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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라, 그래 울어도 괜찮다
게시물ID : sewol_499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연아야고마워
추천 : 5
조회수 : 3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17 01: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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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너희들이 떠나가던 그 봄날도, 
작년 오늘 시청광장에서도, 
오늘밤 광화문에서도 
너희들은 눈물을 멈추지 않는구나.

성호야. 비오는 날을 참 좋아하던 외동아들 성호야, 엄마 보고 싶어서 네가 왔던걸까,
아니 동생의 우주였던 우리 듬직한 제훈이였던걸까.
가수를 꿈꾸며 매일매일 부천까지 학원을 다녔던 우리 예은이였을까, 
어려운 형편에도 구김살없이 자라줬던 소연이였을까, 아니면 유민이였을까.
혹시, 재욱이였을까. 아직도 너희 엄마는 너를 '뇌가 자유분방한 아이'라고 설명하시곤 한단다. 엄마랑 둘이 곱게 찍은 사진으로 만든 핀버튼에는 이런 글이 써 있지. 세상을 밝히는 빛 재욱아, 라고. 슬픔의 스위치를 내리는 방법을 우리에게도 알려줄 수 없겠니? 아니다, 아가야 우리는 아직 더 울어야 할 것 같구나.
우리 꿈돌곰돌 준영아, 네가 울었던 거니? 아버지도, 어머니도 동생도 매일매일 너를 기다린단다. 너를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새 야구 유니폼을 몇 벌이고 몇 벌이고 맞춰줄텐데. 
아, 성호였을수도 있겠구나. 사제가 되겠다던 우리 5반 박성호. 네 친구는 너와 함께 사제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학대에 들어갔단다. 네가 지켜주고 있다는 걸 그 친구도 알고있더라.
차웅아, 차웅아, 너를 빠뜨릴 뻔 했구나. 엄마를 끔찍이도 아꼈던 너니, 광장에서 울고있는 엄마를 보고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아니면, 아니면 혹시 혁규였니? 아빠랑 같이 올라오고싶다고, 엄마 품에 포옥 안기고 싶다고 울었던거니?

누구라도 좋다. 울어라, 그냥 목놓아 실컷 울거라.오늘이 아니면 또 어느 날에 이렇게 울 수 있겠니. 
광화문 북단에서 청승맞게 비를 맞고 있자니 문득 이 말이 튀어나오더구나. 
울어라, 그래 울어도 괜찮다. 미안하다. 우리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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