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부에요.
신랑은 금요일 밤늦게 집에오고, 일요일 밤늦게 또 근무지역으로 떠나죠.
신랑이 없는 평일동안은 저랑 아기랑 둘이서 지내요.
너무 지칠 때는 30분거리에 있는 친정에가서 며칠 지내다가 오기도하구요.
그것 조차 요즘은 엄마가 바쁘시기도하고 힘들어하셔서 잘 안가요.
지난주 부터 아이는 어린이집에 등원을 시작했습니다.
적응 기간이라 점심식사 이후 하원하죠.
신랑은 월요일 연차를 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어린이집가있는 2~3시간동안 우리둘이 영화보고 오자고 제안했습니다.
들떴어요.
너무나도 오랜만에..
둘이서 데이트 할 수 있다니 기뻤습니다.
평소에 친정에는 평일에 너무 자주가서 주말에 아이를 맡기거나 하지않았고
시가에는 시아버지가 저에게 야동을 2회 보낸 이유로 제가 발걸음을 끊었습니다.
저만.
말이죠.
어쨌든.
둘이서 손잡고 어디든지 가고.
뒷자리에서 아기와 함께가 아닌, 조수석에 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합니다.
그런데 시큰둥하게
응? 영화?
하더니 보러가자 하더군요.
그리고는
전혀 신나지 않은 톤으로.
비꼬는 톤으로
"우와 신난다 영화보러간다~
휴가 냈는데 어딜 가거나, 어디 병원을 가거나 일보러 가는게 아니라 영화보러가는건가?"
그렇군요.
신랑에게 저랑 2시간남짓한 시간동안, 단둘이 보내는 것은
그렇게 가치가 없는 일이였군요.
이번 주말. 토일동안 신랑은 동생을 위해 계속 시간을 썼습니다.
토요일.
늦잠자고. 브런치를 먹은 후 . 아이가 2시쯤 낮잠을 자자
신랑은 본인 동생의 부탁으로 왕복 2시간 거리에 있는 가게로 가서 어떤 물건을 사왔습니다.
5시가 좀 넘어서 돌아왔죠.
일요일.
늦잠자고. 브런치를 먹은후. 아이가 2시쯤 낮잠을 자자
신랑은 본인 동생에게 이 물건을 전달해주기위해 왕복2시간거리에 있는 시가로 갔습니다.
도착을 했다는 메세지도없었고, 시가에 있는동안 어떤 연락도 안하더군요.
물론 제 카톡을 읽지도, 답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8시쯤 집에 돌아왔습니다.
토요일에 물건을 사러가는 것은
토요일 브런치를 먹은 후에 저에게 말해줬습니다.
일요일에 물건을 전달해 주러 가는것도
일요일 브런치를 먹은 후에 저에게 말해줬습니다.
일방적인 통보인가요?
오늘 돌아오는 시간을 알려주지도, 내 카톡에 답하지도 않는 사람을, 나와 영화보는 2시간이 아까운 이사람을.
아기와 함께 집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자니
너무 화가나고.
답답하고.
집에 있으면 미쳐버릴것 같아서
신랑이 집에 오자마자 대충 짐을 챙겨서 근교의 호텔로 들어왔어요.
본가에 갈 일이 생기면 항상 전날 저녁이나, 당일에 말해줍니다
2~3주에 한번정도 가구요..
그런데 저는 스케쥴을 잡을때 주말은 항상 비워놔요.
신랑이랑 딱히 얘기한게 없는데도요.
주말은 신랑과 아기를 위해 쓰기위해 비워놉니다.
한달동안 우리 셋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단 8일 밖에 없으니까요.
회사가 바쁠때는 못오는 주말도 있기 때문에...더 적습니다.
그런데도
전날 한밤중에. 당일 아침에 본가에 갔다오겠노라 하면
웃으면서 알겠다고하고
저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신랑을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아기와 저는 항상 이렇게 둘이 지냈으니.
뭐 늘 있는 일상이니까..
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너무나 쓸쓸했습니다.
게다가..
시아버지가 야동을 2회 보낸 이후로는 저는 시가에 가지 않습니다.
저만.
가지 않고.
명절에 신랑은 아기랑 둘이 다녀옵니다.
주말에 그냥 아기를 보여주러 가끔씩 다녀오기도합니다.
나만 빠지면 그들은 행복하게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거죠.
아무문제 없이.
이번 설날에 묻더군요.
시간도 지났는데 잊고..이번 명절에는 가자고.
1년정도 지났고.
잊혀지지않았고.
전혀 가고 싶지않다.
어떻게 잊으라고 할 수 가 있나?
라고 분명하게 하지만 차분하게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분노가 차오르는 것을 억누르는 것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신랑은 이런저런 변명을 하다가
안그래도 자기가 생각 중에 있는 것이
본가에 일정기간.. 아예 가지않는 것을 고려하고있다.
본인 아버지가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인지 할수 있도록 하겠다.
라고 했기 때문에 저의 화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참고로 이 사건을 말했을 때 저를 다독여 주기는 했으나...아버지를 대상으로 화내거나 크게 동요하지않았으며.
시아버지 지인이름을 대며 그아저씨가 보낸것 같다며 그 아저씨를 탓했고,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고온 후에는
술마시고 실수하셨다. 어깨가 축쳐져서 안쓰럽다. 제가 시누이와 시어머니에게도 야동 파일을 다시 전달 해줬기때문에 다들 알고 있는 상황이라...
자기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우리엄마몸도약한데, 이러다가 어머니 쓰러지실 수도 있겠다.' 였다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이 껄끄러운 이야기를 전혀 하지않습니다.
깨달음을 주기위해 본가에 발을 끊겠다고 말했으나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한적 없습니다.
이것이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상황에서.
저와 영화보는 것이 시간낭비라는 투의 말을 듣고.
그에 반해
토요일 일요일 황금같은 주말을 동생을위해 대리구매해주느라 쓰는걸 보고.
이마저도 돌아오는 시간을 알려주지도, 연락이 닿지 않는채로
하염없이 바보처럼 기다리게 만든 남편에게 너무나 화가납니다.
남편은 저나 아기보다는 본래 자기가족을 더 많이 사랑하는 것같습니다.
아니면
그 자리에서 늘 거기 있으니까 소중한 것을 모르는 것같기도합니다.
이 외에는 술담배나, (제가 모르는 것일수도 있지만)여자 문제도 없고,(고소득자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큰 문제는 없습니다.
신랑을..신랑이 더 사랑하는 가족에게 영원히 보내주고싶은데
너무 극단적인가요?
원래 다들 이렇게 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