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곳 주변엔 많은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한번은 자전거를 타던 중 한 임대 아파트 앞 공원에서 자전거를 대놓고 벤치에서 쉬고 있는데
한 아줌마와 멍멍이가 조깅을 하더군요 그 때 그 작은 멍멍이가(외국 견종이었음) 벤치에서 쉬고있는 저에게 발발 거리며 달려와
제 무릎 밑 다리부분 까지 마구 짚고 갈기면서 흙을 묻혀 놓더군요..
아줌마는 황급히 달려와 멍멍이를 안고 고개를 획 돌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더 군요.. 전 기분이 상했습니다.
흙이 묻어서가 아니라 그 아줌마의 기본적 예의도 없는 무식한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멍멍이가 제 바지에 흙을 다 뭍혀놨는데 죄송하다는 한마디만 했어도 조금도 기분이 상하지 않았을 겁니다.
근데 뒤도 돌아보지않고 휙 가버리니 참 씁쓸하더군요..
그 이후도 몇달 간 자주 그 임대아파트 앞 공원을 지났는데 정말 여러번 목도하기를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고
또 하나같이 개에 목줄을 채우지 않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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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나중에 새로지어진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 앞 공원에 있을때, 한 아줌마가 개와 함꼐 산책을 하는걸 봤습니다. 개에 목줄을
채우셨더군요. 그러면서 저번에 임대 아파트 앞 공원에서 봤던 한결같이 개 목줄을 안채우고 산책하던 분들이 오버랩 되더군요..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저는 이런 사실이 흥미로웠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몇일을 주상복합 아파트앞 공원에 자주 자전거를 타고 와서
가만히 관찰해 봤습니다. 놀랍게도 그곳에서 개와 함께 산책하시는 모든분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개에 목줄을 채웠다는 겁니다.
(약 15번 남짓 그 공원에서만 개와 함께 산책하시는 분들을 관찰해본 결과) 개에 목줄을 채우지 않고 개와 산책하는 분들은 놀랍게도
한 분도 목도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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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무슨일 입니까? 어째서 임대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모두가 개에 목줄을 채우지 않는데
주상복합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모두가 개에 목줄을 빠짐없이 채웠단 말입니까?
개와 길을 나설때 목줄을 채우고 개가 거리에 x을 누면 스스로 치우는거
시민이라면 지켜야할 기본적인 교양이고 공중도덕이고 예의 입니다.
이런 사소하고도 기본적인 교양조차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하기를....
교양없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생활수준이 낮은 것인가?
아니면 상대적으로 생활수준이 낮아서 교양이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에 빠졌습니다. ( 절대로 생활수준이 낮은 분들을 비하하는게 아닙니다. 저는 평범한 중산층 시민입니다. 단지 제가 수 일간
관찰해본 결과 제 두 눈으로 목도한 사실이 그렇다는 겁니다. )
고민 끝에 후자로 생각의 무게추가 기울었습니다.
하나는 교양이 없는 사람들만 골라서 못 살게 될리는 없다는 생각이었고.
또 하나는 예전에 영국에서 한 실험중에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청소년 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줬더니 반사회적 행동이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저는 길거리에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던 저가 길을 걷다 찌그러진 종이컵
담배꽁초 전단지 등의 쓰래기들이 버려전 길거리 가로등 밑을 보고 저도 모르게 비닐을 휙 버려서 놀랐던 경우와 같습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
즉 단정하고 품위있는 환경에 있다보면 단정하고 품위있는 행동을 나도 모르게 하게되고
후줄근하고 지저분한 환경에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후줄근하고 교양없는 행동을 하게된다는 겁니다.
한 예로 예술의 전당에 갔을때 저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더욱 공손하고 절제되게 행동하고
길거리 골목을 지날때 휘적휘적 걸어다니게 되더라는 겁니다..
인간의 심리가 주변환경과 외부자극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입니다.
즉, 결론은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하지만 멀끔하고 단정한 집과 환경에서 사는것과 조금 때 묻고 후줄근한 집과 환경에서 산다는 것이
이렇게 개 목줄같은 너무도 사소한 교양 하나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게 소름끼치고도 씁쓸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