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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전날, 내가 만든 신랑신부한복 입고 찍은 사진 올려봐요
게시물ID : boast_118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젬마♡
추천 : 8
조회수 : 160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0/03 17:21:27




식전 혼인신고를 했으므로 까이지 않는거 맞죠?

저는 절반의 셀프 결혼식을 준비했었는데요.

웨딩드레스 및 소품 일체를 제가 구입하고, 부부 한복도 제가 만들었어요.
웨딩 촬영은 생략하려다가 최소한의 부부 사진이 필요할 일이 생겨서(모바일 청첩장에 사용 등) 1시간 정도 촬영하는 가장 기본 촬영을 했답니다. 

서로 사진 촬영을 즐기지 않는 데다가 셀프 촬영을 할 실력이 없어서 그냥 스튜디오를 선택하였죠.

그래서 사진 자체는 많이 없어서. 제가 만든 한복 사진이 잘 나온 두 장만 올려봅니다.

IMG_0580.JPG



안겉감에 심감까지 모두 본견이예요. 한복을 만들 수 있다 보니 일단 원단에 욕심을 냈구요. 생각했던 예산보다 10여만원 넘게 더 주고 원단을 샀었네요. 둘다...그리 작은 사이즈가 아니라서....ㅠㅠ 색상은 대충 배색을 생각하고 갔고, 한복집 실장님의 조언 들으며 최종 결정했어요. 하지만 동생한테 애기들 한복 색상을 골랐다며 비웃음당한 건 함정....
 
한복 관련 소품도 전부 구매하였는데, 드러나는 것이라곤 신랑의 술띠와 한복 구두 뿐이네요. 내 화려한 머리 장신구.... 이모티콘으로 가리지 않아도 내 화려한 장신구는 보이지 않았어요ㅠㅠ

IMG_0689.JPG

신랑한복은 답호-저고리- 바지/신부한복은 당의조끼-저고리-치마예용.

신랑이 워낙 듬직한 체구라 보통 많이 입는 배자나 조끼를 입히면 분명 일본 강점기 시대의 친일 부잣집 아드님처럼 보일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포 종류를 고집했고, 여기저기서 자료를 주워다가 그냥 끄적끄적 만들었어요. 개인이 따라 만들어보기에 적합한 정확한 자료가 없어 제일 힘들더군요. 

그것도 그거지만, 허리에 술띠가 없으면 저 덩치에 장가 안간 애기도련님처럼 보이는 게 문제...!ㅋㅋㅋ; 

신부는 당의는 입고 싶은데 온전한 당의를 입으면 어깨가 넓어보이므로 조끼형태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조끼를 벗으면 느낌이 달라집니다.

1410692294289.jpeg

이렇게....말기가 보이면서 저고리가 좀 긴 디자인으로 해서 제작했어요. 결혼한복인데 차마 내 듬직한 어깨를 잘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저고리를 짧게 할 수가 없었으니 아예 보통보다는 길게 갔어요. 
16세기 한복처럼 치마와 저고리와의 비율을 허리를 기준으로 4대 6으로 제작하려고도 했지만 제가 이 이야기를 원단 끊을 때 안하였는지 원단이 부족했지요....하하하. 아님 내가 원단 끊어주시는 분이 본 것보다 덩치가 컸던가ㅠㅠㅠㅠ


정말 딱! 한달 걸렸어요. 하는 일 하면서 만들려니 촬영일 전날밤에 완성;; 한달동안 내가 왜 이런 짓을 사서 했을까 그냥 맡길걸 맡길걸... 심지어 이 고생 하면서 결혼을 왜하나까지...

왜 남들이 좋은 일 생기면 남에게 일 맡기는 비용 아끼지 말라고 하는 지 알겠더라구요. 스스로 하면 너무 스트레스 쌓임^^ 제 주변에서 결혼하겠다고 하면 전 꼭 돈 쓰라고 할겁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흠, 사실 결혼식 전날 이런 게시글 올리게 될줄은...저도 몰랐는데....ㅋㅋ; 수능 전날과 같은 느낌이더군요.

 이게 끝나면 내 인생이 확 바뀌는구나. 빨리 끝났음 좋겠다. 이제 이 일로 잔소리 들을 일은 없겠지. 등등... 실제로 수능 때 가장 걱정했던 것은 장 트러블과 알레르기 비염의 등장이었는데 일어나지 않았고 나름 수능을 잘 치뤘기 때문에,수능 전날처럼 오늘도 저녁은 굶고 따뜻하게 잠자려고 합니다.

막상 신부는 떨리지 않는데-실감이 안나서?- 신랑은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있다는 것이 참 웃겨요.

그럼 이만 물러갑니다.  

오늘은 일찍 잘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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