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의 얼굴이나 첫인상이 기억이 전혀 안나요,
알게된지 반년동안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어요.
한 회사에서, 바로 5미터 떨어진 자리에서 같이 일하면서도 얼굴을 모름;; 이름과 자리 위치만 알고.
제 생일파티에도 왔었다는데 너무 관심이 없던 대상이다보니까 전혀 기억에 없음...
그러다 어느 날 술약속을 잡았는데 같이 가기로 한 애가 파토를 내서 그냥 둘이 가게 됩니다.
보통 남/녀 둘이 가면 이상하긴한데... 그게 외지생활이다보니 맛있는 저녁 or 술을 마실 기회가 너무 없어서;;;
그리고 회사사람들과 딱히 이상한 얘기도 안해요. 제가 업무 얘기로 새벽을 샐 정도로 일을 좋아하거든요;;;
그날도 계속 일 얘기를 하고, 타지 생활에 관한 불만(해외근무중)과 직장생활에서의 고민을 털어 놓고 했는데.
그 때 반년만에 처음으로 얼굴을 제대로 봤는데, 못생겼는데... 분명 못생겼는데 웃는얼굴이 너무너무 예쁜거에요 ! 취한것도 아닌데..
둘이 마신건 그 날 이후로 없지만, 너무 제 취향의 웃는얼굴이라.. 매일매일 생각나더라구요.
물론 일은 일대로 잘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연애감정같은거 생각도 안나요. 일만 함 ㅎㅎ
그러다가 음 고백을 합니다. 웃는얼굴이 너무 좋다고, 자주 웃게 해줄테니까 사귀자고.
당시 남편은 그때 사귀던 여자친구가 자꾸 클럽에 다니고 다른남자와 데이트하고... 암튼 늘 우울해 있어서
웃는얼굴을 전혀 볼 수가 없었거든요; 그러던차에 내가 웃게해줄테니까 따라와! 라고 해버린거죠.
간략히, 그 뒤 잘 사귀다가 동거를 시작하고, 올해 결혼도 하고 애기도 생기고 그랬네요.. ㅎㅎ
지금도 상냥하게 웃어주는걸 보면 너무나 행복해요 ^_^ 남편도 저와 있어서 너무 행복하데요 ㅎㅎ
제 엉뚱한 행동에 빵~ 하고 웃음이 터지는것도 좋고, 눈 마주치고 살짝 웃어주는것도 좋고.
물론 속 썪이는 행동들을 하면 크게 혼내기도 하지만 ㅎㅎ
옆에서 웃어주는것 만으로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너무 좋아요
뭐 처음에는 얼굴보고 사귄 케이스이지만...
내가 한 말이니까.
이사람의 웃는 얼굴을 지켜주자 라고 처음 정한게 참 좋은 결정이었던거 같아요.
싸울때도 있었지만 꼭 그날 내로 대화하고 풀기로 정해둔게 있어서 이틀이상 싸운적이 없네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려하다보니 남편을 점점 이뻐하게 되고, 남편도 제 작은 행동에 감동받아주고 ㅎㅎ
지금 서로가 너무 행복해요.
저희 가족의 반대(경제력/해외생활)때문에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너무 상처받지 않도록 제가 늘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어요 ^^
곧 애기도 나오는데 애기가 나와도 남편을 최우선으로 알콩달콩 늘 행복할 수 있게 노력하려구요.
가끔은 웃는게 예쁘면 다야?! 똑바로 안해! 하면서 진짜 크게 혼낼때도 있지만,
늘 제 애정에 답해주려는 남편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요~
상냥한 미소가 멋져보일때도 있고 장난칠때는 진짜 내 큰아들같아요 ㅎㅎ
뭔가 얼굴얘기만 잔뜩 써놨는데...; 그래도 내가 내 부모, 형제보다 더 사랑하겠다 결심한 상대가 있고
그렇게 노력해가고 보답받는게 날 얼마나 행복하게해주는지 자랑하고싶었어요 ^^
다른 사람들도 상대를 아껴주겠다는 마음으로 연애를 시작할텐데. 서로가 그 마음을 잘 지켜가면 좋을거 같아요
글재주가 없어서 많이 횡설수설했네요, 자랑글은 여기까지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