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터덜거리며 걸어가던 그의 머리속에선 박과장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가득하다. 언제나 그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 나있는 박과장. 순간 부아가 치밀어 발앞에 보이는 빈 우유곽을 냉큼 발로 차버린다. 제법 잘 맛아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던 우유곽은 앞서 걸어가던 덩치좋은 청년의 튀통수에 맛고 땅으로 떨어진다. 화가난 청년에게 멱살이 잡혀 굽신거리며 사과하여 그 상황을 넘어간 그는 수치심과 박과장에 대한 분노가 버무려져 그 청년에게 살의를 느낀다. 그러나 뭐 별수있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집으로 발길을 재촉하던 그에 눈 앞에서 아까의 그 청년은 난데없이 앞으로 고꾸라진다. 어처구니 없게도 넘어진 그 청년은 길 옆 밴치 모서리에 머리가 찍혀 꼼짝도 하지 않는다. 멍하니 그 모습을 보는 중에도 그 청년의 머리에서는 피가 배어 나오고 있다.
얼마후 등산을 좋아하는 박과장을 따라 산길을 오르는 부하직원 무리에 그가 끼어 투덜거리며 산길을 헉헉 거리며 오르고 있다. 정상에 다달아 힘들어 하는 그에게 박과장은 젊은 사람이 체력이 그게 뭐냐며 핀잔을 준다. 평소 박과장에게 갖은 비위를 맛추며 그 오른팔 노릇을 하는 이대리는 기회다 싶은지 하산할때 까지 그에게 이죽거리며 박과장과 농을 치며 내려간다. 화가 나지만 어찌할수 없던 그는 앞서가는 이대리에게 발에 채이는 작은 돌맹이를 소심하게 툭 차버린다.그 순간 발이 미끄러진 이대리는 한참을 굴러 기묘한 각도로 목이 꺽여 움직일줄 몰랐고 미처 감기지 않은 그 눈은 그를 쳐다보는 듯 햇다.
그 후로도 그가 발로차 맛추는 사람이 모두 죽음에 이른다. 그는 자신이 발로 차서 맛춘 사람을 죽일수 있는 능력이 생겻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는 무척 섬뜩하고 꺼림직 하지만 자신의 이 능력에 마음 한켠 슬며시 미소가 피어오른다.
어느 퇴근길 그는 몰래 박과장의 뒤를 밟아 길에 버려진 빈 캔을 그에게 차버린다. 그런데 왠걸 그 캔은 기묘한곳을 부딧히고 튕겨나와 자신을 맛추는 것이 아닌가. 몇번을 시도 해도 언제나 자신을 맛추는 캔을 쳐다보며 찝찝한 마음을 가지고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물론 자신이 스스로를 죽이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죽지는 않겟지 라는 자기위로와 어찌된 일인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며 횡단보도를 건너려한 그에게 거대한 트럭이 경적을 울리며 다가오고 있다. 경적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그 거대한 트럭의 반짝이는 전조등을 바라본 찰나 그에 머리 속에 한가지 생각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