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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의 천박한 논설
게시물ID : sisa_7293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책에봐라11
추천 : 0
조회수 : 100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4/22 00:14:41

전영기
논설위원

김종인은 문제적 인간이다. 추종적 인간형이 아니다. 문재인이 그를 다루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집권학, 대통령학만 50년을 독학해왔다는 김종인의 안내를 받아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살아난 건 흔들릴 수 없는 사실이다.

 4·13 총선 뒤 내가 들었던 가장 황당한 선거분석은 정청래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김종인이 문재인의 호남 방문을 훼방 놓지 않았다면 더민주가 과반 의석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는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않았다. 성립하지 않는 가정과 일어나지 않은 결과를 들이대면서 ‘김종인 때문에 과반 의석을 못 얻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문제를 김종인 책임으로 교묘하게 전환시켰다. 자명한 사실을 찬반논쟁으로 변질시켜 진영권력을 확보하는 방식은 운동권 문화의 오랜 폐습이다.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야당 패권세력의 정의론(正義論), 진영논리에 속을 사람은 이제 별로 없다. 더민주의 10년 집권 실패는 이처럼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는 외눈박이 사고방식에서 비롯됐다.

 지난 석 달, 김종인은 정치판의 칼 잘 쓰는 외과의사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더민주의 질병인 독선, 정의론, 진영논리, 외눈박이 시각을 수술했다. 그는 김정은, 운동권 그리고 경제, 이 세 가지에 승부를 걸었다. 철두철미 새누리당에 등 돌릴 가능성이 있는 보수 유권자, 중도·실용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더민주의 집권은 중도의 길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전략이자 노선이다.

 그의 일성은 핵·미사일에 골몰하는 김정은을 향했다. “소련이 핵이 없어서 망했나. 북한 정권은 궤멸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이래 김씨 왕국을 이렇게 평가하는 간 큰 대표는 없었다. 보수·중도 유권자들은 운동권 야당에서 들려오는 신기한 소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종인의 두 번째 도전은 친노패권·운동권 세력을 솎아내는 것이었다. 조직 혁신에서 가장 어려운 인적 청산이다. 이해찬·정청래 같은 사람들을 정리할 때 문재인은 침묵으로 지원했다. 김종인은 비례대표 후보 목록에서 운동권 인사들을 뒷순위로 밀어낼 때 ‘문재인 세력’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는 장면을 보았다. 김종인과 문재인 세력의 일진일퇴를 관찰하면서 보수·중도 유권자들은 더민주의 수권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돌이켜 보면 총선 무대에서 두 사람의 협력·갈등은 소모적이라기보다 흥행 요소였다. 10년 전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경선후보가 그랬다.

 세 번째 승부는 경제. 김종인은 ‘문제는 경제, 투표가 정답’이라는 상품으로 히트를 쳤다. 김종인의 ‘경제 가치’는 선거 뒤 탄력을 받고 있다. 엊그제 그는 과거 야당 지도자들이 하지 못했던 ‘대정부 구조조정 협조’를 선언했다. 구조조정은 좀비기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업 발생이 불가피하다. 민주노총 같은 분파적 귀족노조를 주인으로 모시며 질질 끌려다니던 더민주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발언이다. 김종인의 중도정책 실험은 집권해도 위험하지 않는 원내 1당이란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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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은 국가 지도자로서 여전히 극단주의 진영에서 갇혀 있다는 인상이다. 집권엔 치명적이다. 그렇지만 중도의 경세가(經世家) 김종인을 골라낸 선구안은 평가해줘야 한다. 문재인은 김종인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프랑스 사람 라퐁텐의 우화에 ‘전갈과 개구리’편이 있다. 전갈이 개구리에게 “강을 건너려는데 등 좀 빌려 달라”고 부탁한다. 개구리가 “네가 찌르면 나는 꼼짝없이 죽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전갈은 “그러면 나도 죽고 너도 죽는데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답한다.

 그런데…. 등 위에 올라탄 전갈, 강 중간 물살이 센 곳에서 갑자기 개구리를 찌른다. 함께 죽어가면서 개구리가 “왜 쐈느냐”고 울부짖는다. 전갈은 “미안하다. 급하면 나오는 본능이다.” 내가 보기에 문재인이 강을 건너는 데 김종인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문재인이 자기도 모르게 전갈이 되는 경우다.

전영기 논설위원

[출처: 중앙일보] [전영기의 시시각각] 전갈과 개구리



  김종인이 아니고 문재인이 전갈이랍니다ㅋㅋ  보고싶은것만 보는 천박한 중앙일보 논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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