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당선자 모임서 만난 유승민-조원진 '분위기 냉랭'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대구·경북지역 예비 국회의원들의 모임에서 무소속 유승민 당선자(대구 동구을)와 새누리당 조원진(대구 달서구병) 당선자 사이에 어색하고 냉랭한 분위기가 흘러 눈길을 모았다.
20일 대구 북구 호텔인터불고 엑스코에서 매일신문이 주최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와 함께 하는 대구·경북 발전 결의대회'에서다.
유승민·조원진 두 당선자의 냉기류는 당선자 인사 순서에서부터 시작됐다.
먼저 단상에 오른 유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다 잊고 화해하고 용서하고 과거 일은 흘러보내는 게 좋다. 그러나 미래의 변화를 향한 대구·경북인들의 혼을 마음에 담아 이 자리의 정신을 4년 동안 간직하겠다"며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세번째로 자리에 선 조 당선자는 "감사하다는 말과 여러가지로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겠다"며 입을 뗐다.
이어 "다양성이라고 해서 좋다고 하는데, 결과는 4년 후 봐야겠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시·도민만 바라보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 당선자를 겨냥한 듯한 발언으로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멈추지 않았다.
조 당선자는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힘들 때 뭉쳐주는 것이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로 보고 있다"며 "정부가 하고자 하는 개혁, 박 정부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조 당선자는 '진광불휘(眞光不煇)'라는 사자성어를 들며 "진짜 불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그런 생각으로 계속 정치를 할 생각"이라며 말을 맺었다.
두 사람 사이의 냉랭한 분위기는 기념촬영 후 당선자들끼리 인사를 나누는 자리까지 이어졌고, 급기야 조원진 당선자가 인사를 청하자 유 당선자가 외면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조 당선자가 몇차례 시도 끝에 유 당선자가 어색한 분위기에서 가볍게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어색한 만남'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