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월 아이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는 23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고 저는 곧 둘째 임신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사실 육아휴직 기간만큼은 제가 데리고 있고 싶었는데 낮잠자기를 싫어하는 아들과 하루종일 둘이서 씨름하기가 힘들어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심해지던 차에 제가 좀 편해져 보려고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집에 있으면서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미안했지만 아이는 어린이집에 적응하고 지금은 즐겁게 잘 다니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 덕분에 입덧과 천식으로 힘들었던 저는 집에서 편하게 쉴 수가 있었지요.
이제 곧 새학기가 시작되는데 아이 담임선생님께서 올해는 그 어린이집에 근무하지 않으신다고 하네요. 어린 저희아이 귀엽게 봐주시고 많이 안아주셔서 정말 고마웠는데 올해는 담임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어린이집 가서 뵈면 반갑게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어쩜 이렇게 아쉬울까요.. 아동학대니 뭐니 말이 많다지만 아이의 첫 선생님을 잊기 어려울 것 같아요.
아이들끼리 놀다가 조그만 손톱자국 하나만 나도 집에서 걱정할까봐 전화주시던 선생님.. 하루는 아이가 손가락에 밴드를 두개나 붙이고 왔는데 원아수첩에도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서 애들끼리 놀다가 다쳤는지 조심스럽게 여쭤봤었는데 저희 아이가 옛날에 이미 있었던 거의 다 나아가던 상처를 가리키며 '아야, 아야'했다는 거예요. 집에서도 관심 끌려고 그런적이 있어 상처가 있던 곳에 호~해주고 뽀뽀해주고 웃고 넘겼었는데 선생님은 아이에게 밴드 붙이고 싶냐고 물어보시곤 그렇다고 하니까 하나씩 붙여주셨다고 합니다. 사소한 일일지 모르지만 정말 감동했었어요.
여쭤볼 일이 있어 전화통화 할 때마다 요즘 아이가 어떤지 묻지 않아도 먼저 자세하게 얘기해주시던 선생님덕분에 통화가 길어지곤 했었고요.
어린이집 보육교사당 원아수를 줄이기는 커녕 늘린다는데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입장으로서 안타깝고 화가 나네요..
좋은 선생님들이 좋은 근무환경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으며 일하실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