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후반부에 박해영이, 자기가 무선을 괜히 해서 이재한이 죽게됐다고 자책하는 씬이 나왔죠. 그러게요. 현재 박해영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겠죠. 그런데 그동안 쭉 봐온 이재한 형사라면, 원래도 그랬을 것 같아요.
박해영이 그동안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했던 것에 더 독려된 건 있겠지만, 사람의 기본적인 성품이 어디 갈 리가 없지요. 특히 어제 11시 23분이 이재한이 죽은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되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무선이 시작된 게 이재한이 죽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간절한 신호를 먼저 보낸 것은 이재한이고 또다른 간절했던 박해영에게 그 신호가 닿은 것은 아닐까해서요.
아무튼 무선이 있었든 없었든 김범주가 저지른 짓들을 밝히기 위해 애쓰다 죽었겠죠. 무선으로 박해영과 친밀해진 것 때문에 선우의 죽음이 눈에 더 밟히긴 했겠지만 그래도, 늘 약자에 서오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어쩌면 요즘 같은 시대에 정말 판타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올곧은 이재한이 가만히 있었을 것 같지 않아요.
그렇게 몇 번의 루프를 통해서 조금씩 미래를 바꾸어서 최종적으로는 이재한도 박해영도 살아나는 (최소 이재한은 살아나는) 미래까지는 도달해야 이 루프가 끝날 것 같아요. 그래야 무전기가 박해영 손까지 안 가니까. 아마 이재한이 살아나면 미래가 바뀌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박해영도 살 것 같아요. 다만 그렇게 생각하면... 무전이 끝날 때까지 이재한 뿐만 아니라 박해영까지 죽는 현실을 여러 번 겪어야 하는 차수현도 너무 불쌍할 듯ㅜㅜ
제발 셋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ㅜㅜ 오늘 보여줄 마지막화가 저 루프의 중간과정이 아니라 끝나는 부분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