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를 한 번에 얻었다가 사라진 연예인들을 우린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팬심이라 포장된 사람들의 일시적인 관심에 취해 발전이 없거나
새로운 모습, 변화하는 연예계의 상황에 적응 못 하는 연예인은
우리 기억에서 지워졌습니다. 어디에서 잘살고 있을 수도 있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김구라 같은 사람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점은 (난 그 사람이 인간적으로 좋지는 않지만)
광신적인 팬들을 거느렸었고,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가 수차례 있었지만
관성에 묻히지 않고 말도안되는 새로운 시도들에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 김구라 같은 사람을 꼽아보자면 팟캐스트나 정청래 같은 의원이
생각납니다.
정청래 같은 부류는 박성민 대표나 진보학자들이 말하는 정치패러다임의 변화 유권자의 심리 전혀 읽지 못합니다.
그의 열정, 사람들을 대하는 진정성까지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멋진 사람이지요. 다만
자신의 눈과 귀, 온몸의 신경들이 국민, 더 정확히 말하면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쏠려있다고 봅니다.
김어준을 불쏘시개 삼아서 인기를 얻은 정봉주나 정청래에게서 그들의 활동에 절대적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은
팟캐스트와 파파이스 같은 대안방송에 기반을 둔 그들의 지지자이고, 우리의 팬심이란 건
소비자와 같아서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원합니다.
두렵겠죠…. 연예인과 같은 사람들이 말했던 팬덤과 인기라는 것이
허무하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것에 기대어 계속 나아가면 결국에는 콘텐츠 없이 청취자나
시청자가 듣고 보고싶어하는 말을 뻐꾸기처럼 해주는 존재로, 종편 같은 존재로 전락하겠죠.
그런 사람이 하는 말을 그대로 여과 없이 수용하는 지지자분들의 질은 점점 떨어질 것이고, 그들의 힘을
등에업은 사람들이 당의 주류를 차지한다면 그 당의 미래가 참 어둡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서 JTBC가 보여줬던 혁신과 자기반성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팬심에 중독되고 관성에 이끌린다면 급변하는 정치상황에서 쉽게 살아남지 못할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청래 의원은 이번 4년이 매우 중요합니다.
김구라가 그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정청래의 그릇이 정말 크다면
무언가 새로운, 여태까지의 자신이 했던 것들을 성찰하고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서서히 잊혀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