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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국보 70호 ‘훈민정음 상주본’
게시물ID : history_119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케
추천 : 1
조회수 : 8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0/08 19:39:44
소유자 “재판끝나면 국가위탁 고려”
광흥사는 9일 온전 공개 기원 법회

세종대왕 한글반포 567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한글날을 앞두고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존재 여부에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상주본은 2008년 7월 경북 상주에서 배모씨(50)가 “집을 수리하기 위해 짐을 정리하던중 발견했다”고 공개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상주본은 그 이후 소유권과 절도 소송으로 인한 지리한 법정공방에 휘말리면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지난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일부


◇ ‘절도혐의’ 소유주 2심서 무죄

배씨가 2008년 7월 공개한 상주본은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70호 훈민정음 해례본과 같은 판본이다. 상주에서 발견돼 ‘상주본’으로 불린다.

상주본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지역 골동품상 조모씨(사망)가 “자신의 가게에서 도난당한 것”이라며 물품인도 청구소송을 내면서 문제가 생겼다. 배씨는 상주본을 숨기고 소송에 대응했다. 민사소송과 별도로 진행된 형사소송에서 배씨는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해 9월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문화재청과 검찰·법원이 배씨 집을 압수수색하고 회수에 나섰지만 상주본을 찾지 못했다. 당시 재판 과정에서 배씨는 상주본을 국가에 위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주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무죄가 확정되면 배씨는 이를 근거로 조씨에게 패한 민사소송 재심청구를 통해 소유권을 찾으려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배씨를 수시로 찾아가 재판과정에서 한 약속(국가위탁)을 지키도록 설득했지만 ‘소송이 마무리 안됐다’는 말만 되풀이한 채 상주본 상태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면서 “소유권을 인정받고 완전히 명예를 회복하게 되면 공개하겠다는 뜻인데 그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 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 소유주 “때되면 국가 위탁 고려”

배씨는 집에서 어머니, 형과 생활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그는 간간이 민속품 등을 수집해 팔며 지내고 있다. 

배씨는 8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문화재청과 검찰이 상주본 확보에만 혈안이 돼 위증자들을 내세워 엉뚱한 (절도)사건을 만들어 나를 애먹이고 일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때문에 많이 지치고 몸도 좋지 않다”며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면 그 때 상황을 봐서 민사소송 재심청구를 하든지 할 것”이라며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상주본을) 공개하고 국가 위탁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주본의 행방과 상태 등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답을 피하거나 함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상주본을 국가에 위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배씨가 법정공방이 모두 끝난 뒤에 약속을 지킬 지 일부에서는 못 미더워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배씨가 해례본의 가치를 잘 알기 때문에 허술하게 보관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지만 개인이 보관처리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훼손 우려가 더 커지는 만큼 배씨를 계속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 광흥사 9일 온전한 공개 기원 법회

상주본이 과연 온전하게 보관되고 있는 것일까. 문화재 훼손을 우려한 불교계가 온전한 공개를 기원하는 법회를 연다. 조계종 제16교구 광흥사(안동 서후면)는 9일 오전 10시30분 한글날을 기념해 ‘훈민정음 해례본 영인본 복장 봉안 법회’를 연다. 광흥사는 소송과정에서 애초 이 사찰의 ‘복장유물(불상을 만들 때 불상 안에 넣는 불경 등 문화재)’ 이었으나 도난당한 것이란 주장이 나오기도 했던 곳이다.

광흥사는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을 토대로 제작한 영인본을 명부전의 목조 시왕상의 배속에 봉안하고 한글 창제 과정에서 불교역할과 관련한 자료도 전시한다.

주지 범종스님은 “소유권 여부를 떠나 소중한 문화유산인 상주본이 온전하게 모습을 드러내 잘 보존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법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0081637061&code=9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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