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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집사가 아니라 저희집 고양이가 제 집사 같아요.
게시물ID : animal_1547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냐릉한오후
추천 : 16
조회수 : 1128회
댓글수 : 66개
등록시간 : 2016/03/16 13: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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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제가 집사가 아니라 저희집 고양이가 제 집사 같아요. 

제가 집에 가면 현관까지 마중나오고요. (여기까진 평범) 
제가 저녁을 만들라치면 부엌에서 뭐 도와줄 일이 없나 저를 그림자처럼 뒤따르고요. (여기까지도 뭐 ㅋㅋ) 
페인트칠 및 집안 청소를 할 때도 그림자처럼 뒤에 따라 붙습니다. 결코 방해는 안하고요. 
그리고 제가 식사하는 동안에는 절대 쳐다보지도 않고(삼겹살 같은 걸 구워도 안 쳐다봐요)
거실의 본인 방(?)에서 얌전히 기다립니다.  

왜 고급 호텔 스윗룸에는 집사(버틀러) 방이 따로 있잖아요. 
저희집 고양이가 상자를 하도 좋아해서 거실에 상자로 쉴 공간을 만들어줬는데 
거기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밥 다 먹을 때까지. 
제가 방에서 게임하거나 TV에 깊이 열중한다싶어도 알아서 그 상자로 어느샌가 사라져있어요. 
절대 저를 귀찮게 하는 법이 없어요. 가끔 제가 좀 쓸쓸할 정도로요. 물론 부르면 오기는 합니다. 

제가 잘 때도 그 집사의 방(?)에서 대기해요. 
아침에 제 휴대폰 알람이 울릴 때까지. 
그리고 알람이 울리면 제 방 이부자리 밑에 와서 앉아서 졸린 눈으로 대기하고 있어요. 
마치 주인님 일어나셨습니까? 하듯이요. 

알람이 울려도 제가 일어나지 않으면 이불 밖으로 나온 제 손가락을 핥아요. 
그래도 안일어나면 이불이나 베게를 스크래치하는데요. 
엊그제는 베게 옆에 양철캔으로 된 쿠키통을 놔뒀는데 제가 안일어나니 
그걸 앞발로 북치듯이 치고 있더라고요(막 스크래치하듯이 양철캔을 다다다다닷)
덕분에 아침에 시끄러운 양철북 소리 들으며 깼네요. 천재인가 싶더라고요. 

같이 잘 때도 있는데(상자에 짱박혀 있는 걸 제가 강제로 끌고옴) 
제가 잘 때까지 제 머리맡에서 지켜봐요. 물론 졸린 눈으로 막 눈이 감기려고 하는데 
절대 먼저 안자겠다는 눈빛으로 절 지켜보다 먼저 잠드는 걸 대체로 제가 봐요. 넘 귀엽죠ㅋ
같이 잘 때 저희집 고양이가 잠꼬대로 칭얼대면 혹시 악몽꾸나 싶어 제가 깨워주는데요. 
제가 잘 때 제가 칭얼대면 그걸 배워서 저를 깨워주드라고요.  
2번 가위 눌릴 뻔한 걸 그때마다 저희집 고양이가 절 깨워줬어요. 

고양이의 탈을 쓴 집사 맞죠? 

아참, 급료는 특별히 매일 저녁 닭고기 또는 돼지고기, 소고기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비피터?!)


출처 집사를 모시는 고양이 집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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