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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의 더민주(뻘글, 긴글, 푸념 주의)
게시물ID : sisa_7229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몸매배흘림
추천 : 13
조회수 : 748회
댓글수 : 64개
등록시간 : 2016/04/15 03:01:11
글에 앞서 저는 전라북도의 20대 유권자임을 밝힙니다. 
때문에 전남 유권자 분들의 생각과 차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느낀 지역민심을 전달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적어봅니다.
매우 주관적이고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호남호남 하는거 짜증나시고 지겨우시죠? 
저도 이 글을 진짜 열번은 썼다가 지웠습니다. 근데 결국 씁니다. 
댓글들을 읽어보면서 오유 안의 호남에 대한 인식이 논란 이후인 지금도 똑.같.다.는 걸 느끼고 적습니다.  

이 글은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그 전신들 포함)이 어떤 정당이었는지에 관한 글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느낌으로 적었기 때문에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총선 결과가 더민주의 완패로 나왔다는 건 부정적 여론이 다수였다는 반증이라 생각했고 그 이유로 글을 올리기로 맘먹었습니다. 
지난 총선과 이번 총선의 사이를 중점으로 판단하여 적은 글입니다.



국민의당이 등장하기 전 호남에는 지역보수정당과 새누리당이 있었습니다.

호남 내에서 더민주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더민주와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바라보는 '더민주'는 문재인-김종인을 필두로 표창원, 조응천, 은수미 등 개혁적인 인사로 뭉친

'정권창출의 희망'일 것입니다. 

하지만 호남 안에서 '더민주'는 전통적인 지지를 받아가면서도 민심을 외면하는, 

언젠가는 그 책임을 져야하는 '심판의 대상'이었습니다. 


왜 호남의 민주당라인 정당들(이하 민주당이라고 부르겠습니다.)은 심판의 대상일까요?

호남은 지역 내 정치인 대다수가 민주당 소속입니다. 지자체장도 시의원도 도의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이 거의 독점한 이 지역은 어떤 정치가 펼쳐질까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대로 혁신적이고 깨끗한 정치일까요?


임실군의 경우 민선 1기부터 시작해 4명의 군수가 연달아 임기를 채 다하지 못하고 퇴임했습니다.

그중 1명은 무소속이고 3명은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임했을까요? 

청탁, 금품수수, 비리의혹 등등 불명예스러운 이유들 때문이었습니다.  

무소속 출신 현 군수는 의혹속에서 무혐의로 살아남아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임기를 못채운 사람들이 심심찮게 나왔습니다.

그래도 민주당은 그나물 그밥의 후보를 내놓기 일수였고, 그때마다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곤 무소속 뿐이었습니다.

적어도 호남이라는 텃밭 안에 안주하고 있는 더민주는 
여러분 생각처럼 혁신적이고 깨끗한 정치를 추구하는 진보정당이 아니라는 걸 말씀드립니다. 

호남의 더민주는 지역보수정당입니다. 

+
좀 강하게 표현한 면이 있습니다. 
분명 더민주를 선호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민주 독점구조에 변화를 원하는 사람이 다수인 건 확실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인식은 그 변화필요성을 느끼는 분들의 입장입니다.


중앙당 차원에서 호남은 어땠을까요? 

대선과 총선에서의 호남공약들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새누리당-박근혜와 더민주-문재인의 전북 지역공약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답은 똑같다 입니다. 네 똑같습니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모두 두 당 후보들의 공약은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지역에서 원하는 현안은 항상 같아요. 그리고 그걸 더민주 전북도당에서, 새누리 전북도당에서 중앙으로 올려보내면 그대로 수용해줍니다. 

두 정당이 차이가 없어요....

더 재미있는 건 최근 몇년간 선거에서의 전북 공약이 Ctrl + c, Ctrl + v 라는 겁니다. 

지킨적이 없으니 반복될 수밖에요... 

전북에서 더민주가 지역에 소홀하다고 느끼는 대표적 사례인 '새만금'... 

무려 1987년에 발표된 새만금... 진보정권동안 진척을 이뤘을까요?? 95 ~ 06년까지 10년간 환경문제 재판으로 공사가 올스톱이었습니다.

진척없던 공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물막이를 끝낸건 2010년 이명박 정권이었습니다. 

당시 어른들이 "김대중 노무현이가 안해준 걸 이명박이가 해주네... 참나 허허" 하던 말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지금 새만금에 대한 청사진을 양당에서 현란하게 말합니다. 역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누가 되어도 좋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민주는 호남에 정권교체, 여당심판을 외칠 뿐이고

차별화된 지역발전 공약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
그나마 조금 갈린 적이 있는데 그게 전북혁신도시의 LH이전과 국민연금 이전 문제였습니다.
박근혜-새누리당이 LH를 경남에 통째로 주고, 대신 국민연금을 주기로 했는데 이것마저 서울에 남길려고 한거죠.
이때 더민주에서는 김성주가 나서서 국민연금 이전반대를 문재인 후보 공약으로 만들었고
새누리당에서는 정운천이 나서서 국민연금 이전철회를 이끌었습니다.
정운천은 중앙당에 끊임없이 전북이권을 호소하는 대변인이라는 타이틀을 결국 따냅니다.
하지만 김성주는... 정동영을 이겼어야 맞는건데... 어르신들의 정동영사랑이 생각보다 강력했습니다....(0.7%차이ㅠㅠ)



너무 부정적이고 피해의식 가득한 글이라 생각하실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진짜 민심이라고 자신있게 말 하는 건 

지난 총선때 여론조사 알바를 하면서 겪은 경험 때문입니다.


당시 전북의 정당 지지도를 중심으로 총선여론조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은 20대부터 80대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하나같이 민주당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을 토로해 내셨습니다. (진짜 잘한다는 칭찬은 사람 한명 없었음....)

대안 선택지도 없으니 이렇게라도 토해낸다고 미안하다고 하신분도 계셨습니다.

그때 충격은 잊지 못합니다. 

그때 처음으로 지역민심은 별개라는 걸 깨달았고 민주당의 무조건적 지지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대선, 지방선거에서도 위 상황의 반복이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당선자가 나오고, 국민의당이 석권한 건 호남이 더민주를 버린 것이 아니라

더민주가 그동안 호남을 등한시한 결과인 겁니다.
(그래도 정동영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이 글을 쓴 목적은 호남(전북)에서의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인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더민주를 까내리고 국민의당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한 것이 

국민의당-안철수가 좋아서가 아니라 

더민주에게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었다

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
그리고 이번 총선결과는 더민주에 대한 심판이지 문재인에 대한 심판이 아닙니다.

이번 총선지원유세 때 저도 운좋게 현장에 있었습니다.

문재인이 "새누리의 과반독점을 막을 수 있는 정당은 어디입니까??""라고 시민들께 물었을때

돌아오는 대답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문재인"이었습니다.

유세 연설 내내 터져나온 응원구호 속에서도 "더민주"는 없었습니다. 


제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이 

호남에 의미있는 공천과 의미있는 공약을 가지고 돌아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두서없고 푸념뿐인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시면 비공 신고 주셔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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