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엔 몰랐죠..
모유수유 검색 해 보니 뽀얀 엄마 젖가슴을 아이가 행복하게 물고 있더라구요.
저도 그날만을 기다렸었죠.
우리 아들한테 젖 물리며 눈 마주치고 사랑스럽게 웃어줘야지^^
근데 이게 왠걸..............????
전쟁이 따로 없네 증말.
따져보자면
모유수유>>>>>>>>>>>>>>>>입덧>>출산
순이 될 것 같네요.
밤새 덜덜 떨면서 찾아보던 출산후기들.
물론 도움은 많이 됐지만 지금 출산했던 그 고통 아무것도 기억 안나요..
모유수유를 하다가 가슴 살점이 뚝 패였던 그 고통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임신해서 배불렀을때 애 낳으면 무조건 엎드려 잘거다 ㅡㅡ!!!! 다짐했는데..
이번엔 또 가슴때문에 엎드릴수가 없네 ㅠㅠㅠㅠ
완전 돌덩이가 된 가슴 두짝을 마사지사 두분이 매달려서 온몸이 벌개 지도록 주무르던 그 고통 ㅠㅠ
우연히 스친 내 손에도 소리를 지르게 만들었던 젖몸살..
젖몸살로 온몸에 열이 39~40도를 왔다갔다 했지만 응급실에서는
아이한테 물리세요. 아이한테 물려서 젖 빼내는게 가장 좋습니다.
아니면 열이 내리길 기다리던지 ...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타이레놀 하나 먹고 밤새 젖 물렸는데..
아픈 와중에도 내 자신이 미련하고 서글퍼서 눈물이 줄줄..ㅠㅠ
젖이 넘칠때가 있고 모자란 시기가 있는데.. 모자란 시기가 되면 대부분 아기 이빨이 자라 있을 시기예요.
젖이 안나오면 애미야 젖이 모자라다며 쪼만한 이빨로 콱! 무는데..
평소엔 쳐다만봐도 닳을까 아까운 내 새끼.. 궁둥짝으로 손이 팍 날아갈정도로 아파요 ㅠㅠ
진짜 눈앞에 노래지고 내 엉덩이가 하늘까지 승천해요 화들짝 놀라면서 너무너무 아파요.
아이가 물어서 가슴 유륜 주변에 물집? 포진? 같은게 엄청 오밀조밀 징그럽게 올라왔던 적이 있었는데요.
당장 수유 중단하고 소아과 갔는데 그냥 물려도 된데요. 피만 안나면 주래요..
나니??? 가슴이 이 지경인데 애한테 물리라고?
친구가 오케타니 어쩌고 거기로 가보래서 대전에서 젤 유명한곳으로 갔더니
아기가 물어서 물집이 생겼네요. 그냥 수유하셔도 되요~
음.. 그냥 수유해도 되는건가?
싶어서 집에 돌아와서 물렸다가 정말 뒈지는줄 알았습니다....
애기들이 또 빠는 힘이 좋아서 한번 물면 잘 안놔요..
애기 입에 손가락을 넣어서 빼야해요 . 안 그럼 유륜이 뜯겨져 나가는것 같아요 ㅠㅠ
너무 아파서 애기 입에 손가락을 넣는데 손톱에 작은 물집들이 걸려서 드드드 터지는 느낌이 나요.
순간 소리를 악!!! 질렀더니 남편이 뛰어와서 왜그래! 하면서 젖 물던 애기를 그냥 올려 안아요..
유륜이 뜯어질뻔했어요 남편 귓방망이 때릴뻔했어요 이 날 그 고통 아직도 생생하네요 ㅠㅠㅠㅠㅠ
이 날 살점이 떨어졌거든요..
어느날은 가슴이 띵띵 불어서 살펴보니 짜도 젖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젖꼭지에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해요.
인터넷에 알아보니 젖줄기가 막힌거라 소독한 바늘로 뚫어주래요.
남편한테 부탁했더니 손을 벌벌 떨고 자기 도저히 못하겠다고.. 그냥 병원 가재요.
애 데리고 병원가는게 쉬운줄 아나.. 내가 뚫다가 피보고는 안되겠다 싶어ㅋㅋ
그냥 멀지만 차타고 유방외과로 갔어요.
가슴에 혹이 있냐고 하길래 만져보니 뭐 딱딱하게 있어요.. 간호사 샘이 만져보더니
어? 엄마 혹이 있는데요. 혹이있음 무조건 유방암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개 식겁했어요.
유방암이 무서웠던게 아니라.. 유방암 검사 기계가 가슴을 완전 찌부 시키거든요 ㅠㅠ
멀쩡할때 해도 답답한데.. 저 지금 그거 못해요. 라고 했더니 걱정마시라고 금방 끝나고
같은 증상 있으신 엄마들도 다 했다고...
검사실에서 소리 질렀어요 ㅠ
우리 애기 밖에서 울고 남편은 웃고 ㅠㅠ
기계가 점점 돌처럼 딱딱해진 가슴을 찌부시키는데 악!! 그만!!!!
진짜 세상이 노래져서 시트콤에서 나오는것처럼 소리를 질렀어요 병원에서..
검사 하시는 분이 많이 아프신가봐요.. 하고 새어나온 모유를 닦아주시는데
제가 젖소가 된 것 같았어요.. 여기는 도축장.. ㅠㅠㅠㅠ 하
결과는 유선염이였죠 뭐.
항생제를 처방 해 주겠데요..
사실 그때 너무 힘든 시기여서 그냥 이까지 먹였음 훌륭했다 그만하자.. 싶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유선염 치료하면서 모유수유해도 전혀 상관없으니 수유 중단하지 마시고 쭉 하시라고..
아놔 ..
유선염일때 수유한 그 기분은 글로 쓰질 못해요.
뭐라고 해야 하지... 음.
가슴에 엄청 큰 상처가 있는데 누군가 계속 두시간마다 십분간격으로 소금물을 뿌리고 바늘로 찌르는 느낌?
글쓰는 지금도 소름이..ㅠㅠ
전 왜 이렇게까지 미련하게 모유수유에 집착했을까요..?
사실은요 혼전임신이라..........
계획되지 않은 제 몸에 온 아이한테 참 미안했거든요ㅠㅠ
편두통 환자여서 이미그란이라는 독한 진통제를 처방받아 먹던때에 왔어요.
남편이랑 둘이 음주가무 즐기면서 맛집 찾아다니는게 취미였구요. 둘다 애연가였어요.
지금은 모두 포기한 것들이지만
그 당시엔 엄청 무서웠죠..
이미 지나온 날을 되돌릴 순 없는거라서 엄청 많이 많이 걱정을 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모유수유에 좀 많이 집착을 하던 엄마였네요.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모유밖에 없다..
원체 안 좋은 상황에서 낳았으니 이거라도 잘 줄게. 하는 마음에..
정말 미련하게 내 몸 다 곪아 터져도. 먹고 싶은거 참아가며 애기한테 투자했어요 ㅠ
오늘로써 단유 2주째. 아이는 24개월.. 다짐했던 2년동안 모유수유를 잘 마쳤네요.
제 스스로가 정말 너무 너무 기특하고 대견해요. 진짜 진짜...
나라는 작은 그릇이 이걸 해냈다니. 싶을 정도로요..
살면서 니가 가장 잘한일은 뭐니? 라고 했을때 전 당당하게 울아들한테 한 모유수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ㅋㅋ
진짜 너무너무 아팠고 너무 힘들었고 수유때문에 정말 많은 걸 포기했거든요.
물론 철저한 피임속에 둘째는 안생기겠지만
둘째 낳으라면 또 낳을 수 있어요.
그치만 절대!! 네버!!!! 모유수유 안할래요. 아니 못해요 ㅠㅠ 내가 수유 또 하면 사람새끼 아니예요 진짜 ㅠㅠ
이제 저 남편이랑 야식 먹으면서 술도 맘 놓고 마셔보고
아프면 약도 꼬박꼬박 챙겨 먹을거고!! 셔츠만 입고 나가는 시대는 끝났네요.
앞으로는 매일 원피스 입을거구요~ㅋㅋㅋㅋㅋㅋ
수유실 있는 식당 골라다니지 않아도 되요. 너무 좋아요 ㅎㅎ
아이는 두돌이 될 동안 감기로 병원 한번 안가는 에너자이저가 되었어요.
물론 백프로 모유때문은 아니지만, 신기할 정도로 안 아프네요. 넘어져서 상처나는건 있어도 아프질 않아요 애가..
예방접종 제외하고 병원간 기억이 없어요.
남들보다 좀 많이 걱정하고 안 좋은 케이스는 다 겪으면서 했던 모유수유를
아기가 보상해주는거 같아서 기뻐요.. 좋아요. ㅠㅠㅠㅠ
단 치아우식증으로 치과는 자주 다녔네요 ㅠㅠ 젖 때문에 이가 녹는걸 우식증이라고 해요.
다행히도 빠질 이빨이라 큰 걱정은 없어요.
2년동안 밤에 잠을 길게 자본적이 없었는데.
젖 끊고 나니 9시에 자서 9시에 일어나네여... 살 것 같아요.
내일은 저한테 선물 하나 해주려구요.
이쁜 속옷이랑 원피스 살거예요.. 후후 ㅋㅋㅋㅋ
그리고....
우리 엄마 좋아하는 꽃다발이랑 따신 외투도 같이 살라고요...
엄마도 이렇게 힘들게 나를 먹여 살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져요.
잠이 안와서 뻘글을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결론은 우리 모두 엄마에게 잘하자..ㅠㅠ
모유수유는 엄마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희생이자 선물이다..
덧붙혀 +)
분유를 먹이는것도 보통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유보다 더 부지런해야 해요. 저는 제 주변에게 모유수유 권장 안해요..ㅠㅠ
엄마 심신이 편안해야 육아에 100% 자기 자신을 활용할 수 있어요.
모유가 안나오는데 어떻게 먹이겠어요. 절대 자책하지 마세요.
저는 모유에 엄청 집착하면서도 정작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질 못했어요 몸이 항상 피곤하니까 ㅠㅠ..
아기가 건강하더라도 다른 아이와 어울리며 노는 사교성이 많이 떨어져요.
아이 또한 엄마 젖에만 집착하는 아기가 되어버렸고, 밥도 잘 안먹는 아이 였거든요.
수유가 육아에 전부는 아니니깐요. 엄마들은 다 위대해요 존경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