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60대 이상 노인인구층의 투표수가 20대(19세 포함)의 2배에 달하는 등 노인층의 투표 영향력이 19대에 비해 훨씬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으로선 노인층을 위한 공약과 정책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최근 전국단위 선거 연령대별 유권자수와 투표율을 토대로 20대 총선의 연령대별 예상 투표수를 예측한 결과 60대 이상의 투표수가 19세를 포함한 20대의 투표수에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총선 당시 19~29세까지 투표자는 307만명이었고 60세 이상은 568만명으로 약 261만표 차이가 났었다. 지난 8월말 주민등록 기준 유권자를 토대로 19대 투표율을 적용해 20대 투표수를 예측한 결과 19~29세까지는 312만명이었고 60대 이상은 699만명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 그룹간 차이는 386만명으로 19대 투표수 차이의 1.5배에 달했다.
젊은 층의 범위를 확대해서 19~39세까지와 50대 이상을 비교해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들 연령대간 투표수 차이는 565만명 가량으로 예측됐다. 지역별 특수성이 있겠지만 지역구 246개를 기준으로 보면 지역구간 평균적으로 60대 이상이 2만2900명 가량 더 투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총선의 경우 수백표 차이의 박빙의 결과가 많은 것을 볼때 이들 60대 이상의 표심을 누가 잡는가가 당선의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런 투표수 격차는 점점 가속화 되고 있다. 고령화로 60세 이상의 유권자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투표율 마저도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수의 경우 2007년 대선 당시 608만명에서 작년 지방선거에는 893만명으로 약 290만명 증가했다. 50대 이상도 같은 기간에 230만명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20대의 경우는 2007년 당시 730만명에서 661만명으로 70만명 가까이 감소했고 30대의 경우도 비슷한 규모로 감소했다.
두 연령대간 투표율 격차도 크다. 선관위 19대 선거총람에 따르면 2007년 대선 당시 20대 전반층의 투표율은 51.1%, 20대후반층은 42.9%였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은 76.3%였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20대 전반층은 45.4%, 20대후반층은 37.9%였던 반면 60대 이상은 68.6%에 달했다. 19대 총선에서 투표율과 유권자수를 감안한 두 연령대층의 투표수 격차는 296만표였다.
국회 한 관계자는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여야 할 것 없이 관심이 큰 반면 젊은 층 정책은 외면받고 있다"면서 "지역구의 오피니언리더나 영향력이 큰 유지들이 모두 50대 이상인 상황에 이들이 관심가지는 정책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다고 판단하는 야권에서는 선거연령을 낮춰 젊은층의 유권자수를 늘리기 위한 입법에 나서고 있다.
국회 등에 따르면 선거 연령을 내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19대 국회 들어 지금까지 6건이나 발의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윤후덕·최재성·이언주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등이 선거연령을 현행 19세에서 18세로 내리는 내용으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법안을 심사하고 있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연령 하향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개특위가 선거구 획정 등 주요 사항을 논의해 선거연령 문제가 배제되는 것도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노인층 지지세가 큰 새누리당에서 이에 대한 논의에 소극적인 것도 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