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무지 재밌다는 것은 일단 이견이 없는 것 같고 캡틴과 아이언맨의 입장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출근길에 생각해보았습니다. 캡틴은 자신들의 폭력(이렇다 저렇다 해도 근본적으로는 폭력이지요)을 행사하는 최종판단을 힘을 소유한 당사자들만의 의지에 맡기겠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희생(대부분의 희생은 아무 능력도 힘도 없는 일반인 - 약자들의 희생)은 정의를 위한 것이니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정의는 자신들이 판단이고 감수는 약자들이 해야한다는 것은 말하지 않죠. 이 모순은 미국이 패권국이 되고 그 패권을 아낌없이 사용하면서 줄곧 비난받아온 모순됨과 다르지 않은 것이죠. 이렇게 보자면 캡틴팀의 나머지 히어로들은 미국이 유엔의 이름을 빌려 무력을 사용하지 못할 때 꺼내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 쯤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아이언맨은 과거 미국과 맞선던 소련쯤 되는 걸까요. 소련의 논리- 그들의 이론이 아니라 그들이 폴란드 침공등으로 보여준 힘의 논리 역시 미국의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이언맨의 입장은 폭력은 다수로부터 공인받은 수단을 통해 통제되어야 하고 나아가서 종국에는 해체되어야 한다는 다소 이상적이랄 수 있지만 윤리적으로 더없이 올바른 것으로 국제관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하는 언론이나 여론, 학자들의 입장 같은 것이 아닐지, 미국의 죄책감 같은 것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