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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isa_7297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오바니
추천 : 1/5
조회수 : 975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6/04/23 09: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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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글을 올렸었습니다.
그런데 단지 적어진 제목만 보고 색안경을 끼고 보시고, 댓글을 다시더군요.
내용을 읽어주세요...
이 글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을 하는것보단,
감정에 대한 글에 가깝고, 그런 감정들이 어떻게 생겨났는가에 대한 고찰이 담겨있는 글입니다. 

1. 지역주의. 무조건 비난받아야 할 건 아니라고 봐요.
 지역주의.. 흔히 지역 이기주의라고도 하지요. 자기 지역을 잘 먹고 잘살게 하고 싶은것... 저는 이 말이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말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지역의 발전을 위한다는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지역이 아니면, 어느 지역이 발전해야 하는 것일까요?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서?? 대한민국 전체가 발전해야 한다고 해보죠. 
그럼 그 발전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대한민국의 어디여야 할까요?? 아무도 살지 않는 허허벌판에 새로운, 국가발전만을 위한 지역이 솟아날 순 없겠지요. 세종시도 연기군, 공주시 등등의 지역을 때어와서 만들어진 신도시 입니다. 그 땅떵어리가 어디서 솟아난게 아닌거죠.
이처럼 필연적으로 국가의 발전은 특정지역의 발전과 연계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한 국가단위의 투자가 들어갈때, 기왕이면 자신의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면 좋겠다고 하는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봐요. 
예를들어 대기업에서 공단을 지으려고할때, 관공서가 지방 이전할 때 등등 말이지요. 물론 각 지자체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입지가 선정되면 좋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가 주도해서 산업을 이끌어 가는 나라는 산업시설의 입지에 있어서도 국가기관의 의중이 가장 크게 작용합니다. 
중학교 사회시간에도 배우듯이, 남동임해 공업지역 등 국가에서 산단을 조성하고 관리했지요. 

2. 실제로 격차가 존재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볼 때, 가장 홀대를 받았던 지역은 역시나 전라도 지방입니다. 
모든 산업시설은 수도권과 경상도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지요. 
혹시 호남지방의 지방 군단위 도시들을 가보셨는지 모르겠네요. 많은분들이 가보셨을 거라곤 생각합니다만,
구례, 곡성, 고흥...등 정말 시간이 1970년대에 멈춰있는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하는 곳이 많았어요.
유럽의 수백년된 멋진 건물이 아니라, 정말 낡고 황폐화된, 그런 것들로 이루어진 동네인거죠.
그 낙후됨의 정도는 아마 실제로 방문을 해보셔야 뼈저리게 느끼실것 같긴 합니다...
수도권이나 경상도에 사시는 분들은 상상도 없이 낙후되어 있는 지역이 전라도에는 매우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발전할 희망이 있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 지역들의 주요 산업형태는 1차산업인 농업. 그것도 상품작물이 아닌 쌀농사, 논농사가 많습니다.
예로부터 곡창지대였기에 쌀농사가 번창하였으나, 21세기의 현재까지도 쌀농사를 짓고 있는거지요.
물론 농업, 1차 산업은 매우 중요한 국가의 기반이 되는 사업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은 농업을 죽이고죽이고 죽여서 2차, 3차 산업을 발전시키는 형태를 취해 왔다는 겁니다.
FTA채결과정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동차 등 공산품을 팔기위해 자동차 관세를 줄이고, 대신 쌀 수출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협상의 형태였지요. 혹은 자동차 관세를 낮출테니 소고기를 팔게 해주겠다 라던지요.
산업의 발전에 따라 수많은 인구가 농어촌에서 공단지역, 도시지역으로 이동하게 되었지요. 자연스레 공장이 있는 수도권의 인구가 불어나게 됩니다. 경상도의 경우도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았지요. 자기의 지역에 공장이 있으니 궂이 먼 수도권까지 가서 일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3.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어요. 이를 해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하여 지금 현재까지도 지역간의 불균형 발전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호남지역에서 기껏해봐야 내세울 수 있는게 깨끗한 자연환경? 다양한 먹거리? 바닷가??갯벌?????...... 이런 것 밖에 없는겁니다. 관광이라는 자원이 사실 그렇게까지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운 산업입니다. 그나마 최근 내일로 등으로 관광객이 늘긴했지만, 그것도 기차가 연결되는 지역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지요. 
호남을 기반으로 한 큰 기업이 거의 없다는것만 봐도 지금까지 얼마나 호남에서 산업이 크기 어려웠는지를 보여주지요. (기껏해야 금호정도...)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호남은 산업발전에 있어서 차별받아왔고, 현재도 차별받고 있고, 많은 지역들이 낙후되어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고위직 인사의 출신 지역 비율을 봐도...
몇몇 뉴스에서 기차를 배차할 때 전라선, 호남선에는 낡은 열차를 배치해서 문제가 되었다는 기사도 보았었습니다. 차별이 실재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미 차별이 존재하고, 격차가 존재하며 피해를 받은 사람이 있다고 했을때. 어떻게 하면 그 피해를 구재해 줄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모두를 동등하게 대해줄께! 라고 하는 걸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여성이 많은 차별을 받아왔기 때문에, 여성부가 생기고 여성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나섰었습니다. 
피해자는. 차별을 받아왔던 자신을 위해, 조금더 신경써주고 그동안 잘못했던걸 고쳐주려는. 그런 노력을 하기 원하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4. 결국, 생존을 위해... 투표를 한겁니다.
아시다시피 호남지역의 투표율은 전국평균을 상회합니다. 가장 열심히 정치에 참여하는 지역이라는 의미이지요.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역대 선거에서 그 어느저역보다 열렬하게 민주당을 지지했던 지역이 호남입니다.
하지만 그때문에 수많은 욕도 함께 먹었지요.
저번 대선에서 90프로가 넘는 지지를 야당에 보냈을때, 경상도나 전라도나 똑같은거 아니냐는 말도 들었지요.
전라도에서 몰표가 나오는 이유와 대구 경북에서 몰표가 나오는 이유가 전혀 다른데도 같은 사람들이다 라는 시선을 받는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벼리별 소리를 다 들어가면서 정통 야당을 찍었지만 돌아온건 줄어드는 인구와 날로 낙후되어가는 지역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광주는 그래도 대도시 아니냐? 라는 분도 있겠지만 광주에 사시는분들 중 많은 분은 그 주변지역, 군단위, 시단위 등을 고향으로 가지시는 분일 겁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지금 이 때에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투표를 한겁니다.
왜 하필 이번 선거에서였냐 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그런데 만약 이번 선거에서 호남에서 대부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됐다고 쳤을 때... 그것이 과연 호남지역의 발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호남의 발전을 외쳤을까요? 호남은 원래 그냥 당연히 민주당을 지지했던 지역이니...하면서 아무일 없이 넘어갔을겁니다.
하지만 지금을 보세요. 민주당이 두손두발들고 호남의 지지를 돌려놓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호남의 민심을 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무도 들여다보지않고, 신경써주지 않고, 대우해 주지 않았기에, 이렇게라도. 이렇게 해서라도 살아가려고, 좀 바꿔보려고
이렇게 투표를 한거라고 봅니다.

5.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것. 
그동안 호남지방에서의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지지를 얻은 그 민주당과 똑같은 정당이 아닙니다. 
호남에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보수적인 신념을 가졋든 진보적인 신념을 가졌든, 새누리당적 성향이 더 큰 사람이든 진보당의 성향이 더 큰 사람이든, 민주당에 들어가 정치를 해야 했습니다. 호남지방에서 민주당은 우리가 흔히 보는 새누리당과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심판론이 크제 작용했고, 여당을 심판한 것이 이번 선거라고 봅니다. 절대로 1번은 찍을 수 없는 수많은 지지자들이 호남여당인 민주당대신 다른 야당을 선택한 것입니다. 
또한 안철수를 뽑은사람은 호남사람이 아닙니다. 안철수는 노원병에 출마했지요. 안철수를 보고 뽑은사람은 그 지역 유권자입니다. 광주사람이 안철수에게 투표를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여러분도 당대표로 있는 김종인씨를 보고 민주당에 투표한건 아니듯 말입니다. 

6.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항상 말씀하지는 것 처럼 최선이 없다면 차선이라도 선택하고, 차악이라도 선택하는게 선거라고 한다면,
호남사람들은 또다시 민주당에 몰표를 주어 그냥 그런, 언제나 지지를 주었던 지역에서 머무르길 원한게 아니라,
온 몸으로서 지역발전이 절실하다고 말 한 것이 이번 선거라고 봅니다.
그 어느 지역보다 격렬하게, 자기 지역을 군홧발로 밟고 피흘리며 죽어가게 했으며 현대사의 긴 세월동안 차별과 핍박을 가해온 그 세력을 반대하고 저항해온 지역입니다. 이러한 정신과 역사적 사실마저 폄훼하진 마셨으면 합니다....

이번선거에서 호남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그 어떤 지역보다도 높았습니다. 비례대표 득표율만 봐도 알수있지요.
이런 지역에서 단지 민주당이 당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렇게 까지 욕을 먹어야 하나 싶어 올린 글입니다.
내면에 들어있는 지역 차별에 대한 아픔이, 선거를 통해 표출되었다는것을,
왜 지역주의, 우리지역의 발전을 외치는 그들의 외침에 응답하게 되었는지를, 조금은 공감 하시길 바라면서 쓴 글입니다.
'그 외침은 다 뻥이고 거짓말인데 왜속냐? 무식하게.' 라는 응답은 더더욱 가슴아프게 들릴 수 있습니다. 
우리주변에서 보듯이 모든 사람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사는것은 아니며 오히려 무관심한 사람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정치적 슬로건은 짧고 간결하고 설득력 있는게 좋을 것이지요. 트럼프가 미국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는 그 지지세력의 내면에 존재한 욕구를 긁어줬기 때문입니다. 샌더스도 마찬가지겠구요. 
호남이 잘살면 좋겠다. 정말 경상도 만큼이라도 잘살게 되면 좋겠다 라는 그런 생각... 그런생각이, 지역차별에서 나온 그런 감정이 표출된. 선거였다고 보여지는 겁니다... 그런 서러움을 이해해주시라고. 이렇게 긴글을 쓰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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