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외가는 큰삼촌댁이 기독교셔서 기본적으로 제사라는 것을 따로 크게 지내진 않습니다.
명절에도 제삿상은 따로 안하고, 그냥 상차리고 예배하고 그런정도..?
절이나 이런건 따로 안하고 성묘 가서 기도하고 그런정도이었죠 .
근데 저희 작은 삼촌과 어머니 (막내)는 불교세요.
그러다보니 큰삼촌과 그런문제로 약간의 마찰(!?)이 몇번 있었지요.
결국 작은 삼촌이랑 저희 어머니께서는 기일날 따로 무덤에가서 상 차려드리고 절도 하고 그러셨답니다.
근데 지금은 바뀌었어요.
큰삼촌댁에서도 기일뿐 아니라 간간히 찾아뵙고 절을 올리고 상을 차리고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 계기가 너무 신기한게..
저희 작은 삼촌께서는 나이차이가 꽤 많은(!?)ㅋㅋ 연하의 외숙모와 8년 전에 결혼을 하셨죠.
(나이차이는 컸지만 두분이서 워낙 추구하시는 삶의 방향이나 관심사들이 비슷하셨고 참 잘 맞는 커플이세요 ㅎㅎ
아직도 제 눈엔 두분이 예쁘게 연애하시는 것 같이 알콩달콩 잘 살고 계십니다.)
워낙 나이차이도 있고 처음에 외숙모 댁에서 반대가 좀 있으셨던지라..
여러 난문을 넘기고 결혼 허락을 받은 후,
외숙모 어머니 되시는 분과 (사돈댁) 외숙모, 그리고 저희 삼촌은 궁합을 보러 가셨나봐요.
저희 삼촌께서는 무당아주머니 앞에 앉아 아무말씀도 안하셨는데, 무당 아주머니께서 작은삼촌한테 덜컥 그러셨데요.
"뒤에 예쁜 여인하나가 배고프다고 자꾸 배를 어루만지네. 배가 아파 죽었나봐"라고..
그때 사돈댁에서는 삼촌의 헤어진 옛 여친이라고 생각하셔서 순간 무서우셨었데요 ㅎㅎ 후문이지만..
근데 작은 삼촌께서는 바로 누군지 알았다고 하세요.
돌아가신 외할머니요..
외할머니께서는 자궁암을 앓으시다가 당시 군대에 가 계시고 해외에 가 계셨던 삼촌들은 못보시고
막내딸인 저희 어머니 앞에서 힘든 투병을 하다가 돌아가셨지요.
무당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신 옷무새며, 이목구비가 영락없는 할머니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무런 말도 없던 상황에서 할머니의 모습을 설명하고, 배가 많이 고프신것같다고 했던 무당 아주머니께서
실제로 저희 할머니 영혼을 본 걸까요?
배아파죽었는데 배가 너무 고픈가보다고 하는 무당 아주머니의 말을 전해들은 저희 어머니와 큰삼촌은 엄청 슬퍼하셨어요.
결국 기일 때마다 제사 잘 챙겨드리기로 결정이 났고 지금은 저도 같이 찾아가 절도 하고 그런답니다.
전 할머니를 살아생전 뵌 적은 없지만, 괜시리 맘이 짠해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