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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875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뚱앤곰★
추천 : 18
조회수 : 152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4/29 23:06:15
환상괴담, 이야기 짓는 자판기가 생겼다.
-터벅, 터벅.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집으로 걷는 단조로운 길.
이제는 습관처럼 폰을 꺼내어 오유를
확인하는 일이 없어졌다.
아파트 단지 입구의 경사낮은 계단을 올라
우리 집 706동을 향해 몸을 틀면 불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낡은 자판기가 있다.
10년을 넘게 산 곳인데도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기묘한 자판기. 신기하게도 자판기 앞에서 모니터를
두드리면 "단어를 입력해주시겠어요?" 하며 사뭇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아직까진 한번도 단어를 입력한 적은 없다.
그저 모니터에 휴대폰 조명을 비추어
자판기가 지은, 어둑어둑한 이야기를 읽어갈 뿐.
오늘의 이야기는 스무여개 남짓.
로또당첨번호를 확인하듯 꼼꼼히 읽고
서늘한 날씨에 부르르, 몸을 한번 떨고는
자그마한 집을 향해 걸어간다.
허허. 참 희한한 자판기야.
어떻게 저런 재미난 이야기를 지었을까.
돈을 넣는 것도 아닌데 왜 이야기를 지어줄까?
참 별게 다 있네.
이따 음식물버리러 나오면서 하나 더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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