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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사일군데 시게에 사일구 관련 글 한 편 없다는 글을 보고.
게시물ID : sisa_7279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항아리
추천 : 5
조회수 : 33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4/19 17:22:11
1950년대 말, 서울 명동의 한 술집에서 시인 몇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이미 술기운이 올라서 다들 붉어진 얼굴이다. 그들 사이에는 시며, 잡지, 원고료, 문단 얘기들이 오간다. 다만 유난히 키가 큰 한 사나이는 아까부터 입을 꾹 다문 채 말이 없다. 좌중의 화제가 사회와 정치 쪽으로 옮아가자 입을 다물고 있던 사나이도 말문을 연다. 엔간히 취기가 올라 있던 그는 자유당과 이승만을 향해 직설적인 비판과 함께 욕을 토해낸다. 한 시인이 제지하려고 들자 그가 대뜸 항의한다.
 

"아니, 자유 국가에서 욕도 내 마음대로 못 한단 말이오?"
"글세, 김형 말이 도에 지나치니까 하는 말이지."
"도에 지나쳐? 그럼 이 썩어빠지고 독재나 일삼는 정부며, 늙은 독재자를 빼놓고 불쌍하고 힘없는 문인들 험담이나 해서 쓰겠어? 당신 시가 예술 지상주의 냄새가 나는 건 그 지나친 조심조심 때문이오 !"
 

이에 상대방이 발끈해 말다툼으로 번지고, 결국 술상까지 엎어져 술자리는 난장판으로 끝난다. 이 키 큰 사나이가 바로 시인 김수영(金洙暎, 1926∼1968)이다.
 

[출처] 사월 혁명과 김수영 / 장석주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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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표를 두고 정청래의 날선 발언을 비난하는 글이 많은 것같은데, 정청래를 대신해 이 말은 하고 싶다.
 

"아니, 자유 국가에서 욕도 내 마음대로 못 한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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