휴에 영화 [캐롤]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서, 번역본하고 원서를 찾아서 보다가 책으로 만들고 싶어졌어요.
뭐랄까.영화도 영화인데 원서가 제 인스피레이션을 저격!하는 느낌이었달까요.
그래서 일하는 틈틈이 쉬엄쉬엄 해봐야지ㅎㅎ..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오늘 겨우 다 만들었길래 올려봐요.
위의 분홍색 책은 Carol:The Price of salt 원서고, 밑의 아이보리색 책은 Carol Script예요.
아는 동생도 만들어달라고 해서 원서는 두권 만들었어요.
원서는 캅틱 바인딩이라고 해서 책등이 없는(노출된)바인딩이구, 책 내용이 책 내용이라 다이어리처럼 표지에 자석을 달아서 탁-하고 닫히는 구조로 만들어 봤어요.
분홍-갈색 배색조합은 국내판 캐롤 포스터의 색감이 너무 예뻐서 일부러 그 색과 비슷한 색으로 찾아서 한거.
책등이 없어서 360도까지 제껴지는게 장점.
얘는 영화 캐롤 대본이구요.
다른 일이 있어서 총 세권을 만들었어요.
노출바인딩에 소가죽을 덧대는 식으로 만들었어요. 원서와의 통일성도 통일성인데 그냥 제가 저런 노출책등을 좋아해서..ㅋㅋㅋ
책 표지를 열면 마감지가 나오고,
캐롤 대본이 나옵니다.
얘도 360도까지 제껴져요.
대본은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찾아다가 일일이 편집했어요.
원서는 아주 오래된 텍스트본을 받아다가 거의 일일이 다 치고 교정하고 교열보고 편집해서 출력했구요.
기존 원서를 재사용하자니 종이 질도 그렇고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이 한정적이라서 개노가다를 했...
이때부터였죠...
지옥이 시작된게...
속지
잉여롭고 무식하고 뿌듯하네요.
대본 측면샷
원서 측면샷은 안찍었는지 찍고 지웠는지 안보이네요..;뭐지...
패키지니까 내친 김에 케이스까지 만들어 보았어요.
3mm보드에 인조가죽을 씌우고,그 밑에 2mm보드로 안감을 만들어서 결착한 형태예요.
원래 가죽스티치까지 하려고 했다가 막상 가죽 씌우고 나니까 이게 더 마음에 들어서 냅뒀어요.
나중에 싫증나면 다시 스티치 하죠 뭐.
각 권마다 신나게 서명하고 끝.
원래는 번역본까지 해서 트릴로지로 만들려다가
국내에 번역된 번역본이 쓰레기같아서 때려치우고 두권만 만들었어요.
제가 번역할 깜냥은 안되고 ^^;;
쉬엄쉬엄 해야지하고 시작했다가 주말이고 저녁시간이고 모두 반납해서 거진 두달만에 만들었네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