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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지금] 디젤차 대량 리콜, BMW만 빠진 이유는? (펌)
게시물ID : car_806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태평양
추천 : 3
조회수 : 185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4/27 03:17:52

지난 금요일, 독일 교통부 장관인 알렉산더 도브린트는 벤츠, 아우디, 오펠, 포르쉐, 그리고 폭스바겐 등이 만든 디젤 자동차 63만 대를 배기가스 과다 배출과 관련해 리콜 조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디젤차 리콜을 특별히 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발표를 한 이유는 뭘까요? 바로 디젤게이트와 관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독일 정부의 대대적 조사

지난해 9월 세상에 공개된 미국발 디젤게이트는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들이 미국의 강력한 질소산화물(NOx)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배출가스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심었다는 게 발각되며 터졌습니다. 파장은 엄청났죠. 며칠 전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보상금 1조원가량을 합의했고 문제의 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겐 5천 달러를 보상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현재 여러 건의 소송 결과가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며, 미국 외 다른 곳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피해 보상이나 소송과 관련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라 보상액이 얼마나 커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폭스바겐의 조작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사건이 자동차 업계 전체의 디젤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네덜란드 정부, 프랑스 정부 등이 수십 대에서 100여 대에 이르는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 관련 실험을 실시했고, 조작 프로그램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배출가스가 기준치 이상으로 나온 많은 자동차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독일의 환경단체 등이 나서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 제조사를 고소하기도 했으며 지차체 별로, 그리고 자동차 매체가 전문 진단업체와 손잡고 실주행 테스트 등을 실시해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한 마디로 자동차 관련해 할 수 있는 곳 모두가 디젤 배기가스 관련해 검증에 나섰던 것이죠. 그리고 독일 정부 또한 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사건 직후 직접 검사했고 몇 개월의 검증 끝에 대략적인 테스트 결과가 드러났습니다.

53대 디젤차 테스트로 밝혀진 내용들

독일 정부는 두 가지 형태로 실험을 실시했는데요. 하나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실험실에서의 조사, 그리고 또 하나는 2017년부터 적용될 실주행 테스트(RDE)였습니다. 그리고 53개의 모델들 중 27개 모델은 카테고리1로 분류되며 합격점을 받았고 문제가 됐던 폭스바겐의 폴로 1.2, 파사트 2.0, 골프 플러스 1.6, 그리고 비틀 2.0 등에서는 조작 프로그램을 찾아내 카테고리3으로 분류했습니다. 

나머지 22대에 대해서는 카테고리2로 분류했는데, 이는 '의심할 만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보인 차량들이었습니다. 특히 카테고리2의 경우, 제조사들이 EU 규정 안에서 일정 온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엔진 보호를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따라서 '과배출 의심'차량으로 분류가 된 것들입니다.

▲ 아데아체 질소산화물 테스트 결과를 소개한 자동차 잡지 아우토빌트

실험 결과를 보면 최대 기준치 14배에서 최소 3.5배 더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독일 언론들에 따르면 테스트에 참여한 브랜드 거의 모두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물론 위에 나온 기준치 초과 결과는 실주행테스트(RDE)로 측정해 나온 것이기 때문에 현행법으로는 이를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폭스바겐 외에는 조작 프로그램이 발견된 모델도 없는 것으로 발표됐는데요. 하지만 법의 허점을 이용해 실제 도로 위에서 많은 디젤 자동차들이 기준치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 발표를 통해 보다 정밀하고 지속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을 피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리콜 조치에서 빠진 BMW, 왜?

독일 정부는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독일 제조사 5곳에서 만든 디젤차 63만 대에 대해 리콜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이미 비독일계 제조사에도 리콜을 하라는 공문을 보냈기 때문에 리콜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독일 제조사들 중 이름이 빠진 곳이 있죠. 바로 BMW입니다. 어떻게 BMW는 리콜을 피할 수 있었던 걸까요?

▲ BMW 디젤 엔진

독일의 유력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이와 관련해 BMW의 기술에 대한 투자와 노력의 결과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모든 제조사들이 낮은 기온에서 엔진 보호를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끄게끔 설정했지만 BMW는 저감장치를 끄지 않고도 엔진을 보호하도록 꾸준한 투자와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구동계 쪽 연구개발비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자동차 회사로 그 투자와 노력이 이번 리콜 대상에서 이름을 제외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분석을 했는데, 그러고 보니 예전에 소개해드린 내용 하나가 떠오릅니다. 독일 운전자 클럽 아데아체(ADAC)가 새로운 연비 측정법으로 80대의 디젤차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측정해 이를 공개한 내용이었는데요. 

이때 기준치 안에 포함된 스무 대의 모델들 중 BMW 8개의 모델이 포함돼 가장 많이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브랜드 전체적으로 봐도 가장 낮은 평균 배출량 수치를 기록했었죠.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 얻은 BMW, 정직함으로 미래를 보장받아야

물론 모든 모델이 이번 검증의 대상도 아니었고 또 아데아체 테스트에서도 여러 BMW 모델들이 기준치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디젤게이트에서 벗어났다는, 온전한 면죄부를 받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이른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BMW에게 도움이 되는 상황임엔 틀림없습니다.

정부가 간접적으로 BMW 디젤 엔진에 대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시그널을 줬고, 이를 언론들이 소개를 했기 때문에 소비자들 눈에는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트릭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돈 수천 억 들여 광고해도 얻기 어려운 신뢰를 통한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얻어냈습니다.

▲ BMW i8 조립 모습

하지만 아직 디젤게이트는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자동차 산업 전반을 향한 소비자들의 차가운 시선은 제조사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가솔린까지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관련해 일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내연기관 전체로 문제가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기에 곳곳에서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로 시장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비록 BMW가 이번 리콜 사태의 승자가 됐다 하더라도 이미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얼마나 디젤 엔진에 힘을 쏟을지 알 수 없습니다. 이미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에 BMW도 큰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회사들이 그렇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 스스로가 이미 긴 관점으로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을 읽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럼에도, 디젤과 가솔린이 심장이 되어 달리는 그 순간까지는 더 깨끗한 엔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깨끗한 엔진은 거짓이 아닌 기술을 통해 정직하게 증명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결국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출처 http://www.motorgraph.com/news/articleView.html?idxno=9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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