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시간이 지났습니다. 2년이란 시간은, 저에게는 더더욱 길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2년이 지나가는 지금 아무것도 밝혀진게 없고, 오직 변한것이라곤 사람들의 시선이 더욱 멀어졌다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국회 앞에서 삭발을 하시고 필리버스터를 하시는 아버지들을 보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2년이 지나는 기간동안 재능기부로 영화제작에 참여하고 기부해주신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업사이드 다운>을 완성하였습니다. 자발적으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영화를 같이 만들겠다고 모인 팀원들과, 제작에 도움이 되라며 기부해주신 (지금까지) 300여명의 기부자들에의해 <업사이드 다운>은 개봉까지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보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갖고자합니다.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세요.
또한 영화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소개 링크를 걸어봅니다.
끝까지 함께해주세요...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이것은 정말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지 않은가"
2015년 영화 관람평
CINE21, 김소희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1년여가 훌쩍 지났다. 그러나 속 시원히 밝혀지거나 해결된 것은 없다.
심지어 세월호에 대한 적절한 애도의 단계조차 거치지 못했다. <업사이드 다운>이 관객에게 제안하는 것은 애도도, 추모도 아니다. 한껏 슬퍼한 뒤 추모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영화는 바라지 않는다.
관객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친구를 잃고 살아남은 학생들의 슬픔을 내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사실을 우선 인정해야 한다. 애도의 이미지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해질 때 그것은 일종의 감정적 해소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그러나 감정적 해소는 우리의 몫이 아니다.
영화는 주요 인터뷰 대상을 네 명의 아버지로 한정한다. 여기에는 어떤 제안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적어도 세월호 사건에 대해 희생자들의 아버지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말이다. 어머니나 친구 대신 아버지를 내세운 것이 결코 아버지의 슬픔이 덜하기 때문은 아니다. 여기에서 아버지는 슬픈 정도나 성별을 넘어선 어떤 상태다. 이는 영화가 특히 언론에 대한 비판을 시도한다는 점과 관련된다.
언론이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고, 사람들의 눈물을 보도하는 동안 마땅히 처리해야 할 일을 방관하고 숨겨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 영화 내내 도사리고 있다. 그러므로 모성이나 또래 친구 집단으로 표상된 감적적인 슬픔이나 애도의 단계와 영화는 거리를 두려고 한다.
감정으로 감정에 호소하는 대신, 이성으로 이성에 호소한다. 이것은 정말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지 않은가 하고. ‘자본의 논리가 아닌 인간의 논리에 따른 적절한 보상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촉구하는 하나의 성명서다.
전북독립영화제 관객심사단, 김지섭
이 참사는 어째서 더욱 거대해지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업사이드다운>에는 아버지들의 목소리와 아버지들이 아닌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두 번째 목소리들의 몫은 참사의 구조를 증명하는 거지요. 언론과 정부와 정치의 잘못에 대하여. 그렇다면 아버지들의 목소리는, 단지 추억에 불과할까요. 추억이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저는 아직 완료되지 못한 그들의 분노와 우울을 느꼈습니다.
‘정치’라는 말에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합하는 행위’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해관계는 이득과 손해로 말해지는 관계입니다. 남겨진 가족과 사라진 아이들 사이에는 어떤 이해관계가 있었을까요. 이해관계로 맺어지는 게 가족이 아닌 이상 그들의 행동이 정치적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다수의 일반인들이 슬픔의 공동체 안에서 빠져나온 와중에도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계속 살아야 합니다. 계속 살아야 하지만, 아이들과 그들에게 우리는 보여주어야 합니다. 아마 그들의 슬픔이 완료되는 건 용서의 문제가 아니라 확인의 문제일 겁니다. <업사이드다운>이 그 시선을 과거에 두는 게 아니라 미래에 두고 있는 것도, 무언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4.16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영화에 등장하는 네 분의 아빠들의 이야기가 사실 내 이야기이고 우리의 이야기이다. 영화를 본 후 혹시 내가 지금 나태해지고 마음 한 켠에 무언가를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새로운 마음을 다짐하게 되는 시간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