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에 전화가 울립니다.
장모님..
회사 근처니 점심 같이 먹자고 하십니다.
예..
추어탕 집에 마주 앉아 배부르게 먹습니다.
어? 장모님이 계산을 하셨습니다.
커피 한잔 하면서 잠깐 얘기할 시간이 되느냐고 하십니다.
예..
둘째 수시 합격한 얘기, 수고했다는 얘기, 잡다한 얘기를 웃으면서 나눕니다.
김서방, 이거 자네 쓰게.
은행봉투..
고집 세고, 못된 딸하고 같이 사느라 고생이 많다며.. '고년이 지 아빨 닮아서..' 라고 정색을 하십니다.
아내에게 절대 절대 절대 말하지 말고, 맛난 것, 사고 싶은 것에 쓰라고 하십니다.
봉투에 시선을 두고 울컥합니다.
사양하려고 입을 떼기도 전에, 쓸데없는 얘기 하지말고 빨리 주머니에 넣으라고 하십니다.
힝...
힝...
겨우 눈물 참으면서
잘 쓰겠습니다. 데헷~
지하철 입구에서 내려가시는 모습 바라다보며 감사와 송구스러움이 함께 밀려옵니다.
회사로 돌아오는 내내 과연 이것을 아내에게 말하지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집니다.
지금도..고민 중..
( 아.. 5만원짜리 10장 들어 있... 음허허헣.. 좋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