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지난 컷오프 국면에서 3월 9일 6면 정치면 탑 기사, 3월 10일 1면 탑, 5면 탑으로 정청래 이름을 세 차례 거론했다. 컷오프에서 만약 정청래를 제외시키면 선거 때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거대 언론사가 특정인의 이름을 이틀간 세 차례나 탑기사로 내보내는 일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그만큼 간절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300명이나 되는 국회의원 중 중앙일보와 인터뷰하지 않는 유일한 정치인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청래만 사라지면 모든 국회의원과 인터뷰하는 언론사가 되니, 정청래의 낙선이 간절했을 것이다. 다른 정치인들에게 본보기도 되는 것이다. <중앙일보>에 맞서면 죽여버린다는 것. 그것도 자신의 손이 아니라 <중앙일보>에 쫄은 당지도부에 의해서 죽여버릴 수 있다는 위력을 과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컷오프 됐다.
<중앙일보>의 기자가 지난 월요일에 "르포 기사를 쓰고 싶다"고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리고 기사를 하루 묵혔다 선거일 아침에 이렇게 제목을 뽑았다.
김성동 "막말 아바타 심판하자" 손혜원 "나 찍으면 정청래 부활"
김성동은 정청래의 아바타 손혜원은 안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일관되게 해왔다. <중앙일보>는 정청래=막말이라는 등식을 사용해 정청래를 임의로 막말로 등치, "막말 아바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선거일 아침에 "막말 아바타 심판하자"는 기사를 내보냈다. <중앙일보>가 얼마나 집요하게 정청래라는 존재 자체를 멸절시키려고 하는지 잘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사에서 따옴표를 딴다는 것은 그 사람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긴다는 뜻이다. 나는 기자에게 항의전화를 했고 "막말 아바타를 심판하자"는 말을 김성동 후보가 했는지 물었다. 기자는 "맥락이 그러했다"고 대답했고 나는 수정을 요구했다.
온라인판은 아래와 같이 수정됐다.
김성동 “막말 정치 심판하자” 손혜원 “나 찍으면 정청래 부활”
이미 활자는 박혀 신문에 나간 다음이다.
이것이 한 언론사가 조중동에 저항하는 정치인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공정한 언론이 할 일이 아니다.
지식인은 사회의 자원을 사용해 성장한다. 아무리 사적 영역에서 일한다고해도 공적 책임을 느껴야한다. 기자는 지식인이다.
지식인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그 부끄러운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한다. 부끄러워할 사람들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가지길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