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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사다 빨갱이 된 썰~
게시물ID : menbung_317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영화감독
추천 : 14
조회수 : 1129회
댓글수 : 51개
등록시간 : 2016/05/06 18: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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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맨탈이 깨져 없어졌으니 음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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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오고 집앞에서 축제도 하고 신나는 휴일이라 아버지 하시는 농장에 일 도와드리러 아침에 나옴.

배도 고프고 끼니 대충 해결하고픈 마음에 김밥지옥에 들러서 김밥을 말아달라 하고 앉아있는데 거대한 벽면티비에서

YTN이 옥시 관련 누구 소환하네 어쩌네 하면서 뉴스 하고 있음.

아! 왜 뉴스가 한결같이 하단 타이틀이 뻘건색 일색인건지...종편 나오기전까지 대부분 하단타이틀은 퍼런색이나 회색배경에 흰글씨 아니었나?

지나가다 티비 틀어져 있는 가게 보면 맨 타이틀이 다 뻘건색....이북뉴스 보는 기분.

시선 빼앗겨서 내용이 안들어 올텐데....암튼..

뉴스 보다가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혼잣말이 새어나감.

"어버이연합뉴스는 쏙 들어갔네~" 

요즘 관심사가 어버이연합이었고 관련뉴스가 쏫아지다가 어느순간부터 안보이기에 나도 모르게 나온듯...

근데 그 소리를 내 앞자리에서 이른 식사를 하던 옆건물 경비아저씨가 들었나봄.

나를 딱 숫가락으로 지목하며 아주 무서운 눈빛으로

"어버이연합이 뭐? 앙!"

나란 남자, 어른공경이 유일한 장기이자 특기인 40넘었지만 새치하나 없이 

둥글둥글 어려보이는(자랑아님ㅡㅡ)누가 봐도 40대로 안보는 못생긴 동안이라 막대하는 어른이들 가끔 있어서 

어버이날도 가까우니 그냥 가만 찌그러질려고 했음.

"얌마, 어버이 연합이 뭐 어때서? 말해봐~"

가만 있으려니 천국이 떠나가도록 소리를....그와중에 아저씨 목소리 좋음..

나."아~그냥요. 한참 시끄럽다가 갑자기 뉴스 하나도 안나오길래 궁금해서..."

아저씨."애국하는 사람들이 돈좀 받을수도 있고 그런거지 그게 뭐,빨갱이새끼들이 말야~"

그때 그만뒀어야 하는건데.... 나님, 빨갱이란 단어에 알러지 있음.

그말 하는 사람만 보면 비아냥대고 인격을 아주 개차반 내놓고 싶은 중증 빨갱이 알러지 환자임.

나."빨갱이요? 청와대에서 데모해달라고 돈주면 쪼르르 달려가서 가스통 터트리는게 이북스타일이니 어버이연합이 빨갱이인거죠?"

아저씨."뭐? 이런 개X끼가 있어? 너같은 놈이 빨갱이여~알아?"

나 빨갱이 되었음. 허거덕~

나."제가 왜 빨갱이인가요? 군대 다녀와서 민방위까지 잘 끝내고 국가에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교통법규 하나 안어기는 선량한 시민인데?"

아저씨."니 사상이 잘못된거야~옥시가 중요하지 어버이연합이 뭘 잘못했다고 엉~"

나."전 어버이연합 잘못했다고 한적 없고 뉴스가 쏙 사라져서 궁금하다고 한건데요? 옥시사태는 벌써 몇년전 일인데 해결 안하고 묻어두다가 

이제야 꺼내서 저 난리들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그리고  아저씨한테 말한거 아닌데요? 뭐 찔리세요?"

아."이게 어따대고 어른한테 꼬박꼬박 말대꾸를~"

나."아 됐고요, 저 아세요? 어따대고 반말에 삿대질에 빨갱이래요?"

아."뭐여? 어린놈이..."

어쩜 이리 한치도 안틀리고 매번 똑같은 단어들이 튀어나오는지....

나." 그냥 밥이나 쳐드세요. 그렇게 빨갱이가 싫음 나 신고하던가요. 간첩신고하면 돈이 얼만데 왜 신고 안해요? 

신고 안하면 아저씨도 빨갱이~"


이때 김밥 다 되고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이 아저씨가 날 부름,

"야,거기 서. 내가 신고할테니까 기다려"

와~이렇게 미친 사람 처음 봄. 진짜 그와중에 핸폰 꺼내서 신고하는데 미치는줄 알았음.

간첩신고 한다고 하는데 맨탈 와장창....그와중에 YTN에서는 이북뉴스 빠라밤~

결국 경찰 3분만에 와서 가게 주인아줌마의 증언과 그 아저씨의 미친 언성. 내 신분확인 후 경찰의 아저씨 훈계로 막을 내림.

그 아저씨 끝까지 자긴 잘못 없다고 하는데 사람이 미치면 저렇게도 되는구나 절실히 느낌.


암튼 그렇게 마무리 하고 나가려는데 이아저씨 또 내 뒤에 대고 너같은 놈은 뒤져야되라는 막말을...

앞서나간 경찰 붙잡고 저거 고소 안되요? 하니 난감한 표정으로 신고 하시게요?라고 반문함.

이때 살짝 고민했지만 겨우 나이 60도 안먹은, 얼굴은 70넘어 보이는 그 사람이 급 불쌍해짐.

경찰 보내고 핸폰 꺼내들고 그 아저씨한테 말함.

"한마디만 더 하시면 내가 아저씨 신고할테니까 조용하세요." 

미쳐도 지 죽을 길로는 안간다고 한 말이 맞긴 한지 갑자기 조용해짐.

"나 요 옆 건물 사는 사람이고 아저씨 어디 경비인지 다 아는데 동네 소문내기 전에 조용하세요.

안그럼 그 건물로 이사해서 아저씨 무지 힘들어지게 할테니까~"라는 무리수를 던지고 나오는데 

들릴듯 말듯 웅얼거리는 소리.

"빨갱이새끼..."


나도 모르게 새어나간 한마디때문에 아침부터 맨탈 깨지고 기분 더럽고....

언론이 얼마나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지 몸으로 겪고나니 참...

암튼 요즘들어 주변에 미친사람이 늘어난건지 아니면 나만 딴세상 사는건지 혼동스런 경험을 자주 하네요.

치킨집에서 조선티비땜에 시그럽다고 딴데 틀던가 꺼달라고 했다가 주인이 꼭 그거 봐야 한다고 그냥 나가라고 하질 않나

길거리 밴취에 앉아서 탭으로 대놓고 ㅇㅂ 하는 놈들을 보질 않나....

예, 이곳이 바로 안산에서 뻘건당 국회의원이 뽑힌 그 동네입니다.

이사 가고 싶다....애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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