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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차이가 너무도 확연한 부모님을 이해하고자 근대사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게시물ID : sisa_6816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건조주의보
추천 : 3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3/08 22:53:24
저는 지금 30대인 한가정의 가장입니다.

흔히 그렇듯 부모님의 완고한 박씨가문의 찬양과 한결같은 빨갱이 척결사상.

그리고 결코 깨지지 않는 세대간의 높은 벽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것은 부모님 세대의 전반적인 특징이기에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자라오셨나 궁금한 마음에

부모님세대가 살아온 근대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지다 문득 흥미로운 생각을 하게되어 글을 남깁니다.

저의 부모님은 50년중반대생 이십니다.

그렇기에 거기에 맞춰 50, 60년대생들의 유아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의 정치, 사회적인 변화에 대해서 훑어보게 되었습니다.

아실분은 아시겠지만 1950년~1953년까지 6.25전쟁으로 인해 연대초부터 전쟁의 격랑과 시련에 휩싸여 있었죠.

정치적으로는 이승만의 견고한 집권체제가 굳혀져 있으며 정치적 부정도 잦았던 시절입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1955년부터 1960년까지 이른바 386세대라는 한국최대의 베이비붐세대가 태어나게 됩니다.

그렇죠, 저의 부모님이 태어나신 세대입니다.  

이때 대한민국의 주력 성인세대는 구한말과 경술국치를 겪었던 1900~1930년대 생들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시점의 새로운 세대를 이분들은 무척 반기고 기대도 크셨겠죠.

1960년 3.15부정선거와 4.19 혁명이 있었습니다.

제2공화국과 장면내각하에 잠시 민주화 물결이 일어났지만 혼란속에 1년만인 1961년 5.16쿠테타로 인해 박정희 집권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네, 전쟁폐허속에서 태어난 저의 부모님은 박정희정권당시 꼬꼬마 6살시절.  슬슬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실 무렵엔 이미 독재정권이 뿌리박힌 사회에서

교육을 받으셨던 상황이셨습니다.

동시에 이 시절은 경제적인 변화가 가장 눈부셨던 한강의 기적이 있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가장 힘든부분의 단초는 일제부터 6.25전쟁까지 겪은 레알 헬게이트를 뚫고나오신 살아있는 전설의 세대, 1900~1930년대생들께서 닦으셨겠죠.

1970년대에 들어서며 현재의 남북한 관계가 완전히 굳어집니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등의 사건들로 인해 남북한의 갈등이 점점 격화되며 반공사상이 떠오르던 시대이기도 하죠.

또한, 이때부터 1940~1950년대가 사회의 주류에 편입하게 되는데 이분들의 조국은 대한민국이지 과거의 조선이나 식민지 한반도가 아니었지요.

당시 경제는 경공업 위주에서 중공업 육성으로 넘어갔으며 1910~1950년초반생들에 의해 이 경제개발이 태동되게 됩니다.

당시의 기성세대인 1900~1930년대생들은 식민지시대의 경험으로 현대와 같은 이기주의를 격렬히 반대하셨고 

이에 깨어있는 기업인도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격동의 시대였죠.

이 변화의 혜택을 가장많이 받은것은 저의 부모님 세대였습니다.  넘쳐나는 일자리, 극적인 경제성장, 공공의 적인 북한의 존재.

그야말로 리즈시절의 시작을 알리는 시대였습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며 정치적으로는 1897년 6월항쟁과 6.29선언까지는 5.17쿠테타로 유혈집권한 제5공화국 군사정권의 시대였으며, 

석유파동의 후유증을 극뵥하며 경제적으로는 중산층의 비율이 전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의 성장을 보이며 그야말로 리즈시절이 시작됩니다.

88올림픽도 성공리에 개최되어 세계적 위상을 떨치던 해이기도 합니다.

제가 태어난 시대이기도 하네요.

1990년대에 들어서며 저는 소년기에 접어들고 역전의 1900~1930년대생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안정된 민주주의와 경제적 풍요, 정보기술의 발전, 북한과의 격차가 현저히 커짐에 따른 안보적 안정속에서 우리의 삶이 획기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예능, 아이돌, 한류, IT, 핵가족, 휴대폰, 왕따, 엽기등등 대폭적인 문화적 변동이 오며 당시 소년기를 보내던 80~90년대생은 

전 세대로썬 이해하기 힘든 모습으로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적으론 그럴지 몰라도 경제적, 사회적인 부분은 슬슬 문제점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외노자 수입으로 싼 임금의 유혹으로 기업인간의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며 

비정규직법통과로 인해 IMF위기가 가속되어 비정규직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교육적으로도 뭐 아시겠지만 대학만능 풍토가 이때부터 생겨나게 됩니다.

네, 현재 젊은세대의 헬게이트는 90년대에 많은부분이 완성되어 있었던 셈이죠.  이때 저희 부모님은 40대 초반이셨네요.

그리고 명퇴 당하시며 아버지는 재기하지 못하셨고 어머니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저희 가족이 살고 있었죠.

뭐 이후의 일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근대사를 대충 되짚어 보니 

1. 소년기 독재정권의 교육
2. 청년기 독재정권하의 경제적인 풍요, 그리고 그에 일조했던 자부심
3. 젊었을적 전쟁은 겪어보지 않았지만 전쟁의 위기로 인한 공포와 그에 따른 안보의식 강화
4. 문화적인 변화로 가치관이 다른 자식세대
5. 장년의 초입에서 여태까지 누리던 경제적인 여유를 통째로 잃으며 과거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 발생
6. 전쟁의 폐허를 맛본 자부심

이렇게 요약이 되더군요.

이해가 되었습니다.

현실이 시궁창일수록 과거의 찬란했던 시절은 아름다워 보일수 밖에 없잖습니까.

거기다가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많으시죠.

누가 뭐라 할수 있겠습니까.

그저, 기묘할 정도로 맞아떨어졌던 사회적인 산물이랄수 밖에요.

그래도 한번 다른방법으로 설득해 보려 합니다.

두서없지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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