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생입니다. 2년 전 그날부터 흘린 눈물은 강을 이룰 정도입니다. 제가 이 정도인데 유족 분들은 얼마나 아프실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늘 가슴 한 켠이 시립니다. 동시에 끓습니다. 너무 쉽게도 잊혀지는 현실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제 자신 그리고 무언가에 대한 분노가 끓습니다.
하지만 제 주위에서는 저만 그런가 봅니다. 저는 교복에 친구와 함께 구매한 노란 리본 뱃지를 달고 팔찌를 차고 가방에도 노란 리본 고리를 걸고 다닙니다.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반 친구가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것도 달고 다녀? 착한 척하네.
농담조였지만 그건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작년 4월 16일 칠판에 그려진 노란 리본을 보고 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공부에나 집중해라. 지우고.
웃으며 말씀하셨지만 그건 웃을 일이 아니었습니다.
전교회장 선거에 나온 한 친구의 교복에 있는 뱃지를 보고 다른 후보가 말했습니다. 저 뱃지 뭔가 어필하기 좋아 보이네. 쟤 백퍼 일부러 저거 달았어. 나도 달걸 그랬나?
심지어는 저와 리본을 함께 구매한 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 무리의 애들 가방에 걸린 리본을 보며 탐탁치 않다는 듯 말했습니다. 뭐야? 쟤네도 저거 달고 다녀? 착한 척하고 지X이야.
하는 순간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럼 너도 착한 척, 이미지 메이킹하려고 리본 샀냐? 라고 따졌습니다. 착한 이미지를 위한 수단...... 어이가 없습니다.
주위에선 말합니다. 그놈의 세월호, 지겹지도 않냐며.
주위에선 비꼽니다. 웬 착한 척이냐며.
언제부터 이런 시선이 생긴 거죠? 왜 당연한 것에 트집을 잡고 왜 당연한 것에 눈치를 봐야 하는 거죠?
진정으로 지켜야 할 것들을,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할 일을 우리 사회는 왜 외면하고 도피하는 겁니까? 그렇게 해서 끝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정말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정의란 무엇입니까? 저의 들끓는 피가 비정상입니까? 아니면 당연한 것에 눈치를 주며 막는 것이 비정상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