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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끈 묶는법을 이제 마악 배웠을때였다
게시물ID : love_24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ORSlight
추천 : 2
조회수 : 4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01 10:33:30


신발끈 묶는법을 이제 마악 배웠을때였다
여느때와 같이 그 아이와 두 손을 잡고 좁은 골목길을 걷고있었다
집에 대려다주는길이 아까워 사라지는 일분일초가 너무나 달콤하던 그때에
아득히 흩날리던 머릿결 만치 풀어진 그 아이의 신발끈이 보였다

여기 잠깐 앉아봐

소년은 한 무릎을 꿇고 서투른 두 손을 그 아이의 신발치에 갔다대었다

오른쪽이던가 왼쪽이던가..

이리저리 손을 헤매던 소년의 머리끝에 눈물겹도록 따스했을 그 아이의 손결이 느껴진다
그 손결 하나하나에 그 아이의 상처 가득한 따스함이 소년의  온 신경을 헤집는다
두번 세번 끈을 다 묶은 소년은 하트 모양을 연상시키는 삐뚤삐뚤한 신발끈을 보다가 더 이상 풀리지 않을거라 얘기하며 그 아이의 작은 손을 서툰 손에 가져가 대었다

그 아이와 소년은 같은 손 아래 묶인 신발을 신고 희미한 가로등 빛을 지나 그렇게 걸어갔다

그 아이는 자신이 프리다 칼로와 같다고 했다
상처에 상처를 거듭하고 상처로 상처를 문대는 프리다 칼로가 자신과 같다고 했다
그런 처절함 속에서 기적과도 같이 내가 나타나 주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작은 손결 하나만으로 세상을 울릴 줄 알았나 보다
아직도 이따금씩 봄 향기 속 그 아이의 숨결처럼 그 순간의 장면이 스쳐 지나갈때가 있다 

그럴때면 내 머릿결을 헤집었던 그 아이의 작은 손 끝이 아직도 저릿하다

그 때 그 아이의 벚꽃 향기를 더 맡지 못한 것에,
그 때 그 아이의 눈망울을 더 들여다 보지 못한 것에,
그 때 그 아이의 머릿결에 더 파묻히지 못한 것에,

이따금씩

종이에 베인 손 끝의 고인 피만큼
사라져가는 봄 바람 속 가을의 흔적 만큼
너와 함께 했던 그 반년 동안의 단 1초 만큼

마음에 정이 박힌다
그렇게 정이 박힌채 지금까지 버텨온 나는
그렇게 참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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