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터지려는 울음을 참다가.. 이러면 안될것같아 억지 웃음도 짓다가.. 머릿속엔 판단은 안서고. 연락오는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얘기하다보니 답은 안나오고 더 답답해지기만 하네요.
만6살. 돌잔치 후 알게된 급성 골수성 백혈병. 그후 완치와 재발을 반복하며 항암과 치료로 보낸시간이 아들의 인생중 반이 넘어가네요. 처음 발병부터 오늘까지 총 네번의 발병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반복되는 재발에도 항상 현실을 받아들이며 나름 최선을 다했고 다행히 고비를 넘겨왔습니다. 올해초에 세번째 재발을 알고 무사히 약으로 끝냈지만 채 한달도 되지 않아 재발을 하였고 한달넘게 항암의 효과를 기대했지만 오늘 결과는 전혀 항암제가 듣지 않았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진행의 판단은 저와 제 집사람이 하라는 말.
이미 항암제의 내성이 생겨 약이 듣지 않으니 더 쎈 항암제를 써야하는데 애가 버틸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암세포가 사라질 가능성은 30프로 미만.
아니면 항암을 포기하고 수혈로 버티는데 3개월에서 길게 1년. 최대한 고통없이 편하게 지내게 해주는게 목적.
물어볼 말이 많았지만 목이 매어서 더이상 묻질 못하겠더군요. 옆에서 눈이 불거진채 말못하고 있는 집사람 얼굴을 보니 더욱 이를 악물고 북받치는 울음을 참아야했습니다.
다음 외래진료를 잡고 이대로는 병실에 있는 아들에게 갈수가 없어 병원밖에서 맘을 다지고 올라갔네요. 약 40여일 넘게 지냈던 병원에서 퇴원한다고 좋아하는 아들앞에서 같이 좋아해줄수 밖에 없었습니다.
걱정과 희망에 연락오시는 어른들은 한방치료를 해보자. 다른 병원으로 옮겨보자. 산으로 들어가보자 하시지만 지금 당장의 선택에 도움이 되지 않네요.
애가 고통스럽게 있는거 더이상 어떻게 보냐며 종교에 믿음을 더 갖고 다른 민간치료를 해보자는 어머니 말에, 맘에도 없는 낮동안의 울분을 터치고 말았네요.
아이가 잠들기전 소원이 뭐냐고 생각해봤냐 물어보았습니다. "다낫기" "응?" "아..병낫는 거라고" 그전엔 갖고 싶은것만 얘기하던 아들이 첨으로 자기 병에 대해 말을 하더군요. 눈이 다시 불거지는채로 애와 눈이 마주칠수 없어 계속 피하며 말을 나눴습니다. "아빠 조금 멀리 가고 싶어" "어디 갈까?" "옛날에 비행기 탓는데 이쁜 누나가 풍선도 만들어주고 음..그리고..아 먹을건 안나왔었구나" "아..제주도 가고 싶어?" "근데 우리 가족이랑..또 누구랑 같이 가지?" "그러면 우리 같이 누구랑 갈지 알아보자"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를 내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는게 너무 무섭고 두렵네요. 이것을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의논한다는것 조차도 나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시키는것 같아 말하기도 힘들구요.
나중에 최대한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하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계속 맴돌기만 합니다.
짧지만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이 나을지.. 힘들수 있지만 작은 희망에 기대보는것이 나을지.. 누군가 답을 내줄수는 없겠지만 이렇게라도 넋두리 해봅니다. 저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정말 기나긴 주말이 될듯하네요. 이 또한 글을 읽는 분들에게 짐을 드리는것 같아 죄스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