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성분이 생명의 전화를 잡고 통화를 하고 있길래 무심코 지나치다가 뜨금 했습니다.
아 지금 이거 큰일이 생기기 직전인데 방관 하고 있는거 아닌가? 하고요...
생명의 전화는 보통 힘든일이 있는 사람이 하는거잖아요... 아마도.. 정...답이 안나올땐 무언가 결심을 하고 올라온 사람일 수도 있구요...
기우였길 바라지만..
그래서 발길을 돌려 멀찍이서 지켜보다 안가고 계속 수화기를 잡고 있길래 문자로 119에 이러이러한 상황이 있다고 보낸다음
제가 체구가 작아서 근처에서 대기하던 친구도 불렀습니다.
소방대원분들이 오기전까지 괜히 신경 안쓰는척 담배나 피고 있다가 무언가 행동을 하면 달려가서 말려야 할 것 같아서요..
정말 문자 보낸지 5분만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신고를 보내지 않은 경찰 분들도 오셨군요...
대한민국 소방관 및 소방대원 분들 사랑합니다 ... 그깟 문자하나로 그렇게 부리나케 달려오셔서...
10분정도 그 여성분이랑 대화를 하는거 같았습니다..
멀찍이 지켜보다가 상황이 마무리 된거 같아서 내려오는데... 참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정말 결심을 하고 온걸까?"
"그러면 나같은 놈도 산다고 발버둥 치는데 왜 그 여성분은 왜 그런 결심을 한걸까?"
"생명의전화기 너머에 어떤 담당자와 얘기를 하고 있었을텐데.. 왜 아무도 그 여성분을 구하러 오지 않았을까.."
"아니면 그냥 얘기를 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내가 괜한 짓을 한걸까?"
"만약 별일 아닌데 내가 괜히 신고한거면 어떡하지?"
제 판단을 믿지만... 그 것마저도 의심해야 하는 불신의 사회에 혀가 쓰더군요...
8년동안 마포대교와 원효대교를 건너다니다가
그 전화기가 생긴다음 처음으로 그게 쓰이는 광경을 목격하는데... 솔직히...피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노무 착한놈 코스프레때문에...
혹시나 결심하고 가시는 분.. 한강은 뷰가 좋아요.. 저도 그래서 가거든요...
봄가을에는 6시~7시반사이에 매직아워가 열리는데 보고있으면 속이 확 트여요..
그거보고 다 털어버리고 내려와요....
전 그냥 그 생명의전화기가 아무짝에 쓸모없는 물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