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동상입니다. 지금의 남산에 있었다는 사진으로만 보아도 큰 규모의 동상이었습니다.
동상은 이승만의 생일을 맞아 '이승만 대통령 제 80회 탄신경축 중앙위원회'에서 주도해서 만들었습니다.
약 7만명이 동원되었고, 10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공사비는 2억이 넘었습니다.
동상의 높이는 본체 7m, 기단부 18m에 이르는 매우 큰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4.19 혁명으로 이승만이 하야를 하게되었으나, 이상하게 이 동상은 상당히 오랫동안 방치되었습니다.
저도 그 이유를 읽고 실소를 머금었습니다..
"너무 크니까 철거하기 힘들어서"
거창한 이유라도 있을 것 같았는데 이게 그 이유라니.. 국민들이 이 동상을 얼마나 끌어내리고 싶었을까요.....
그 당시 동아일보에선 1960년 동상 철거를 확정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적었을까요?
"권세와 아부로 남산에 세운 이박사동상도 하야하기로"
이승만박사동상이 국무회의의 결정으로 새정부가 세워지기 전에 철거되다.
이승만독재대통령의 80회 탄신일을 기념하는 아부행사 속의 하나로 이러한 거창한 동상이 세워지게되었을 때 "살아있는 사람의 동상을 굳이 건립한다는 것은 본인에게도 욕되는 일이라"는 비난성도 높았던 것인데 독재자를 에워싼 악의 무리들의 아첨 결과는 끝내 본인에게 여생을 욕 되게하는 결과를 가져오고야말았다.
(중략)
그의 우상이 높은 자리에서 내려오게되나보다 민중의 뜻에 의하여.
그렇다면, 1960년의 경향신문은 철거에 대해서 어떤 기사를 썼을까요?
.....15년간의 독재자 이승만의 80회 탄신을 축하한다는 뜻으로 이승만의 졸도들이 국민들의 고혈을 빨아 세운 이동상은 무게가 10톤이다.
......독재를 한 사람은 국민의 미움을 사게 마련이고 미움받은 동상은 없애버리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독재자 이승만씨의 동상도 독재자의 말로 못지 않을 정도로 산산조각으로 철거되기 시작하였다. 24일, 남산에 있는 독재자 이승만씨의 동상의 한쪽팔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철거된 동상의 자리에 분수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역사의 장난인지 몰라도, 4.19혁명 뒤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이 남산에 세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