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살 안찌는 체질이야. 너네 집에서 니 정도 몸매 유지하는 건 정말 대단해"
라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쭉쭉빵빵 몸매는 아닙니다.
국민학교 3학년때부터 이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30대 중반인 현재, 관리가 필요한 비만 바로 직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손이 바빠야, 식구들 입이 즐겁다" 라고 하시는 우리집 배여사, 엄마 덕분에 이 몸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먹고 싶은 거 한번 맛 보여드리면, 왠만한 건 다 집에서 해주십니다.
집밖 음식은 청결하지 못할거라 하시며, 재료만 사다달라고 고집을 피우십니다.
그렇다고 아예 외식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9명 대가족 식비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기에 가급적 집에서 해먹습니다.
엄마가 요리를 하실 때마다 사진으로 남기고, SNS에서 올리곤 했는데...
요리게시판에 어떤 분이 엄마 요리를 올리셨던 게 있어서 저도 올려봅니다^^
(사진 화질이 많이 깨지네요 ㅜㅜ)
1. 토종닭으로 만든 닭볶음탕입니다! 일반 닭으로 만들었을 때보다 더 맛있습니다.
김치 한 포기를 닭 밑에 깔았는데, 쭉~쭉~ 찢어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크리스마스임에도 집에서 멍 때리는 노총각 아들, 노처녀 딸을 위한 엄마의 선물이었습니다 ㅜㅜ)
2. 지인들이 가장 놀라는 순대국!
육수를 내는 뼈를 비롯해 오소리감투,곱창,염통 등 직접 집에서 삶고 씻고 하십니다.
(참고로 저희 집에는 아래 뚝배기가 인원수대로 크기별로 있습니다 ㅋㅋㅋ)
3. 선짓국. 이 사진은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얼큰한 해장국으로 일품인 우거지선짓국입니다.
가끔, 단골 정육점에서 소 들어온 날 공짜로 주십니다. 그럼 한 솥 끓여서 냄비에 덜어 갖다드리곤 하지요.
4. 삼계탕. 이 솥은 지름 30cm 가 넘는 것입니다. 삼계탕용 영계가 5마리 들어가 있습니다.
1인 1닭은 치킨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우리집이지요. 뽀글뽀글 끓을 때 찍었어야 하는데, 한발 늦었습니다.
5. 청국장! 20대 시절 8시간의 대수술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한달 간의 금식 기간 동안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이 바로 엄마표 청국장이었습니다.
직접 메주를 쓰고, 집에서 띄운 청국장입니다. 꼭! 뚝배기에 끓여야 하며, 깍두기 혹은 알타리김치와 두부를 넣어서 보글 보글 넘치도록
끓여줘야 진정한 집 청국장입니다.
6. 떡을 좋아하는 조카를 위한 엄마의 수수부꾸미. 엄마가 만드실 때 한 번 도우미를 자처한적이 있었는데...
엄마는 쉽다고 하시지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맛은 끝내줍니다.
7. 이건 요리는 아니지만, 김장은 더더욱 아닙니다.
김치냉장고 통을 비웠다, 라고 하시며 배추를 사오십니다. 항상 냉장고가 가득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십니다.
(참고로 저희 집에는 냉장고가 4대입니다. 일반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 200L 2대)
8. 이건 봄이 되면 시골에서 캐오시는 냉이. 지인들이 또 놀랬던 사진이기도 한데요.
이 사진 속 냉이는 여러 집이 나누는 게 아닙니다. 오로지 저희 집에서 봄 동안 먹을 양. 어마어마 합니다.
종가는 아니지만, 명절 외에 4번의 제사를 모시는 맏며느리이시기 때문에 시골음식을 잘 하십니다.
이렇게 다시 글로 모아놓고 보니, 엄마의 사랑이 또 한번 느껴지네요.
엄마의 따뜻한 밥 한그릇을 먹을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