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앞에 세워서 탱커노릇 시킬 때부터 문재인씨가 무서운 사람인줄은 알았지만
정말로 정치적 감각이 대단한 사람이네요. 결과는 과정을 증명한다지 않습니까? 이번 더민주 대승했습니다.
오늘 사실상 은퇴번복 했구요. 정말 보면 볼수록 드라마 속의 정도전 같네요.
"승리하는 정의"를 몸소 구현중인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4월 11일 밤에 제가 시게에 글 올렸습니다. 더민주 호남 참패 예상한다구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욕 먹었지만
보세요. 정확했습니다. 호남 사시면 그 호남인들의 오묘한 민심을 알 수 있을겁니다. 다른 지역에서 호남이 이럴
것이다 떠들어 봤자 정말로 탁상공론에 불과합니다.
저는 국민의당과 비슷한 중도보수 성향이지만 윤리적 차원에서 투표하기 때문에 항상 정의당을 뽑습니다.
뭐, 이런 사소한 이야기는 차치합시다.
오늘 제가 지인과 친구들, 아무튼 만나는 사람들마다 실례인 걸 알면서도 어디를 뽑았느냐 질문했습니다.
먼저 밑밥을 깔았죠. 아 나는 내가 당선시켜버렸다.(광주는 8석 모두 국민의당이니까요)
다들 웃으며 자기도 그랬다고 말하더라구요. 솔직히 속으로 다 놀랐습니다. 오늘 만난 사람들은 전부 20대였으니까요
심지어는 자기가 새누리당 뽑았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네, 광주는 변하고 있어요.
타 지역에서 광주를 너무나 고깝게 보니까요. 행동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르신 분들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서도 국민의당을 뽑는 이들이 아주 많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反문이기 때문은 아니에요. 호남에서 지금 문재인 사퇴하라고 한마디라도 하고 있습니까?
다만 항상 더민주가 호남을 차지했기 때문에 거기에 쌓인 염증이 확실한 지지기반을 갖춘 3번으로 향한 것이지요.
왜 4번도 있는데 3번이냐는 말씀은 하지 맙시다. 지지기반 자체가 다른데요.
더욱 재밌는 것은 20대 역시 안철수에 대해서 그다지 신뢰를 가지고 있는 모습은 아니라는 겁니다.
안철수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국민의당과 분리해서 발언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국민의당은 더민주와 같은 야당이고 잠시의 휴가장소일 뿐 영원히 머무르는 장소는 아니라는 겁니다.
문재인이 정치 초보처럼도 비치던 그 동안의 모습에서 이제 확실하게 성공적인 정치인으로 거듭나고
더민주가 확실한 수도권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며,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고, 은퇴를 유보한 만큼
이제 정말로 문재인을 대신할 수 있는, 그리고 여권에서 문재인에 대적할 수 있는 후보는 없으리라 봅니다.
(단 국민의당이 문재인과 야권단일화를 한다는 조건에서입니다)
저번 선거 때 저는 박근혜가 당선되리라 확신했습니다. 왜냐면 정치 인생이 길었고, 배경도 탄탄했으며 친박이라는 세력을 형성할 만큼
지지기반도 탄탄했으니까요. 이제 문재인이 그런 꼴입니다. 확실한 커리어도 갖추었으며, 수도권을 통한 지지기반이
탄탄하고, 호남 사람들 역시 다시 문재인을 지지해줄 것입니다.(이건 정말로 논리적으로 설명드릴 수 없는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이변이 없는 한 문재인이 정말로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저는 문재인의 열렬한 지지자는 아니지만)
내년 말에 이 글을 다시 들춰보며 뿌듯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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