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만난건 고2가을이였다.
조그만 지역 다른학교 1년선배였던 그는..
어찌하다보니 내남친이 되어 있었고..
이성교제를 쿨하게 받아들여 주시던 내부모님덕에
거의모든 데이트를 집에서 했었다.
부모님없이 조부모님 손에자란 그는 엄마의 모성애를 자극했고 매일 고봉밥에 엄마감시하에 학교 숙제를 하고 같이 게임을 하고 같이 만화책을 쌓아놓고 보던
순수하고 풋풋하던 고딩들이였다.
내가 스무살이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연락이 두절되면 그는 나땜에 잠못이루실 내부모님이 걱정되 시내에 있는 술집들을 돌며 나를 찾아내 집에 들여보냈었
다.
그는 내친언니와 같은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우리집에서 살았다.
동거라기에도 웃긴 내방을 내어주고 난 언니와 한방을 썼다.ㅠㅠ
이유는 그의 조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엄마가 그의밥을 먹이려고 ㅠㅠ
데이트도 엄빠와 같이했다..젠장..
그러다 22살에 이렇게 사는 내가 싫어 헤어지자 했고..
말리다 포기한 그도 울고 엄마도 울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그의 삶은 미래가 없었다 .
환경차이겠지만 꿈이 없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그는 군대를 갔다.
군대에서 그가 편지를 보내왔다.
달라지고 단단해져서 돌아갈테니 그땐 자기좀 봐달라고..그리고 친구로 지내보자고...
사실 그편지가 싫지 않았다.
친오빠 군대보낸 느낌이랄까..
면회올 누군가도 없단걸 알기에 면회도 갔었다.
기죽지 말라고..먹을거 바리바리 싸짊어메고 가서
엄마얘기 실컷해줬다.
(엄마는 지금도 나때문에 면회못간걸 젤 맘아파 하신다)
휴가나오면 같이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엄마얘기도 해줬다.
간간히 다른사람을 만나면서도 결국엔 이사람한테 돌아갈것 같긴 했었다
그가 제대를 하고 다시 만났을때..
정말 많이 변한 그를 느꼈다..
예전엔 진짜 오빠같았는데..다시만난 그는 큰오빠가 되어있었다.
2년정도는 부모님 몰래 만났다.
전에 헤어질때 엄마가 병이나실 정도로 힘들어 했었기에 이제야 안정된 엄마한테 다시 얘기하기가 참 두려웠었다.
그러다 내나이 27이 되었을때 난또 쿨하게 부모님께 얘기를 했고 그를 데려왔다.
부모님은 처음엔 대노하셨지만 이내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것마냥 즐거워하셨다.
그리고 2년후 결혼하라해서 했다.
29살되기 직전에..
결혼해서 다른지역살때도 주말마다 친정에갔고..
부모님이 그리워 다시돌아왔다.
지금은 친정과 3분거리에 살며 주말마다 친정에가서 밥을 먹는다.
결혼 8년차의 우린 나가면 남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얼굴이 닮아 버렸고..
언니가 친정에 오면 3남매같다. 형부는 그래도 형부같고..
그와 헤어졌을무렵 태어난 내1호 동생과 군대갔을때
태어난 2호동생도 우리가 데리고 산다.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케어가 힘들다고 남편이 결정.
주말엔 우리아이 두녀석과 동생둘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놀러다니는게 일상이 되었다.
친정집 힘든일도 군소리없이 하고.
결혼한지 7년인 지금까지도 싸움한번 한적없이 우리는 잘 지낸다.
같이 영화 다운받아보고 막장 드라마보며 욕하고
같이게임하고 같이 애니보며 우리는 10대의 어린 남매였던 것 처럼 아직 남매처럼 산다.
뜨겁게 사랑해보진 못했지만..
내인생의 반이상을 따뜻함이 넘치게 해준 그가 좋다.
출처 |
그래도 다시태어나면 뜨거운 사랑 한번은 해보는걸로..
그게 너라면 참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