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하고 등산갔는데 앞서가던 남편이
"여보야... 멧돼지.." 하고 낮게 말하더라구요
식겁해서 바닥에 붙다시피 엉거주춤하고 봤는데
실제로 멧돼지 처음봤는데요.. 진짜 빨라요... 사무실 책상만한 덩치....
체감상으론 저런 비주얼...(약 좀 탔습니다...ㅋㅋ)
분명 제 왼편으론 절벽이었는데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와서 오른쪽 숲으로 돌진하는데
쿠오오오ㅗ오오오ㅗ오오 소리내면서 70도 경사를 올라가버리더라구요
진짜 한 10미터 앞에서 목격했는데
너무 놀라서 패닉올 정도....
오만가지 생각이 다 지나치는데
'절벽에서 뛰어내려서 숨어야하나..'
'낙상해서 골절상이 멧돼지한테 받쳐서 죽는것보단 낫지않을까'
아니나 다를까 남편이 말하길 숲으로 간 멧돼지가 나무 뒤에서
거친숨을 몰아쉬며 시뻘건 눈으로 쳐다보고있다고 하더라구요..
일단은 뒤돌아가자 해서 쫄린 심장 부여잡고 가고있었는데
쩌~쪽에서 검은?옷입은 남성 한분이 내려오시더라구요...
유해진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참바다 유해진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소에 너무 좋아하고 팬인데
멧돼지때문에 정신이없어서
아.. 안녕하세요 유해진씨....
저 뒤에 멧돼지 있어요... ㄷㄷ 위험해요 가시면 안돼요
했더니
"그럼 저도 해서 다같이 한번 내려가보실까요..."
그러면서 한 20분 같이 산행했네요..ㅋㅋㅋㅋㅋㅋ
잘생기심...b
메너도 넘나 좋으심....ㅠㅠ
일부러 큰 소리내면 멧돼지들도 무서워한다며
"후로오로오오라아!!!!! 으라챠아아~~~"
정도의 의미불분명한 의성어를 내주시며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제가 "그 소리때문에 애들 더 심기 건드리는거 아닐까요.."했더니
ㅋㅋㅋㅋㅋ웃으시면서
덕분에 잘 내려왔드랬어요....
첫 등산에 멧돼지 볼 확률하고 도망치는 길에 유해진씨 볼 확률이
하루에 일어날수있는 확률좀 구해주실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게로 갔어야했나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론은 참바다씨 더럽.... the love
실례가 안되면 사진 같이 찍을 수 있을까 여쭤보려고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동네주민분과 헤어지듯 녜녜 살펴가세요 하고 헤어졌는데 ㅜㅜㅜㅜㅜ
넘나 아쉬운것..ㅜㅜㅜㅜ
그 시간대에 그 등산로로 가면 또 유해진씨를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멧돼지도 같이 볼 것 같아서.... 바이바이....... 크흐브ㅡ큽 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