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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창들을 우연히 보았을 때.
게시물ID : gomin_12008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hmZ
추천 : 10
조회수 : 4341회
댓글수 : 68개
등록시간 : 2014/09/13 14:11:18
학교에서 찌질하다거나 혹은 은근히 따돌림을 당했던 동창들이
지금은 잘 먹고 잘 살고, 혹은 결혼 해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사람 일은 모르는 거구나 싶다.

그들이 왕따를 당하던 은따를 당하던 소외를 당하던
그들과 친하지도 않고 따돌림을 주도하던 무리들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기에 방관했지만 거기에 아무런 죄책감도 없다.
그렇지만 그들이 그렇게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거구나 싶다.

흔히 일진이라 말하는 무리 중에 한 명을 우연히 마주친적이 있다.
그 녀석은 날 모르지만 난 그 녀석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워낙 유명인사니까 모를리가.

우습게도 나는 그 녀석을 인터넷에서나 봤던
과거 일진이었던 사람의 현재 모습처럼 마주치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치킨배달.
그러나 나는 그 녀석이 치킨집 사장인지 아니면 배달 알바인지 모른다.

찌질이에 왕따를 당했던 그 동창은
지금 정육점에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에다
아이가 둘이나 있고 부인과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과거 일진이었다는 그 녀석은
사장인지 아니면 배달 알바인지 무엇인지 묻지 않았으니 모르겠지만
무척 불행한 얼굴로 치킨을 건네주고 돈을 받아갔다.

소문으로는 일진들과 돌려 사귀던 일진이 되고 싶었던 여자아이는
이혼을 해서 모자가정이 되었다 하고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고교시절 친구는 지금 대학교를 7년째 다니고 있다.

항상 반에서 공부를 잘한다며 거들먹거리던 친구는
지금 공무원시험 준비를 4년째 하고 있고,

전철역에서 우연히 마주친 중학교 시절 반에서 조용히 지내던 여자아이는
얼굴을 고친건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한 미인이 되어 있었다.

집이 좀 산다던 그 친구는 지금 편의점 사장이 되었고,
고교시절에 탱자탱자 놀기만하던 다른 친구는 지금 클럽 사장이 되었다.

고등학교 2학년 남자반일 때 교실 컴퓨터로 야동을 몰래 틀었던 그 친구는
농담이 아니라 정말 벌금형을 먹었다고 한다. 소문으로는 공유웹사이트를 운영했다던데.

중학교 시절 내가 호감을 가지고 있던 있던 여자아이는 지금 동네 대형마트 캐셔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고교시절에 내가 고백했던 여자아이는 남산타워인지 어디서 프로포즈를 받고 결혼식을 올렸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별 다른 사고도 말썽도 없이 조용히 지냈던 나는 지금
회사에서 짤려 백수가 되었다.

정말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
학창시절 제 각각 가슴에 품고 있던 꿈을 이룬 친구들도 있지만
나처럼 그 시절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도 있다.

정말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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