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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먹는 남자 3
게시물ID : panic_868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먀먀먀
추천 : 12
조회수 : 122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3/21 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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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제가 깨달은 비밀을 말하기 전에 한가지, 혹시 인공 재료로 만들어낸 맛과 자연에서 얻을수 있는 맛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세요?

"치즈맛 과자"와 "치즈"의 차이점 말입니다.

네,네,제가 설명하려는 바를 바로 이해하신것 같네요. 영리하기도 하셔라.

아무리 공학이 발달하고 기술이 좋아져도, 인공물질이 자연 그 상태에서 얻을수 있는것들에 따라갈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가령,글에 대한 비유를 들어보자면, 아무리 소설속의 귀신이 섬뜩하고 무서워도 현실에서 무당들이 겪는 신병 만하지 못할겁니다. 

아무리 소설속의 살인마가 무섭고 차가워도, 현실에서 다가오는 사건들이 주는 그 공포감만큼 냉혹한 맛을 주지는 못할거에요.

제가 주목한 점은 바로 그겁니다.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아무리 잘 쓴 소설이라도, 아무리 냉혹하고 아무리 감동적인 글이라도 현실에서 일어난 일들을 토대로 한것 만큼의 맛이 우러나지는 않습니다.

뭐, 간접 경험과 직접 경험의 차이라고 말씀드리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그 이후로 저는 소설과 괴담에서 완전히 등을 돌려버렸습니다. 그 후로 각종 음지속 사이트들을 찾아다니며 환상적이면서도 어두운 맛을 음미할수 있었습니다.

12년동안 죽은남편과 같이 살아온 아내의 이야기, 광대로 분장하여 아이들을 끌어모아 죽인 "살인 광대"의 이야기, 참혹하고 참혹한 현실속에서 우러나오는 그 진한 맛들...

모든 이야기들이 참으로 훌룡했습니다. 괴담이나 소설들과는 아예 차원을 달리하는, 최상의 맛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아...정말정말, 이 말이 부족할 정도의 그 강도높은 맛을 어디서 다시 찾을수 있을까!

지금도 계속 침이 흐르는군요.

...하지만 아주아주 유명한 이야기들이 아니면 그런 소재와 글들을 찾기가 너무 힘듭니다. 벌써 찾을수 있는 소재들은 다 찾아본지 오래죠.

스너프 사이트,딥웹 과 같은 극지방의 호수 속에서 물고기들을 낚아왔었지만, 최근에는 그 물고기들도 점점 사라져 가는게 너무나도 슬픕니다. 

이미 뇌가 다 멈춰버려서 인식을 못하는걸까요? 더 이상 소설과 같은 글속에서는, 아무런 맛도, 단 한줌의 향도 느껴지지 않고 있습니다.

강렬한 이야기를 찾지 못한다면, 저는 그리스 신화속의 "신의 참나무를 베어버린 죄로 자신을 먹어버린 남자"가 되어버리고 말겁니다...

그나마 이렇게 저의 옆에 앉아서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당신이 참 고마울 따름이죠. 

뭐, 제 이야기는 아마 여기서 끝입니다. 새로운 이야기들을 찾아 나서야 하니 이만 돌아가주시지 않으렵니까?

...무슨책 보고 계십니까?

아아... 궁중 요리책이군요. 제가 처음으로 환상향을 경험할수 있게해준 아주 고마운 책입니다. 도대체 무슨 마술을 부리면 그런 요리들을 만들수가...

...
...
...

...요리?

...요리사...?

...만들어... 직접...

이야기들을...



어디 가시는겁니까?




아니...거기 잠깐만 서보세요. 도망가지 마시고,



아, 칼? 무슨 소리 하시는겁니까?


잠시 머리가 어지러웠을 뿐입니다. 그 문 열지 마세요.

... 
...

드디어 제가 할 일을 찾은 모양입니다.



-END- 









후기: 처음 써보는 공포소설입니다. 조만간 세 단락으로 나누어진 이야기들을 합쳐서 보기 쉽게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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