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문재인과 이재명을 등치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현재 여론 구도를 살펴보기에 지난 대선과 이번 대선의 여론조사를 비교하는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현재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성별/세대별 지지율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0. 2017년 대선
지난 대선은 5자구도였고, 특히 홍준표와 안철수가 비슷한 득표율을 보였기 때문에 1,2위간의 득표차가 커졌습니다.
때문에 문재인은 41%라는 그다지 높지 않은 득표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는 착시 현상이 생겼습니다.
당장 2,3위 후보의 득표율만 합쳐도 문재인을 넘어섰는데 말이죠.
문재인은 쉬운 대선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2,3,4위 후보간에 단일화라도 했으면 하마터면 질 뻔 했습니다.
당시에는 박근혜 탄핵이라는 사건 직후였기 때문에 그들간의 단일화가 불가능했을 뿐입니다.
1. 2017년 여론조사
지난 대선을 1,2일 앞두고 한국갤럽에서 다음과 같이 성별/세대별 지지도를 조사했습니다.
물론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에 한 조사이기 때문에 실제 발표는 대선 후에 공개되었습니다.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점을 시사합니다.
-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 중에 20대 남성이 급격하게 돌아섰다는 통념과는 달리,
이미 이 때에도 20대 남성의 문재인 지지율이 굉장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문재인은 3~40대 남성, 2~30대 여성에서 과반의 지지율이 나왔습니다.
반면 남녀 모두 60대 이상에서는 17%의 낮은 지지율이 나왔습니다.
2. 2022년 여론조사
다음은 최근에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조사입니다. 역시 성별/세대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5년 전 대선 문재인의 지지율과 비교해보면 이재명의 지지율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습니다.
- 전체 지지율은 비슷합니다 (문재인 38%, 이재명 38.7%).
- 이재명은 6~70대 이상에서 30% 수준의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5년 전 문재인은 17%에 불과했습니다.
- 17년 문재인과 비교 시 30대 남성층에서 큰 지지율 격차가 납니다 (문재인 55% --> 이재명 41.7%).
단, 17년도에도 이미 현저하게 낮은 문재인 지지율을 보이던 20대 남성의 절반이
22년에는 30대 남성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즉 30대 남성에서 보이는 격차는 특별히 이 세대에게 이재명이 문재인보다 어필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5년 전 문재인 비토하던 20대 중후반 남성이 30대 초중반 남성이 되어 이재명을 비토하고 있을 뿐입니다.
- 17년도 문재인과 비교 시 가장 큰 격차는 남성이 아니라 2030 여성입니다.
문재인은 2030 여성들로부터 과반의 지지를 받았지만, 이재명은 30%대에 불과합니다. 거의 -20% 수준입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특이한 점인데,
왜냐하면 리얼미터에서 동일한 설문대상으로 진행한 아래의 문재인 정부 국정 지지율 집계에서는
2030 여성의 절반 이상이 "잘한다"라고 응답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2030 남성의 경우 국정지지율과 이재명 지지율이 큰 차이가 없습니다.
3. 결론
언론에서 이야기하는대로 이재명의 2030 남성 지지율이 낮기는 하지만, 이는 특별히 이재명에게만 국한된 것도 아니며,
5년의 시간차에 따른 에이징 효과를 감안하면 이들의 정치성향이 급격하게 변화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오히려 여론조사상으로 봤을 때 이재명이 놓치고 있는 세대는 2030 여성으로 보입니다.
특히 30대 여성에서 윤석열 > 이재명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특이한 부분인데 왜 언론에서 안 다뤄지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