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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식 소설)일상속의 망상 6
게시물ID : freeboard_13037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ebeen
추천 : 0
조회수 : 1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13 18:08:21
다음날 난 어김없이 학교에 갔다. 그리고 왜 해야 되는지 이유도 모르는 자습을 하고 있었다.
오후 자습시간, 담임선생님이 교실에 남아있는 몇 명의 애들에게 말하셨다.
 
너희는 어디 대학가고 싶냐? 과는? 생각해 놓은 거 있어?”
언제나 들어도 적응이 안 되는 말투다. 남을 깔보는 것 같은 말투... 사람의 모습이 달라져 보이는 때가 말을 할 때라고 한다. 지금이 그렇다. 처음에는 온화하고 인자한 이미지이지만 말을 할 때 마다 짜증나는 이미지로 보인다.
담임의 물음에 학교에서 상위권에 드는 소수의 애들이 수도권 대학에 가고 싶다며 말했다. 담임은 머릴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른 애들을 둘러보았다. 그 순간 담임과 나의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바로 불안한 느낌이 암습해 왔다.
 
“4번!”
“하...”
역시 불안한 느낌은 틀리지 않았고 나의 번호가 불렸다.
“예...”
 
“넌?”
“네?”
 
“넌 어디가고 싶으냐고 임마.”
“전...”
딱히 가고 싶은 대학도, 학과는 없다. 그저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만 했을 뿐 별달리 다른 생각을 해본 적 없다. 그렇다고 지금 여기서 나의 꿈을 말하면 모두가 비웃을 것 같았다. 나는 재빨리 머릴 굴려 담임의 물음에 만족할 만 한 대답을 해야 했다.
 
어... 저는 그냥 누나 따라서 같은 대학 간호학과에 들어가고 싶어요.”
“흠... 그래? 근데 지금 니 성적 가지고는 전문대 간호학과도 들어가기 힘들어! 공부나 좀해라 이 자식아.”
“...네”
순간 팍 하고 짜증이 났다. 저놈의 공부 좀 해라...
 
난 머릴 감싸 안으며 엎드려 잠을 자는 척 했다. 어차피 나 같은 건 신경 안 쓰는 담임이라 상관없었다.
정말 나는 저런 말이 싫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정말 지금 이 고등교육이 우리의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걸까?
어른들은 성공하는 인생을 말하지만 나는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
 
우리나라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결정하는 시기인 고등학생 때 그저 주입식 교육만 받는다. 그 외에도 대학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영어나 제2외국어, 또는 논술 같은 심화 과정도 배운다.
이런 것 때문에 청소년 시기에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한다. 물론 예외도 있긴 하지만 내 생각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런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자신이 진정 뭘 하고 싶었는지 망각한 채 대학을 나오고 취업을 하기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그 길은 우리가 진정 원했던 길이 아니기에 더 힘들고 험난할 것이다. 그래서 실업률이 높은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게 우리의 잘못이라고 말할 것이다. 우리가 더 노력하지 않고 성실하지 않았다고...
그럼 나는 그런 어른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우리가 어렸을 때 당신들에게 꿈과 재능을 보여주며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셨나요?
쓸데없는 소리말고 공부나 하라고, 공부해서 취직이나 하라고, 그런 직업 가지고는 돈벌어먹고 살기 힘들다며 무시 하지 않았나요?
그래놓고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고요? 그래요. 우리가 좀 더 강하게 말을 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더 큰 잘못은 어린 우리들의 꿈을 무시한 당신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당신들은 이런 말로 변명하겠죠.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의 미래가 걱정되서 그랬다, 네가 좀 더 편히 먹고 살길 바랐다, 성공하길 바랐다, 라면서 입에 발린 듯 한 말만 하겠죠.
부모의 마음? 정말 부모라면 오히려 자식의 재능을 키워주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을 지켜봐주는 게 정말 부모가 아닐까요? 아무리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어렸을 때 실패하면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 도전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된 상태에서 실패하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은 얼마나 있을 까요?
제가 원하는 것은 단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자식들을 다시 한 번 더 돌아봐 주세요. 
늦지 않았으니까 제발! 아직 학생인 자식들에게 꿈을 이룰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라고...
 

“후....”
스스로 생각해서 대답하고 반문 하며 생각을 하니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그러나 머릿속에서 생각한 것 그대로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실제로 어른 앞에서 이런 말을 다시 생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급격히 정신적으로 피곤해진 나는 그대로 엎드린 채 잠에 빠져들었다.
 

출처 http://todayhumor.com/?freeboard_1303743 << 에세이식 소설)일상속의 망상5
http://todayhumor.com/?freeboard_1303239 << 에세이식 소설)일상속의 망상4
http://todayhumor.com/?freeboard_1302867 << 에세이식 소설)일상속의 망상3
http://todayhumor.com/?freeboard_1302547 << 에세이식 소설)일상속의 망상2
http://todayhumor.com/?freeboard_1302280 << 에세이식 소설)일상속의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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