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사안이 '~한게 유머'라고 포장되어 유머게시판 등지에 올라가고 하는 일이 자주 보이는데, 그게 진짜 유머일까요? 그냥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핑계가 아닐까요? 이건 마치 도서관에서 '진화론' 책을 종교 코너에 꽂아놓은 것에 대한 지적을 '종교의 창조론과 대적되는 개념이니까 종교에 꽂아놓았다'고 설명하는 느낌이 아닙니까?
과연 그런식으로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게시판을 지키려 하지 않으시는 분들을 보면, 시사적인 이슈에 대해 자기 의견을 표명하면서, 과연 현실에서도 얼마나 예절과 질서를 지키면서 사실지 의문입니다. 이것은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운동처럼, 눈치보다가 지키기 어려워진다던가 하는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단순히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기같이, 약간의 노력을 감수하면 크게 문제가 될 일도 아닐겁니다.
심지어, 그런 것을 지적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비난을 퍼붓는 유저분도 계시던데, 그런 '옳은'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욕하는 행위는 어디에서 배워오신겁니까? 병든 사회의 폐단을 학습하여 그 행동을 그대로 '정의'를 지향하는 게시판의 잘못된 행동을 옹호하는데 사용한다면, 그 게시판의 의미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건가요?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라는 맥락이, 다분히 개인의 욕심뿐은 아닐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사회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개개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 나라이고, 사회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오유에서 만큼은 적어도 '눈쌀을 찌푸리지 않을 권리'정도는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본인에게까지 문제가 들이닥친다고 하더라도, 그 무관심한 사람에게 문제의식을 갖도록 강요하는 것은 강조 조금 섞어서 폭력적인 행태가 아닌가 싶을 정도이기도 합니다.
부디 게시판을 지켜서 서로 즐거운 커뮤니티 이용이 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루한 푸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