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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뒤 일진이 찾아왔다.
게시물ID : gomin_11849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hrZ
추천 : 12
조회수 : 577회
댓글수 : 80개
등록시간 : 2014/08/23 16:03:21
익명으로 글을 남기기 위해 고민 게시판에 씁니다. 미리 죄송합니다.
 
10년전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을때 그때는 일진이란 용어가 있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냥 노는애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오른쪽 다리 관절 이상으로 중학교 때부터 4년을 절뚝거리면서 학교를 다녔고..
 
당연한듯이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며 따돌림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결국은 고등학교 2학년때  전학을 가야 했고요...
 
뭐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그 안에 있었던 괴롭힘은 더이상 말하기 싫기도
 
그리고 기억하기 싫기도 하여 넘어가기로 하고..
 
10년이 지난 작년 여름이었습니다. 병을 치료하고 늦은 대학졸업후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때 저희 집으로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철수(가명)냐?
 
그런데 누구세요?
 
-집에 있는거 맞지?
 
 
다짜고짜 그렇게 묻고는 전화기를 끊더군요 살짝 당황해서 있었는데
 
10분뒤에 집안 초인종이 울리고 기억하기 싫었던 얼굴이 문앞에 서 있더라고요
 
조금 인상이 변하긴 했지만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었던 그 얼굴
 
예 저를 괴롭히던 일진 모임 사이에서 온갖 나쁜 짓을 해왔던 놈이..있었습니다.
 
집은 어떻게 알았으며 전화번호는 어찌 알았는지 온갖 생각이 드는 찰라
 
그 놈이 갑자기 쿵소리가 나도록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큰소리로
 
"철수(가명)야 정말 미안하다!!"  라고 소리 쳤습니다.
 
뭘.. 어떻게 반응 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내가 진짜 어렸고 병신 같아서 너하고 다른 친구들한테 몹쓸짓을 했다
 
진짜 미안하고 잘못했다."
 
그렇게 말하면서 엉엉 울더군요
 
일단 억지로 일으켜 세우고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어렵게
 
대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놈이 대학때까지 일진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온갖 나쁜짓을 하다 결국
 
감옥을 갔다 오게 되었고 부모님의 모습과 감옥에서의 생활로 아주 운이 좋게
 
정신을 차리게 되어서 공부를 하게되고 결국 대학도 다시 들어가면서
 
저와 같은 시기에 취업준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에 했던 일들이 계속 떠올라서 혹시라도 일을 하게 되면서
 
자신의 과거를 아는 친구들이나 후배들을 만나게 될까하는 마음에 졸업장의
 
연락처들을 이용해서 한명한명씩 찾아가면서 사과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게 거의 반년을 가까이 수소문하면서 찾아 다녔고  외국이나 군대에 있는 애들에게는
 
편지와 전화를 통해서 사과를 했다고.
 
저의 경우는 도중에 전학을 가는 바람에 친구들에게  물어물어 와서 늦었다고..
 
 
 
손까지 떨어가며 눈물을 닦으면서 말하는 모습에 솔직히 용서를 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친구들중에 그때의 저의 모습을 가장 정확하게 기억해주고 있었고요..
 
가장 마음에 걸리던게 저였다고....
 
 
올해 그놈이 취직에 성공을 했고 자연스럽게 그놈을 중심으로 동창회를 꾸리게 되었고요..
 
아직도 연락 안되는 몇몇을 찾아 다니고 있긴 하지만..
 
 
 
 
원래 이런 이야기를 어디다가 말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작년쯤인가 올해초인가에도 일진에 대한 말들이 있었고.. 계속해서 말들이 나오면서
 
한번쯤 글을 쓸까 말까 생각하다 결국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방송에서 예전에 자신들의 못된 행동에 대해서 미안했다.... 라고 말하는 모습에
 
이 친구 놈을 보면서 정말 저게 사죄 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무책임한 모습으로 보여지더군요...
 
마음 속으로 여러가지 말들이 떠올르기는 하지만 정리는 못하겠네요
 
그들은 정말 미안한 마음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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