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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본 진실과 진심, 잊지 말아주십시오.
게시물ID : sisa_6749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티팟티
추천 : 1
조회수 : 1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3/01 02:27:05
저는 '선한 사람'에게 기대하게 되는 숨막히는 순결주의가 무섭습니다. 완벽하고 절대적인 희생이 아니면 용납하지 못하는 결벽증이 두렵습니다. '지금 당장 모든 걸' 바라는 재촉에 숨이 막힙니다.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이 있었습니다. 
그 통과를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있었습니다. 
필리버스터라는 통로로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은 변하지 않았고 
여당과 국정원과 언론의 여론왜곡은 변하지 않았고 
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생각도 (아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직 국민이 그 변화를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필리버스터를 10일까지 계속했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보았을 수도 있습니다. 더 많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더 변화했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아마 그래도 충분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사람이 변화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니까요. 

강제로 전 국민을 앉혀두고 필리버스터를 듣게 할 수 있다면, 이해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그건 이미 민주주의가 아니지요. 

민주주의는 느리고 느리고 너무나 느리게 발전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이해시켜야 하거든요. 그래서 지치고 힘들고 피곤합니다. 답답하죠. 이렇게 간단한데, 쉬운데, 난 알겠는데 왜 넌 모르겠니?

국회의원들은 우리를 대표하고
지금 그들의 할 일은 너무도 간단해 보입니다.
계속 말해라! 말하면 통할 것이다! 될 때까지 해라!

 ...하면 될까요?
'주류'언론에서는 언급도 미미한데도 매일매일 시청률이 오르고 차차 국민 대부분이 관심을 가지고 국정원의 변화를 촉구하고 오천만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더 나은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내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날까요? 그렇게 간단할까요?

안되면요?
하다 죽으면요. 하다 쓰러지고 잊혀지면요?

그게 더 멋지고 아름다울 겁니다 - 그들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요. 

그러나... 어디까지나 목표는 '더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것'이고, 오랜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희생해서는 안 될 것들이 많습니다.

짧고 화려하게 타오르는 불꽃을 폄하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오랜 시간 천천히 온기를 주는 숯덩이를 비웃지 말아주십시오.

태풍에 부러지는 나무도, 휘청이며 버티는 갈대도 강합니다.
갈대는 살고, 삶이 곧 희망입니다.
갈대가 되어 주십시오.

홍익표 의원의 마무리발언 인용하겠습니다.

"
국민 여러분 절대 실망하지 마십시오  
절대 좌절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끝까지 똑똑하게 정치권을 지켜봐주십시오.

필리버스터, 무제한 토론을 통해  우리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소통 할 수 있는 시민이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국민이 있기에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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