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더코아의 詐欺 列傳.
*안평중(晏平仲)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
지난번에 이야기한 관중과 함께 관.안열전"이란 이름으로 한편에 등재된 안영(晏嬰)은
관중사후 약 100년정도 후세의인물이다.
이때는 제나라가 제환공과 관중의 사후에 그들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쇠퇴해 가는 시기였으며
당시 중국의 패권은 진(晉)나라가 잡고있을때이다.
안영 역시 관중과 마찬가지로 사기열전에는 그리 많은 이야기가 나와있지 않은데..
관중과 안영이 사기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이유는 그 두사람이 많은 책을 쓰고 일화가 많기때문에
사마천은 굳이 그들의 세세한 이야기를 서술하지 않은것 같다.
안영은 안자춘추,논어 를 비롯한 여러 고서에 언급되는 유명인인데..
특히 안자춘추는 안영이 살던 제나라 의 제령공.제장공.제경공 당시의 안영의 행적이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크고,재미도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베스트셀러라 할수있다.
안영은 작은체구에도 남들에게 기죽지 않고 큰뜻을 펼쳐 재상의 지위까지 올랐으며
제경공을 도와 쇠퇴해가는 나라를 다시 일으켜 후세에 이름을 남겼으니
현명한 사람의 표본으로 일컬어질만 하다고 생각한다.
또 필자처럼 키가 작은 사람도 사회의 루저만은 아닐수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주었기에
이를 훌륭히 여겨 지금부터 안평중의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
ㅡㅡㅡㅡㅡ남귤북지(南橘北枳)ㅡㅡㅡㅡㅡ
이름은 안영(晏嬰) 자는 중(仲) 시호는 평(平). 후세에 안평중 또는 안자 라고 불렀다.
안영은 제나라 영공시절에 아버지 안약이 죽고 그 뒤를 이어 벼슬길에 올랐다.
그는 평생 절약 검소 하고 항상 군주에게 기탄없이 충언을 하며 목이 달아나도 할말은 하는 인물이었다.
안영은 키가 여섯자가 되지 않는다" 하였는데 당시도량형으로 보면 135센티 정도 되는...
그당시에도 매우 키가 작은 사람이었다.
시대의 순서상 뒤에 나올 이야기지만 키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가 초나라에 사신갔을적 얘기를 먼저 해보겠다.
초나라에서는 제나라 사신으로 명성이 높은 안영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골려주기 위해 성문 옆에다가 다섯자도 안되는 작은 개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안영이 당도했다.
문지기가 보니 큰나라의 사신이라고 하기엔 너무 초라한,
수레는 허름하고 옷은 남루하고 키는 작고 얼굴은 못생긴사람이 사신이라고 와서
성문을 열라고 큰소리를 치고있는 것이었다.
문지기가 말했다.
"대부는 키가 작아서 이 구멍으로도 충분히 들어갈수 있으니 구태여 큰사람들이 다니는 성문까지 열 필요가 뭐 있습니까?
그러니 이 구멍으로 들어가시오"
안영이 말했다.
저것은 개구멍이지 사람이 드나드는 문이 아니다. 개가 다니는 문에 어찌 사람이 출입한단 말인가?
내가 개나라에 왔으면 모르되 사람나라에 왔으면 그 문으로 들어갈수 없다.
너희가 지금 개나라 사신을 맞으려는것이냐? 그럼 너희나라는 개나라냐?"
그말을 들은 문지기가 어쩔줄 몰라하다가 초령왕에게 이 사실을 고했다.
"남을 희롱하려다가 오히려 희롱을 당했구나 일단 성문을 열어주어라"
초나라는 여러 신하를 동원하여 안영을 망신주려 했지만 오히려 모두 안영에게 망신을 당하고 물러난다.
그 중 한 일화만 소개한다.
초나라 한 대부가 말했다.
"옛 어진 임금 성왕과 탕왕은 키가 9척이고 진나라 공손지 는 만부부당의 거인으로서 명장이었소.
자고로 이처럼 성군과 명장은 키가크고 신체가 장대하며 용맹이 출중했는데
그대는 키가 겨우 5척에 힘은 닭 한마리를 잡지 못할 지경이면서도 입만 놀리고다니며 부끄러워 할줄도 모르는구려."
그러자 안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울추는 아무리 작아도 천근의 무게를 달수있고,
배를젓는 노 는 아무리 길어도 물밖에서는 소용없지요.
옥구슬은 작아도 큰 쇳덩이보다 값지며,
소는 아무리 커도 조그마한 어린애도 부릴수있소."
초나라 대부들은 할말을 잃고 안영을 초령왕에게 인도했다.
초왕이 말했다.
제나라엔 원래 그렇게 인물이 없는가?"
안영은 자기의 키작음을 비웃는것을 알고 말했다.
우리 제나라에 어찌 사람이 없겠습니까? 한번 기침만해도 구름을 일으키고,한번 땀을 흘리면 비를내리게 할수있는
그런인물이 걸으면 서로 어깨를 부딪치거나 앞사람의 뒷꿈치를 밟을정도입니다. 그런데 어찌 사람이 없냐고 물으십니까?"
"그렇다면 어찌 그대처럼 조그만 사람이 우리나라에 사신으로 온거요?"
"저희 제나라는 다른나라에 사신을 보낼때 현명한 사람은 현명한 나라로 보내고 불초한 사람은 불초한 나라로 보냅니다.
대인은 큰나라에 보내고 소인은 작은나라에 보냅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불초하고 가장 소인이라 초나라에 사신으로 오게 됐습니다."
이 말을 들은 초령왕은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과연 그대의 임기응변은 놀랍도다. 그대가 현자라는것을 내 이제 알겠다."
초령왕은 안영을 현자라 지칭함으로서 자기의 초나라도 현국으로 끌어 올렸다.
초령왕도 그리 만만한 왕은 아니었던것 같다.
아무튼 접견이 끝나고 잔치가 벌어졌는데 마침 잔칫자리 옆으로 군졸들이 한 죄수를 끌고가고 있었다.
초령왕이 군사들에게 물었다.
그놈은 무슨죄를 지었느냐?"
도둑놈입니다."
어디서 온놈이냐?"
제나라 출신입니다."
제나라 사람들은 도둑질을 좋아하는모양이구나..제나라 사람들은 다들 도둑질하는 버릇이 있는가?"
이것은 초왕이 짜고 안영을 망신주려고 꾸민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간파한 안영은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신이듣건대 강남에는 귤이 잘자란다고 합니다.그러나 그것을 강북에 옮겨심으면 귤이 열리지 않고 탱자가 열립니다.
그것은 토질과 풍토가 다른까닭입니다.
제나라 사람은 제나라에서는 도둑질을 모르는데,초나라에 와서 도둑질을 하는걸 보니
그것은 초나라의 토양과 기후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 제나라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 이야기가 바로 유명한 남귤북지(南橘北枳)의 고사성어이다.
초왕은 할 말을 잃었다.
"나는 그대를 모욕주려 했는데 도리어 내가 망신을 당했소.."
초령왕은 안영을 융숭히 대접하여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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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은 제장공 시절에 장공에게 충심으로 간언 을 하였으나 장공이 들어주지 않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농사를 짓고 살았다.
그런데 제장공은 음탕 무도하여 자기의 신하인 최저의 처와 간통하였다.
이를 알게된 최저는 분노하여,자기집에 주연을 베풀고 장공을 초대하여 죽여버렸다.
이를 들은 안영은 급히 도성으로 올라와서 최저 의 집에 있는 장공의 시체에 절하고 방성통곡을 하고
세번을 크게 뛰어 예를 다해 조상하고 나왔다.
최저의 가신이 안영을 죽이려 했으나 민심을 잃을것을 두려워한 최저가 이를 제지했다.
최저는 일당인 경봉과 함께 나이어린 공자 저구를 새 군주로 받들고,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억누르기 위해
모든 대신들을 모아놓고 "최저와 경봉에게 반대하는자는 하늘의 태양이 용서치 않을것이다" 라고 맹세하게 하고
거부하는 신하들은 모두 죽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고관대작들이 모두 맹세를 하고 안영의 차례가 돌아오자 안영이 하늘을 우러르며 맹세했다.
"왕을 위해 충성하고 사직을 위해 힘쓰되 안영과 뜻을 함께하지 않는자는 하늘의 옥황상제가 용서치 않을것이다."
최저와 경봉이 안영을 죽이려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죽이지 않고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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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태사 백 에게 "실록에다가 장공이 학질로 죽었다" 고 적으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태사 백 은 복종하지 않고 "최저가 그 임금 광 을 죽였다" 고 적었다.
최저는 대로하여 태사 백 을 죽였다.
이때 태사 백 에게 중.숙.계. 세 동생이 있었다.
동생 중'도 형과 똑같이 적었다. 최저가 중'도 죽였다.
그 동생 숙'도 두 형과 똑같이 적었다. 최저가 숙'도 죽였다.
그러나 그 막내 계'까지도 형들과 똑같이 적었다.
최저가 기가막혀서 태사 계' 에게 말했다.
너의 형 셋이 다 죽었는데 너도 죽음이 두렵지 않느냐?"
"사실을 바로 쓰는것이 역사를 맡은 사람의 직분입니다.자기 직분을 잃고 사느니 죽는편이 낫습니다.
권력으로도 사적을 바꿀수는 없습니다.
오늘 내가 쓰지 못하고 죽더라도 반드시 천하에 이 사실을 쓸사람이 있을것이니
아무리 해도 이일을 감출수 없을것입니다.
나를 죽인다면 오히려 당신만 점점 나쁜소리를 듣게 될겁니다.
그러니 나를 죽이든 말든 맘대로 하십시요."
최저는 기록을 던져주며 탄식했다. "나는 이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장공을 죽인것 뿐이다."
하고는 태사 계를 풀어주었다.
태사 계'가 그 기록을 집어들고 돌아오다가 저쪽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남사씨'와 마주쳤다.
"어딜 그리 바삐 가는게요?"
"나는 당신형제가 다 죽었다는 말을 듣고 오늘의 이 기록을 남기지 못할까 걱정하여 죽간과 붓을 들고 오는 길이오."
태사 계가 갖고있던 기록을 보여주자 그제야 남사씨' 는 안심하고 자기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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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은 제경공때 제나라의 정승 이 되었다.
그는 여러 현인을 등용하였으며 특히 사마양저'를 등용케 하여 제나라의 국방을 튼튼케 하였다.
제경공은 그저 놀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군주였지만 안영이 간하는 수많은 얘기를 잘 들어주었으며
안영을 믿고 전권을 맏겼기때문에 제나라는 점차 부강해져서 진(晉)나라를 누르고 다시금 열국의 패권을 차지할수 있었다.
제나라에 저 유명한 공자(공짱구)가 취직하러 왔으나 안영이 반대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이야기들은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매우 자세히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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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에 삼걸이라 일컫는 고야자.전개강.공손첩 의 세사람이 있었는데 이들이 제경공의 총애를 믿고
제나라 대부들을 업신여기고 행패를 부리는등 횡포가 심하였다.
고야자는 강에서 제경공의 말을 덥썩 물고 강물속으로 사라진 거대한 자라를 맨손으로 쫓아 들어가서
물속을 십리나 추격하여 자라의 목을 베고 말의 꼬리를 붇들고 돌아온 무서운 장사이다.
전개강은 제경공의 명을 받들고 주변 여러나라를 정복하고 항복을 받아낸 천하의 명장이었다.
공손첩은 제경공이 사냥을 갔다가 커다란 백호를 만났을때 맨손으로 호랑이의 목덜미를 잡고
한주먹으로 범의 머리를 때려죽인 용맹한 장사였다.
제경공은 이들을 오승지빈 이라 칭하여 총애 하였다.
그무렵 노나라의 노소공이 노나라의 현명한 신하 숙손착과 함께 제나라와 화친을 위해 제경공을 찾아왔다.
제경공은 노소공을 위해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안영과 숙손착은 각자 자기 임금을 모시고 단위에 서고 그 아래에는 고.전.공손. 삼걸이 칼을차고 경비를 섰다.
안영이 제경공께 아뢰어.."노후께서 멀리서 방문하셨으니 뒷뜰의 귀한 복숭아를 따서 대접하십시요.."
제경공은 흔쾌히 승락하고 그 귀한 복숭아를 자랑할겸 설명했다.
"이는 만수금도 라고 하여 심은지 30년만에 이번에 처음 열매를 맺은것입니다.
열매도 몆개 되지 않고 이 것을 먹으면 건강하고 장수한다하는 귀한 보물인데,
이제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맛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에 노소공은 제경공에게 감사했다.
안영이 직접 후원에 가서 복숭아 여섯개를 따왔다.
안영은 두 제후의 장수를 축원하며 각자 하나씩 바쳤다.
제경공이 노나라의 대신 숙손착에게 "멀리오느라 고생하신 숙손대부도 이것을 하나 드시오"
라며 숙손착에게 복숭아를 하사했다.
숙손착은 "여기계신 안영께서 드셔야합니다..저는 불민한 사람입니다."
라며 사양했다.
"그럼 두분이 다 하나씩 드시오"
"황공하옵니다."
숙손착과 안영이 복숭아를 한개씩 받아 먹었다.
안영이 말한다.
"선도가 두개 남았으니 계하의 삼걸에게 누가 더 용맹한가 따지게 하여 가장 공이 많은 자에게 선도를 하사하십시요"
그러자 제경공이 좋아하며 삼걸에게 스스로의 공을 아뢰게 했다.
공손첩이 가장먼저 나서서 말한다.
"신은 주공을 모시고 사냥 갔다가 백액대호를 때려잡아 위기의 주공을 구한일이 있으니 이정도면 복숭아를 먹을만 합니까?"
안영이 무릎을 치며 그 공로를 치하하고 공손첩에게 복숭아 한개를 하사했다.
고야자가 앞으로 나서며 말한다.
"범 하나 때려잡은것을 공로라 한다면 강물속에 들어가 큰 자라를 베어 죽이고 임금께서 사랑하시는 백마를 구한일은 어떻습니까?"
안영이 그 공히 매우 크다하여 또한개의 복숭아를 고야자에게 하사하였다.
그러자 전개강이 분노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주공의 명을 받들어 열국을 점령하여 적장을 죽이고 포로로 잡은 군사가 적지 않을뿐만 아니라,
여러나라의 항복을 받아내어 우리 주공을 여러나라의 맹주로 추대하게 하였는데
나의 공로가 작아서 복숭아를 먹을수 없단말입니까?"
안영이 말했다.
"전개강의 공로가 다른 두 장수보다 높으나 이제 복숭아가 없으니 내년에나 다시 복숭아가 익으면 그때 상을 주겠소."
전개강이 말했다.
"자라나 호랑이를 죽인것도 큰 공로지만 군사를 이끌고 전쟁에 승리한 내가 복숭아를 받지 못한것은 큰 치욕이니
내가 앞으로 무슨 면목으로 조정에 서겠습니까?"
전개강은 격분하여 그자리에서 칼을 뽑아 자신의 목을 찌르고 죽었다.
그러자 공손첩이 역시 칼을 뽑으며 "공로도 없는사람이 사양할줄 모르고 염치없이 복숭아를 받아먹었으니
부끄러워서 살수 없다" 며 역시 자기의 목을 찌르고 죽었다.
그러자 고야자가 말한다.
"우리 셋은 의형제를 맺었는데 이제 둘이 죽었으니 제가 혼자 살아있는것은 비굴한 일입니다."
그리고는 역시 목을 찌르고 죽었다.
노소공은 깜짝 놀라고,제경공은 삼걸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지만 안영은 태연했다.
이 일로 인하여 <안평중(晏平仲)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 즉 안영이 복숭아 두개로 세명의 용사를 죽였다.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
기가 질린 노소공이 제경공에게 "삼걸이 일시에 죽었으니 참으로 애석합니다." 라고 말하자 안영이
"저 셋은 우리 주공이 그저 매질이나 하여 부리는 자들 입니다 용력은 있으나 아쉬울것도 없습니다." 라고 했다.
또 "조정에 앉아 천하를 호령할 인물이 수도 없이 많은데 대단치도 않은 힘만 믿고 날뛰는 자들은 우리 주공도 별로 달가워 하지 않으십니다." 라고 말했다.
그제야 제경공은 안영이 의도적으로 그들을 분노케 하여 죽게 만든것을 알고 노소공에게
"아쉽지만 저들은 별것 아닙니다"라고 허세를 부렸다.
이들 삼걸의 이야기는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이 항상 읊었다는 시 양부음" 으로 후세에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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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은 지극히 검소하고 절약하여 평소 밥상에는 두 종류의 고기반찬을 놓지 못하게 했고
자기집 식구들에게 비단옷을 입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그 주변사람들도 항상 겸손하고 검소하게 생활 했는데
그중에서 안영의 마부만은 그렇지 못하고 교만한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그토록 기고만장하던 마부가 웬일인지 갑자기 겸손해지고 조신하게 행동을 하는것이었다.
그 마부는 평소 사람들이 마차를 보고 굽신거리는것을 보았기 때문에 항상 거들먹거리며 어깨에 힘을주고 다녔는데
갑자기 사람이 변하자 안영이 그 이유를 물었다.
어느날 마부가 재상의 출근을 준비하는 모습을 그 마부의 부인이 보았다.
그 부인은 커다란 일산이 쳐진 사두마차위에 자못 의기양양하게 폼을 잡고 서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속으로 한심스러웠다.
저녁에 돌아온 남편을보고 부인이 말했다
"나는 당신과 살지 않을테니 이혼을 해주세요"
"갑자기 왜그러오?"
"당신 직업이 뭡니까?"
"나는 재상의 마부요"
"재상이 아닌건 맞군요?"
"그런데?"
"재상은 키가 여섯자도 안되지만 일국의 재상자리에 오르셨습니다.
그분은 제나라의 재상으로서 천하의 제후들도 두려워 하는분인데도 매우 겸양한 모습으로 수레에 오르셨습니다."
"???"
"그런데 당신은 키가 8척이나 되면서도 재상은 커녕 마부밖에 못된 주제에
마치 자기가 재상인양 거들먹거리고 시건방을 떨고 있으니 그토록 못난 사람을 어찌 남편으로 섬기겠습니까?"
".........."
그제야 깨달은 마부가 부인에게 말했다.
"내가 잘못했소..앞으로는 분수를 알고 겸손하게 살겠소."
마부의 이야기를 다 들은 안영은 고개를 끄덕이며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며 분수를 알고 겸손하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안영은 그 마부를 대부의 벼슬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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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한시대에 높은 경륜과 큰 뜻을 품고 한 나라를 일으켜 강대국으로 변모케 하였으니 안영은 참으로 훌륭한 인물이다.
또한 때로는 기분 나쁠정도로 간하는 안영의 말을, 듣기싫어도 모두 들어준 제경공은
그 자질은 별로 뛰어나지 않았으나 매우 큰 장점을 가진 군주였다 할수 있겠다.
삼국지의 유비가...또 한나라를 창건한 유방이..어디 인물이 뛰어났던가..?
좋은 신하를 등용하고 그 신하의 말을 잘 들어주고 바른 정치를 했기에 성공을 할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하니 뛰어난 인물도 때와 장소를 잘 만나야 할것이고 아무리 좋은 신하를 두었어도 그 신하를 믿고
신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는것은 만고의 진리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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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의 이야기는 위에 많은 일화를 들어 설명 하였으므로 이정도로 마치고...
이 글중에 잠깐 비친 사관들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사관이란 그 시대에 일어난 일을 실록으로 적어서 후세에 남기는 직책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그 사관들은 당세의 큰 사건들을 그저 단어만 적어 보관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스스로 뚜렸한 주관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였던것 같다.
위에 보이는 백.중.숙.계 4형제와 남사씨' 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들의 사명감이 어떠했는지 잘 알수있다.
<<사관이란 자신의 죽는것을 두려워 않고 자기의 사명을 다하지 못할까 두려워한다>>는 말이 있다.
"사관은 능히 칼로 난신적자를 죽이진 못하나 능히 붓으로 그들을 죽인다" 라는 얘기 역시 마찬가지의 뜻이다.
이것이 당시의 역사를 다루는 사람들의 사상이요 자세였다.
그것은 이 본문의 원작자인 사마천에게도 면면히 이어져,죽음보다 치욕스런 궁형을 받고서도
모든 것을 인내해 내고 필생의 역작 사기'를 완성해낸 집념을 만들어 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작금의 역사가들과 기자들은 어떠한가?
요즈음은 옛사관의 일을 하는것이 기자요 언론인인데,
그 언론인들이 저 백.중.숙.계 와 남사씨. 또 사마천 등의 사명감과 기자정신을 갖고 있는가?
이 대목에서 필자는 피가 끓고 열이 올라 또다시 펜을 집어던지고 만다.
"내가 종교처럼 숭앙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고 오직 진실이야" 라고 말한 리영희 대기자가 요즈음의 언론을 본다면
지하에서 돌아누울일이 아니겠는가?
요즈음의 기자라 하는자들은 진실을 밝히는 사명감이란것은 간곳이 없고 오히려 현실을 왜곡하여
자기들 입맛에 맞는 기사만을 토해내고, 자기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이야기만을 꾸며내어 배설해내고 있다.
이들이 지금 현재 기득권에 부합하여 달콤한 꿀을 빨기에 취하여 있지만..
언젠가 역사는 자본과 권력에 부역한 이자들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붓으로 처단하기보다는...몽둥이나 칼로 처단하는것을 더 원하는 바이다.
다시 말하지만 역사라 함은 가리려 한다고 해서 가리워지는것이 아니라는것이 진리인데
그것을 힘과 금전으로 뒤집어서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려 하는 자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뉴라이트 이다.
도도한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 수없는 증거가 살아 이야기 함에도 불구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 저들의 추한 작태에 하늘의 형벌이 더 늦지않게 내려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물론 하늘은 사람의 손을 빌어서 악을 처단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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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족과 개인사를 희생해가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며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는 몇몇 기자,언론인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박수를 보내며 이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