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고3때 학교 앞 수족관같은 펫샵 새장 속에 삐약거리던 아기냥이 다섯마리..
그 중에 왜 유독 네게 눈이 간 건지..더 삐약거린건지 더 이뻤던건 사실 이제 기억도 안나.
정신차려보니 아저씨에게 돈을 쥐어주고, 박카스 박스에 든 널 들고 집에가는 버스에 탔었어.
만원인지 만오천원인지... 네 사료 한봉지보다도 적은 돈이 네 몸값이었어.
집에와선 친구들이 생일선물 준거라며 울고불고 우겼지.
그게 너랑 나랑 처음 만난 날이야.
반평생 가까이 살 부비고 살다보니 고양이라기보다 그냥 식구같은데..
열살 넘으면서부터는 조금씩 네가 없을지도 모를 시간을 준비해야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6년이 지난 지금은 너는 그냥 평생 이렇게 살아주지 않을까 하는 멍청한 생각도 든다.
크게 아픈데 없이 해준것도 없는데도 이렇게 곱게 늙어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
- 내 늙은 고양이에게..
문득 본 젤리가 노인 손마냥 쭈글하고 푸석한 걸 보니.. 마음이 짠해져 나도 모르게 반려동물 화장터 검색하다 감수성이 폭발했네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